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4개월 전 ‘북한이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하는 등 미국이 불안과 공포에 떨 수밖에 없는 충격적인 실제행동으로 닥치고 넘어갈 것’이라고 미국을 압박했다. 이는 단순한 압박용이 아닌 듯하다.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음을 미국에 경고한 것이다.
지난 호에 언급한 정체불명의 정찰기들이 한.미군의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남한주둔 미군 주요 군사기지들 상공을 자기네 영공이나 되는 듯 여러 차례 자유롭게 비행한 사실도 전쟁 준비 아니고는 설명이 안 되는 경우다.
그렇다고 북미 간 전쟁 가능성은 한.미.일 어느 언론에도 공개된 바 없다. 다만 4월 24일 정경두 국방장관이 뜬금없이 “준 전시상황”을 언급, 앞으로 심상치 않은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4월 17일 ‘괌 주둔 전략폭격기 B-52H 5대가 미 본토로 영구 철수하면서 2030년 퇴역 예정인 전략폭격기 B-1B 4대를 새로 투입했음은 중국군의 대만 침공을 위한 심상치 않은 대규모 상륙 훈련 때문이었을까?
오는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 기념식 퍼레이드 공개를 목표로 신포잠수함공장에서 건조 중인 5000톤급 핵전략잠수함의 실전배치가 중국군의 대만 침공과 동시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미사일방어(MD) 전문가인 시어도어 포스톨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2015년 10월 15일, 워싱턴의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주최 강연에서 "북한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보다 더 위협적인 무기"라고 강조한 걸 보면,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바로 북한의 SLBM임을 알 수 있다.
북한 사이버전 능력은 이미 미국도 여러 차례 해킹당해 국제적으로 유명한 수준임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작년 8월~9월 한.미군 1,2,3급 군사기밀 1500만 쪽의 방대한 해킹된 기밀문서 중에는 '김정은 참수작전'(작전계획 5015), 전면전 작계 5027, 한미연합사령관 및 한국 육군참모총장에 올리는 보고서 등 각종 군사기밀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한.미 모두 계속 해킹을 당하면서도 한.미군 측은 북한에의 사이버 침투가 불가능하다는 어처구니없는 사실이다. 일방적으로 계속 당할 수밖에 없는 한.미 사이버 부대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세계의 전쟁사를 보면 정보전에서 우월한 나라치고 패전한 경우가 없음은 상식이다.
2020년은 ‘대만 수복의 해’… 미국은 중국을 이길 수 있을까
한편 연합뉴스 5월 18일치를 보면 중국군이 오는 8월에 대만 영토 프라타스 군도 점령을 상정한 대규모 상륙훈련에 나설 계획이다.
프라타스 군도는 중국의 두 번째 항모인 산둥(山東)함이 배치된 하이난다오(海南島)와 바시해협의 중간 지점에 있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따라서 대만은 현지 주변 전투준비 태세 강화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미국도 자유항행을 주장하며 함정과 전략폭격기를 파견하는 등 군사활동을 강화, 주변 해역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중국은 2020년을 ‘대만 수복의 해’로 정한데다 지도부 원로들은 코로나19로 미국 해군이 정신을 못 차리는 지금이 바로 대만 수복의 적기라며 대만 침공을 부추기고 있다.
결국 중국은 대미 전쟁까지 불사, 대만을 수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며, 미국은 친미국가인 대만을 지켜 남지나해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속내다.
문제는 미군이 그동안 엄청 성장해 버린 중국군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근무 경력자인 크리스천 브로즈는 미국 국방부가 이미 10년 전부터 중국과의 컴퓨터모의전쟁연습을 진행해왔지만 그 때마다 “완벽하게 미국이 패전”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미국의 큰 고민은, 그간 대미 전쟁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목표로 중국군 대만 침공과 동시에 제2의 한반도 전쟁을 일으킬 경우, ‘동시에 두 적국과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작전 계획처럼, 실제 미군의 능력으로는 군장비 노후 및 미군의 전투 능력 약화로 두 적국과 전쟁은 상상도 못한다는 것이다.
이제 미국이 택할 수밖에 없는 길은 중국의 ‘대만수복’ 허용과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 요구 수용뿐이다. 미국의 아시아패권 포기를 시작으로 세계패권 포기의 날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서고 있다.
* 이 글은 ‘코리아 위클리’ 제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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