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검사스럽다.’라는 말이 유행을 했던 적이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 앞에서 “몇 학번이냐?”를 기개 당당하게 목청 돋구어 질문했던 싸가지 없는 검사들의 행동거지에 대한 조롱(嘲弄) 섞인 비난에서 나온 말이었다.
<이상 KBS 동영상 캡처>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를 거쳐 오면서 ‘검사스럽다.’라는 말은 오히려 ‘검사스러워’ 주기를 바라는 일말의 기대와 함께 “그러면 그렇지 네깟 것들이 뭐...” 하는 포기까지 포함된 형용(形容)하기 혼란스러운 말이 되기도 했었다.
그리고 이제 문재인 정부에서 ‘권력기관 구조개혁안’을 발표하자 검사들 가운데서 '경찰국가' 운운하며 ‘전국 평검사 대회’를 개최하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물론 전국 2천여명의 모든 검사들에게 통용(通用)되는 말은 아니겠지만 또 통용 되어서도 안 되겠지만, 역시 ‘검사스럽다.’(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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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의 색깔은 무엇인가
법관에 대한 뒷조사와 재판 뒷거래 정황을 드러낸 사법부 블랙 리스트 추가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와 관련해 대법관 13명이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며 반박하는 입장문을 냈고 이에 소위 기레기라고 불리는 매체들이 ‘블랙 리스트는 없었다.’라고 보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조사결과를 보니 판사들을 색깔로 분류해 빨간색, 파란색 그리고 검정색으로 등급을 매겨 놓았다고 하던데, 빨간색은 ‘레드’, 파란색은 ‘블루’ 그리고 검정색은 ‘블랙’ 이라고 하는 것과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 이 보다 더 확실한 ‘블랙 리스트’가 어디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블랙 리스트’는 말 그대로 ‘검정색 명단’이니 말이다. ( 내가 글을 쓰면서도 웃어야 할지 무척 고민되는 문장이다. '검정색 명단'이라고 하니 말이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판사 아닌가 말이다.
'민주주의', '삼권분립' 이런 것 다 내 팽겨쳐 버린다 하더라도 판사 아닌가 말이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판사로서의 자존심도 없는가 하는 말이다.
여하튼, 나도 재판을 앞두고 있는데 재판을 시작하기 전에 판사의 등급 색깔부터 물어 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1월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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