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으로 돌아가는 중, 버스가 잠깐 정차한 사이 미주리 주 시골에서 한국 식당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했는데 2세인지 한국말을 못 한다.
뉴욕에서 왔다니까 "나중에 밥 먹으러 와. 맛있어" 이 말은 한국어로 했다.
세인트루이스로 가는 버스에서 만난 애기와 엄마.
낯도 안 가리고 덥석 잘 안긴다.
나중엔 안 떨어지려해서 애 먹었다.
젊은 여자 혼자 애기 데리고 다니는게 힘든 걸 알기에 칭얼대는 애를 내가 잠시 봐줬다.
돌도 안 지났을 아기가 11시간을 버스를 타고 왔단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그레이하운드.
뉴욕으로 가던 버스가 연착도 모자라서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서더니 내일 아침에 간단다. 승객들 황당.
매표소에서 0시 30분에 출발하는 다른 노선으로 바꿨는데 5대의 버스를 갈아타고 클리브랜드, 신시내티 등지로 돌아서 간다. 뉴욕엔 일요일 오전 도착이다. 헐 2박 3일. 12시에 의사 약속 잡아놨는데.
미국 사람들이 비행기 타는 이유가 있었네.
오는 것도 힘들게 왔지만 뉴욕 돌아가는 길도 험난하다.
신시내티에 와서도 달라질 것이 없다. 다음 버스는 4시간 이상 연착이고 7시간을 터미널에서 기다리며 밤을 샌다. 뉴욕에 갈 수나 있을까?
11년 전에 6시간 늦게 오는 버스에 아무도 화를 내지 않는 것을 보고 미국 사람들은 인내심이 많구나 했는데 이제 보니 체념한 것이었다.
예정보다 일찍 툴레도 터미널에 도착했다. 8시간 동안 뭐 하지? 다행히 지금껏 본 터미널 중에 가장 안락해 보인다. 소파도 있고. 아니면 주변에 박물관이나 관광지가 있는 지 알아봐야겠다.
신시내티에서 버스를 새로 편성했는지 12시에나 도착할 버스가 7시반에 출발했다. 운전기사는 버스도 없고 기사도 없다고 자기한테 뭐라하지 말라고 했다. 그레이하운드 노선 전반에 걸쳐 뭔가 잘못된 모양이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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