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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정신세계수행자, IT전문가, 영화감독, 연극배우, 라디오방송기자 등 다양한 인생 여정을 거쳐 현재 뉴욕에서 옐로캡을 운전하고 있다. 뉴욕시내 곳곳을 누비며 뉴요커들의 삶을 지척에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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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내리는데 755달러!

인터넷시대의 언론생존법
글쓴이 : 황길재 날짜 : 2019-12-05 (목) 23:05:01


1020 고자라니.jpg

      

새벽 2시에 직원이 문을 두들겼다. 36번으로 옮기란다. 짐 실어 준다고. 그런데 짐 싣는 속도가 느렸다. 새벽 4시 넘어서야 짐을 다 싣고 서류를 받았다. 200마일 넘는 거리를 8시까지 가야 하는데 말이다.

 

830분까지 갈 수 있다고 보고했다. 실제로 그 시간에 도착했다. GPS가 위치를 제대로 가르쳐줬더라면 더 일찍 왔을 것이다. 근처 아무것도 없는 엉뚱한 곳으로 안내하는 바람에 얼마간 길을 돌아서 왔다.

 

이곳은 6, 8, 10, 1230분 하루 네 차례 접수 시간이 정해져 있다. 1시간 이상 늦지 않으면 괜찮은 모양이다.

 

체크인하고 럼퍼피 액수를 듣는 순간 내 눈과 귀를 의심했다. 직원 아주머니가 종이에 적어준 금액이 755달러다. 럼퍼피를 최고로 많이 낸 게 300달러 정도다. 보통은 100달러에서 200달러 사이다. 오늘도 처음에는 2백몇 달러라고 했다가, 125달러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 액수였다. 내 액수는 755달러란다. 어떤 사람은 몇십 달러다. 왜 나만 이렇게 비싸지? 수표에 돈 넣어달라고 메시지 보냈는데 브라이언도 놀랐는지 한동안 답장이 없었다. 어이없는 금액이라 고객사에 알아보는 중이라 했다. 얼마 뒤 수표에 돈 입금했으니 금액 다시 확인하고 영수증 꼭 챙기라 했다. 특별히 내 짐이 더 많은 것도 아니다. 그냥 한 트레일러다. 짐 잠깐 내리고 755달러라니. 나도 직업을 바꿔야겠다.

 

트레일러 세척하러 가는 사이에 다음 화물이 들어왔다. 이 근처에서 받아서 웨스트 버지니아로 간다. 리퍼를 쓰지 않는 드라이 화물이다.

 

발송처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다. 어떻게 사람 한 명 안 보이냐? 점심 먹으러 간 것 같다. 위치도 외딴곳인데 사람도 없고 시설도 낡아서 어디선가 좀비가 나와도 어울릴 것 같다. 혹시나 해서 전화를 하니 여자가 금방 받는다. 짐 실으러 왔는데 사람이 없다고 하니 점심 먹으러 갔을 것이라며 조금만 기다리란다. 나도 샌드위치 만들었다. 막 먹으려는 순간에 누가 문을 두드렸다. 여자다. 나와 통화했던 사람인지는 분명치 않다. 주문번호를 알려주니 안으로 들어가 서류를 갖고 나왔다. 내가 가져갈 트레일러 번호를 알려주며 금속제 씰도 줬다. 건물 뒤편 야드에 빈 트레일러 내려놓고 가져갈 트레일러를 연결했다. 화물은 옷이었다. 트레일러 뒤편까지 가득 실렸어도 무게는 가벼웠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까지 왔다. 모레까지 배달이지만 하루 미리 배달도 가능하다니 부지런히 가면 내일 오전 중으로 배달도 가능하다.

 

플라잉제이에 6시에 왔는데 이미 많은 트럭이 주차한 상태지만 아직은 빈자리가 있었다. 트럭스탑에 세울 때는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주차가 편한 곳보다 나갈 때 안전한 장소를 택한다. 특히 새벽에 일찍 나갈 때는 더 그렇다. 오늘은 건물 가까이 세웠더니 유료 와이파이도 잘 잡힌다. 처음 세운 위치에서는 안 잡혔는데 한 삼십 미터 앞으로 옮겼더니 잘 된다.

 

밤늦은 시간에 번잡한 트럭스탑은 올 곳이 못 된다. 늦게 도착한 트럭들이 주차할 곳을 찾아 배회 중이다.

 

 

QC 기능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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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이 특이하다. 아침에 오하이오에서 출발했는데 웨스트 버지니아를 지났고 다시 오하이오로 들어왔다.

 

발송처인 제너럴밀스는 솔로 초기 와 봤던 곳이다. 그때 무척 더웠던 기억이 난다. 당시 연휴라 한산했다.

 

화물이 준비 안 돼 1시간가량 기다렸다. 짐을 싣고 있었다. 나중에 4번 닥에서 트레일러를 바로 연결했다.

 

배달은 모레까지라 바삐 움직일 이유가 없다. 일찌감치 50번 국도변에 있는 휴게소에 들어왔다. 주변 풍경이 좋다. 다녀봤던 휴게소 중에서 상위권이다. 국도변이라 주차장도 한산했다. 단점은 인터넷 신호가 간신히 잡힌다. 자주 끊어진다.

 

오늘 내가 솔로 드라이버기 때문에 안전 이유로 운전 중 퀄컴 기능을 제한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왔다. 유타에는 신형 단말기기 장착됐고 운전 중에도 퀄컴 단말기 모든 기능의 작동이 가능했다. 이게 무척 편리하다. 히마찰과 가이암은 구형 단말기였는데 운전 중에는 미리 설정된 GPS 경로 화면만 볼 수 있었다. 문자 메시지도 음성으로 들을 수 있을 뿐이다. 답장은 당연히 안 됐다. 신형 단말기에서는 운전 중 급한 메시지에 간단한 답장도 하고, 주유소, 트럭스탑, 휴게소 등 필요한 정보도 그때그때 확인하고 목표지 설정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는 트럭을 완전히 멈춘 후에야 가능하다. 생산성 저하다. 나만 기능 제한이 됐나 했더니 다른 솔로 드라이버도 마찬가지였다. 팀 드라이버 트럭은 기능 제한이 없다.

 

내일은 메릴랜드 헤거스타운까지 갈 계획이다. 메릴랜드 컬럼비아 사시는 페친 Pete Kim 선생님이 내게 주변을 지나면 연락 달라고 했는데 마침 시간 여유도 있어 만나 뵙고 갈 작정이다. 나를 위해 1시간 넘는 거리를 운전해서 오시겠다고. 몇 달 전에 그분 집 가까이 배달을 갔다가 근처 트럭스탑에서 만난 적 있다.

 

 

뜻밖의 만남과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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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68 웨스트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구간은 트럭 운전에 가장 힘든 구간 중 하나다. 날씨까지 궂어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헤게스타운 파일럿에 도착해 샤워를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Pete Kim 선생님이 도착하셨다. 김 선생님 차를 타고 엘리콧시티(Ellicott City)로 갔다. 저녁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Old Ellicott City를 구경시켜 주셨다. 이곳은 근래 물난리로 유명해졌다. 그 때문에 선거에서 시장이 바뀔 정도였다고. 복구 후 다시 문을 연 지는 얼마 안 됐단다. 도시의 옛 모습이 잘 보존돼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로 즐겨 찾는 곳이다. 인근에 사는 한인들은 이곳을 잘 모른다고 했다.

 

마을을 걷다가 한글 간판을 발견하고 들어갔다. 인사당이라는 한국전통 미술품 가게였다. 주인은 미실김이라는 분인데 20년째 가게를 운영 중이라 했다. 가게가 돈은 안 되고 실제 수입은 엘리콧시티에서 부동산중개가 생업이다. 미실김은 미주한인재단 회장도 맡고 있어 매년 미주 한인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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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콧에서 저녁 식사 후 컬럼비아에 갔다. 지난번에는 급하게 오가느라 식사만 했는데 오늘은 시간 여유가 있어 밤늦도록 주변을 구경했다. 컬럼비아시는 1968년에 한 부동산 개발업자에 의해 조성된 계획도시다. 다양한 소득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섞여 살 수 있도록 주택을 지었다. 당시로는 꽤 진보적인 사상이다. 지금도 도시의 기반시설 관리는 회사에서 돈을 걷어서 한다고 했다. 어린아이가 있는 젊은 부부가 살기 좋은 곳이다. 피트 김 선생님은 도시의 역사에 관심이 있어 흥미로운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대규모 쇼핑몰도 잘 구성됐고 사람들로 붐볐다. 내가 사는 퀸즈에서는 사라진 지 오래된 반즈앤노블 서점도 있었다. 워싱턴 DC까지는 30분 거리인데 통근버스를 타면 혼잡 시간에도 전용차선으로 1시간 정도면 도착한다고 했다.

 

김 선생님과는 IT 이야기, 미래의 직업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 10시가 넘어 자리에서 일어섰다. 김 선생님은 나를 다시 트럭스탑까지 데려다 주셨다. 직접 텃밭에서 기른 고추도 주셨다. 집에 가져가 식구들과 먹어야겠다.

 

일정과 코스가 이렇게 맞아 떨어지기는 드물다. 나를 위해 먼 길을 와주신 김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라이드에서 관광 안내, 식사 대접까지 신세를 많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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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어진 김에 제사?

  

 

정오 조금 넘겨 월마트에 배달을 마쳤다. Drop and Hook이라 금방 끝났다. 핏스톤 터미널로 가겠다고 했다. 오늘 주간 담당자는 Chess였다. 핏스톤 터미널의 안전교육일정을 물어봤다. , , , 금 오전 7시란다. 월요일은 쉬는 모양이다.

 

터미널에 도착해 트레일러 점검하는 동안 메시지를 보냈다. 화요일까지 앉아서 기다리기보다는 오늘 집에 가겠다. 안전교육은 목요일에 받겠다.

 

트레일러 와쉬아웃을 하러 와쉬 베이에 갔다. 와쉬아웃만 할 거냐 묻는다. (세차한 지 얼마 안 됐고 어제 비를 맞아 자동 세차가 어느 정도 됐다) 그렇다고 하니 컴퍼니냐고 묻는다. 트럭도 세차 좀 해달라고 청한다. 자동세차로 5분 정도만 더 걸린다고. 그러라고 했다. 이 사람들은 월급이 아니라 세차하는 만큼 받는 모양이다.

 

제시익스프레스가 운행을 재개했다기에 전화했더니 오늘은 예약이 끝났단다. 영업재개 기념 20달러 할인행사 중이라 그런가? 할 수 없다. 마르츠 버스를 탈밖에. 640분 버스가 있다. 일요일이라 630분 버스도 있는데 도착 시각은 더 늦다. 정류장이 더 많은가? 640분 버스로 예약했다.

 

프라임 셔틀에 전화하니 일요일인데도 일을 한다. 40분 후에 입구에서 만나자고 했다. 식당에서 점심 먹고 짐 챙겨서 나갔다. 오늘도 나 혼자 타고 간다. 처음에는 좀 미안했는데 생각해보니 이렇게라도 이용을 해야 셔틀 기사의 직업이 유지되는 것 아닌가 싶어 덜 미안해하기로 했다.

 

버스 터미널은 무료 와이파이가 있다. 요 며칠 핸드폰 핫스팟 기능이 제대로 동작을 안 해 일기를 못 올렸다. 이틀 밀린 일기를 한 번에 올렸다.

 

뉴욕에는 910분 도착, 집에 가면 11시 가까이 될 것이다.

 

목요일 진료 약속은 화요일이나 수요일로 옮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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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 단풍은 파스텔풍

       

      

어젯밤 제시익스프레스 밴을 타고 핏스톤으로 왔다. 오후 6시 출발인데 비가 내려 버스와 지하철이 연착하는 바람에 20분 늦게 도착했다. 다행히 밴은 출발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승객은 모두 4. 이래서 장사가 되나?

 

930분에 핏스톤 맥도날드에 도착했다. 출출해 빅맥 세트를 사 먹고 나니 빗발이 약해졌다. 택시를 부르려 했는데 이 정도면 걸어가도 되겠다. 택시를 부르기에도 애매한 거리다.

 

회사에 도착해서는 이불 빨래를 했다. 날씨가 쌀쌀하다. 집에서 가져온 전기요를 침대에 깔았다. 오랜만에 등 따뜻하게 잤다.

 

오전 7, Prime Safety Class를 들었다. 한 네 번째 듣는 것 같다. 비디오 4개를 보고 문제도 푼다. 채점은 자율로 한다. 비디오 시청 후에는 시뮬레이터로 두 개의 코스를 주행했다. 겨울철 눈길 주행과 고속도로 낮은 다리 우회 주행이다. 시뮬레이터가 실제 트럭 운전보다 더 어렵다.

 

안전부서 담당자를 만나 상담을 했다. 이게 다 내가 Top 200 드라이버기 때문이다. 나는 큰 사고는 낸 적이 없다. 안전 담당자는 램프 진출입할 때 속도를 줄이고, 트럭스탑에서 나올 때는 최대한 앞으로 간 다음 내려서 좌우를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맞는 말이다. Get Out And Look, GOAL이다.

 

뉴욕에서 조지아로 가는 화물을 받았다. West Seneca, NY는 뉴욕주 북부 버팔로 인근이다. 나이아가라 폭포 가까운 곳이다. 핏스톤에서 6시간 가까이 운전해서 올라간다. 배달지는 Dacula, GA. 조지아 북부다.

 

며칠 집에 다녀오면 감이 떨어져 운전에 적응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 오늘은 그런 현상이 전혀 없었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오전에 했던 시뮬레이터 실습 때문인 것 같다. 시뮬레이터가 실제 트럭 운전과 유사하다.

 

잔뜩 흐린 날씨에 간간이 빗발이 날렸다. 깊어 가는 가을 풍경이 펼쳐졌다. 올가을 들어 본 풍경 중 뉴욕주의 단풍이 가장 이쁘다. 짙고 선명하지는 않고 파스텔풍이다.

 

발송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날이 저물어 어두웠다. 이곳은 트럭 대기장에서 밤을 날 수 있다. 짐을 실은 후 대기장에 주차했다. 10시간 휴식 끝나자마자 아침 일찍 떠날 계획이다. 모레 오후 6시까지 배달인데 약 900마일 거리니 급하진 않아도, 여유 부릴 상황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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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산길을 달리다

 

 

뉴욕 펜실베이니아 웨스트 버지니아 버지니아

 

I-79은 웨스트 버지니아 중앙을 남북으로 관통한다. 구간의 처음부터 끝까지 산이다. 가파른 산길은 평지보다 몇 배로 신경 쓰이고 운전이 힘들다. 날씨가 좋아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펜실베이니아 이남의 단풍은 볼품없다. 뉴욕주처럼 산 전체 나무가 일시에 단풍이 드는 게 아니라 일부만 단풍이 들었다. 어떤 나무는 이미 잎이 다 떨어졌다. 더러는 절반가량 잎이 달렸는데 그나마도 푸른 잎이 그대로다. 이러니 그림이 이쁠 턱이 없다. 수종의 차이인지 기후 차이인지 원인을 모르겠다.

 

내일은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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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고자라니

 

 

이번 화물은 발송처, 배달처 모두 overnight parking이 가능해 좋다. 오늘은 배달처에서 잔다. 약속 시각보다 두어 시간 일찍 왔는데 바로 닥을 배정해줬다. 짐 내리고 나니 7시가 넘어서 해는 지고 근처에 갈 곳도 마땅찮다.

 

사우스캐롤라이나부터 비가 오더니 조지아로 올수록 빗방울이 굵어졌다. 날씨앱의 레이더 사진을 보니 짙은 구름대의 한가운데다. 새벽녘에나 비가 그칠 것 같다.

 

오늘은 화물이 별로 없다고 했다. 평소 같으면 벌써 다음 화물이 들어왔을 텐데. 내일 아침까지만 들어오면 된다.

 

APU가 어젯밤부터 말썽이다. 엔진이 돌아갈라치면 계속 전원이 꺼진다. 전기요가 있어 어젯밤 추위는 면할 수 있었다. 전기요가 전기를 많이 먹지 않아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고도 밤을 날 수 있었다. 오늘 RA에게 물어보니 벨트와 액체류를 점검해 보란다. 엔진오일과 냉각수, 벨트 모두 이상 없어 보인다.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빨리 고쳐야 한다.

 

오늘 심바가 고자가 됐다. 아내는 이른 새벽부터 브롱스에 가 Toby Project에서 진행하는 반려동물 중성화 수술 행사에 심바를 맡겼다. 처음 데려왔을 때는 암수 구별도 잘 안 되던 심바가 이제는 엉덩이에 호두알만한 고환이 생겼다. 이번에 집에 갔을 때 보니까 평소 조용한 심바가 가끔 이상한 소리도 내기 시작했다. 곧 발정기가 시작될 징조로 보인다. 중성화 수술을 안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숫고양이는 영역 표시용 농축 오줌을 뿌리고 다닌다니 그냥 둘 일이 아니다. 서로를 위해 중성화 수술을 하기로 했다. 다니던 동물병원에서는 큰 비용을 요구해서 토비 프로젝트에서 염가에 하기로 했다.

 

아내는 오후에 심바를 찾아서 집에 데려왔는데 처음에는 눈도 풀려있고 몸도 가누지 못해 안쓰러웠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자 차츰 회복됐다고 한다. 암고양이에 비해 숫고양이는 수술이 간단하다고 하니 큰 탈은 없을 것이다.

 

 

심바는 회복 중

 

 

 

1021 심바는 회복중.jpg

 

링컨(Lincoln, AL), 이름이 좋아 여기서 쉬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비는 그치고 하늘이 개었다. 다음 화물은 아직이다. 간밤에는 전기요로 등 따뜻이 잘 잤다. 해가 비추니 실내 온도가 올라갔다. 오늘 날씨는 덥다. 어제 배달한 화물 서류를 스캔해 보냈다. 잠시 후 다음 화물이 들어왔다. 앨라배마로 갔다가 노스캐롤라이나로 간다. 내일 오후 3시 이후에 받아서 모레 중 아무 때나 배달하면 된다. 총 거리가 800마일이 안 되니 여유로운 일정이다.

 

오늘은 3시간 운전했다. 평소 같으면 발송처 가까이 더 갔겠지만, 시간 여유가 있으니 적절히 거리 안배를 했다. 미쉐린 타이어 화물인데 접수는 오전, 발송은 오후인 것 같다.

 

APU를 고쳤다. 어제 RA가 수백 페이지짜리 설명서를 이메일로 보내줬다. 그걸 읽는다고 수리가 되진 않는다. 오늘 언뜻 생각하니 트럭 마스터 전원 스위치를 꺼보면 어떨까 싶었다. APU 전원 스위치는 어제 시도해봤는데 소용없었다. 트럭 마스터 전원 스위치를 껐다가 켜니 APU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트럭과 APU 사이에 뭔가 꼬여 있었던 모양이다.

 

심바는 거의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 오늘 아이 친구 엄마가 왔는데 그 앞에서 배를 보이며 발랑 누워서 애교를 부리더란다. 언제 봤다고? 아내는 약간 배신감을 느꼈다 했다. 자기한테는 밥 달랄 때만 애교를 부리면서. 심바가 오전에는 활발히 움직이더니 오후에는 별로 움직이지 않고 잠을 많이 잔다고 한다. 엉덩이에 귀엽게 달려 있던 땅콩이 사라지고 그 부위가 쭈글쭈글해졌다. 불쌍하다.

 

 

인터넷 시대의 언론 생존법

       

      

조국 장관을 둘러싼 보도 광풍은 그만큼 언론의 위기를 반증한다. 인터넷 시대는 속보 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단독 특종도 한 시간이 안 돼 다른 매체에서 재보도한다. 얼마나 빨리 보도하느냐보다 얼마나 정확하게 그 의미를 짚어주느냐가 중요해졌다.

 

밤새 쏟아지는 의혹 기사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은 아침 7,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찾았다. 김어준은 기사의 중요도를 분류하고 행간을 읽어 의미를 짚어줬다. 그는 1:100의 싸움을 적어도 무승부로 이끌었다. 뉴스공장을 꼼꼼히 청취한 사람들과 기존 언론의 알맹이 없는 의혹성 기사를 (그것도 제목만 대충 읽은) 사람들의 인식은 천지 차이로 벌어졌다. 그 차이에 의해 어떤 사람은 광화문으로 어떤 사람은 서초동으로 여의도로 향했다.

 

조국 장관 가족을 둘러싼 의혹은 현재로서는 가설이다. 마치 사실인 양 검찰이 흘린 피의사실은 조목조목 관련자 증언을 통해 반박됐다. 김어준은 그것을 했고 다른 언론은 기자 자신도 이해 못 하는 사실을 단독이라며 받아 적기만 했다. 재판과 증거를 통해 사실이 밝혀지겠지만 현재까지는 김어준, 유시민 등의 가설이 더 설득력 있다.

 

확증편향은 보수만의 문제는 아니다. 참여연대의 김경률 회계사는 삼성 이재용 편법 상속 사건 수사에 공을 세운 사람이다. 그런 만큼 그가 정경심 교수의 사모펀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했을 때는 그냥 무시할 수 없었다. 그의 글과 뉴스공장, 다스뵈이다 패널의 주장을 비교해봤다. 사모펀드니 주가 조작이니 어려운 문제긴 하지만 김 회계사의 글은 이해가 안 갔다. 그에 반해 제보자X 등의 주장은 명확했다. 아직 검찰이 어떤 증거를 확보했는지 모르고 언론 보도를 통해서만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정경심 교수가 금융 범죄의 핵심 인물로 보이지는 않는다.

 

김경록 PB의 알릴레오 인터뷰는 전통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위상이 뒤바뀐 상징적 사건이다. 기자 수천 명의 거대한 언론 집단 KBS가 한 개인의 유튜브 채널보다 영향력이 떨어졌다.

 

내가 언론사 사주라면 혹은 보도국장이라면 무의미한 속보 경쟁은 중단하겠다. 대신 정확한 사실을 여러 각도의 균형 있는 시각으로 보도하겠다. 쓰레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알짜배기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사는 인터넷 시대에도 살아남을 것이다.

 

기자나 언론인이 나쁜 게 아니다. 시대가 변했다. 옥석을 가릴 줄 알아야 한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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