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는 뇌출혈로 쓰러져 뇌졸중(중풍)을 앓았으나 분명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도록 거의 완전하게 건강을 회복했다. 허나 800 여 평의 밭을 혼자 가꾸기는 무리라는 생각에 나는 머슴을 자처하고 가끔 시간이 될 때 거들곤 하는 이른바 '머슴프리랜서'다.
오늘은 밭 고랑에 잡초가 나오지 못하도록 검은 매트를 까는 작업을 했다. 밭 두둑은 검은 비닐로 덮어 작물을 심고, 밭 고랑에도 매트를 깔아 지금의 밭은 그린 필드가 아니라 온통 블랙 필드다. 그래도 뚫고 나오는 풀은 신의 뜻이라 할 수 밖에...
작업 후 선배 집 텃밭에 심어 놓은 돌나물, 상추, 산미나리, 명이나물, 당귀, 미나리 등 각 종 야채를 채취해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소스를 뿌려 샐러드를 만들었다. 거기에 참두릅, 개두릅, 오가피순 데친 것까지 완전 초식동물들의 화려한 점심 식단이었다.
샐러드를 먹다 보니 모든 맛은 當歸(당귀)로 귀결된다. 미각은 향이 가장 강한 당귀가 장악하고 그것만을 느끼게 한다.
문득 생각한다.
김학의 특수강간 사건, 장자연 권력형 성폭력 피해사건,
버닝썬 사건 등 세 성폭력 관련 사건이 발생된 시점은 다르나 검찰, 수구언론, 경찰이 관련되어 덮고 미루다 최근 동시에 논란이 되고 마지못해 수사를 하고 있으나 그 과정이 샐러드와 같다.
김학의 사건은 검찰이 깊게 관련되고, 장자연 사건은 보수 언론사 사주가 관련 되었음은 알려진 사실이다. 그 외 다른 권력자들도 관련되어 있다는 얘기가 최근 추가되고 있다. 하지만 버닝썬 사건은 연예인들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이용해 몇 명의 연예인으로 돌아가면서 매일 중계하듯 언론 방송을 塗褙(도배)한다.
대중의 세 사건에 대한 인식은 당귀의 강한 향으로 장악된 미각과 같이 연예인들의 계속되는 검찰 출두 장면으로 장악된다. 그 사이 사건에 관련된 검찰과 수구언론은 시간을 벌어 대책을 세우고, 최소한의 책임으로 사건을 벗으려는 꼼수가 벌어지고 있다면......
샐러드를 만들 때 당귀는 빼는 게 좋겠다. 향이 너무 강해 다른 야채들의 고유한 맛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hwangl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