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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73

유럽의 화약고 발칸반도
글쓴이 : 강명구 날짜 : 2023-06-09 (금) 20:51:05

유럽의 화약고 발칸반도



 


크로아티아 해안도로를 따라 절룩거리며 달리면서 이 청청한 바다를 피로 물들어졌었다니. 이렇게 친절한 사람들이 인종 학살을 벌였다니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렇게 좋은 지중해의 햇살 받아 자라난 포도로 만든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이 어떻게, 어떻게 그 끔찍한 일을 벌였다는 말이냐?


발칸반도는 지리적으로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중간지점이다. 발칸반도는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要衝地)였으며 유럽의 관문으로 불려왔다. 다양한 민족과 종교와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이다. 유럽 쪽에서는 가톨릭이, 러시아 쪽에서는 정교화가, 아시아 쪽에서는 이슬람이 서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격돌하게 되는 주 무대였다. 범슬라브주의와 범게르만주의가 맞붙은 곳이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이런 장소는 엄청난 비극이 반복되었다.


그래서 오스만 제국,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게 수백 년간 수난의 역사를 겪었다. 또 제1차 세계대전을 유발시킨 사라예보사건이 일어난 곳으로 화약고이다. 오스트리아는 세르비아를 두들겨 패고, 러시아는 세르비아를 도왔다. 세르비아와 러시아의 친분관계는 범슬라브주의를 넘어선 돈독한 관계가 있었다. 오스만 튀르크를 발칸에서 몰아내는데 도움을 준 건 러시아였고 세르비아는 이를 잊지 않았다. 발칸에 러시아 동맹이 있다는 것은 당시 유럽의 입장에서는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금의 미국의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이 보스니아 전쟁을 설계하고 지원했다는 것은 비밀도 아니다. 결국 보스니아 전쟁도 세르비아란 눈엣가시를 혼내주기 위한 무슬림 대리전이었다. 여기에도 어김없이 가짜 깃발이 나부꼈고 서방언론이 가짜뉴스를 쏟아냈다. 이것들은 멀쩡한 사람을 병신을 만들기는 식은 죽 먹기였다.


이전에도 세르비아-불가리아 전쟁, 러시아-튀르크 전쟁, 발칸 전쟁(1912~1913) 등이 일어났으며, 1차 대전 끝나기 무섭게 그리스-터키 전쟁이 터졌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독립 국가를 선포했던 세르비아와 당시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지배를 받던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는 개별적인 국가를 건설하기 힘들어 세르비아와 연합해서 연합국가를 구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침공으로 결국 유고슬라비아 왕국은 멸망(滅亡)하고 갈라지게 된다.


그러던 중에 크로아티아는 나치의 지원을 받아 독립 국가를 세우게 되는데 이때부터 유고슬라비아 지역에서 크로아티아인들에 의해 첫 번째 인종청소가 자행된다. 2차 세계대전 중에는 나치 독일의 지원을 받은 크로아티아 파시스트 정권의 히틀러도 경악해서 만류할 정도로 세르비아인 학살을 저질러서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야세노바츠 수용소라는 곳에서 자행된 학살은 4년간 이곳에서 약 10만 명에서 75만 명이 학살당했을 것으로 추측만 한다. 이는 50년 뒤 일어날 유고내전에서 세르비아가 크로아티아에게 잔혹하게 보복하는 일로 이어진다.


2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후, 파르티잔을 이끌던 그는 1945년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6개 공화국을 통합한 '유고슬라비아 인민 연방 공화국'을 선포하고 유고슬라비아를 재건했다. 하지만 정치 종교 사회 문화 모든 것들이 다르다 보니 계속해서 갈등이 생겼다.


티토 사후 유고슬라비아에 금이 가기가 무섭게 바로 내전에 돌입했다. 이때 세르비아의 민족주의를 불러일으키며 등장한 인물이 밀로셰비치라는 인물이었는데 이 사람이 나중에 발칸의 도살자라는 명칭을 얻게 된다. 밀로셰비치는 세르비아가 주도하는 유고슬라비아 연방을 목표로 했다. 이에 반발해서 연방에 속해있던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가 독립을 선언한다. 결국 2번째 유고 내전이 발발하게 된다. 이때 세르비아에서는 슬로베니아부터 공격하지만 거리도 멀고 국제 여론 등으로 인해 결국 슬로베니아를 독립을 시켜주게 된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경우에는 달랐다. 크로아티아에는 세르비아인들이 약 60만 명이 살고 있었고 만일 크로아티아가 독립을 하게 된다면 2차 세계대전 당시 안테 파벨리치가 자행했던 인종청소가 다시 되풀이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기게 된다. 세르비아에서는 크로아티아에 있던 세르비아 민병대와 유고 연방군과 같이 크로아티아를 공격하였다. 하지만 병원에 있던 환자들을 모두 끌어내 농장 창고로 끌고 가 집단폭행 후 총살을 시켜 죽이는 사건이 발생하고 유적지 두브로브니크가 유고연방에 의해 폭격을 당하자 국제 여론이 급격히 세르비아에 비판적으로 바뀌었다.


보스니아는 다양한 민족과 종교가 섞여 있는 곳으로 유럽 내에서도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유고 내전 중에서 가장 많은 인종 청소가 자행되었던 곳이었다. 세르비아인들은 보스니아 내에서 다른 민족의 사람들을 몰아내고 스르프스카 공화국이라는 자치 국가를 세웠다. 보스니아에서 가장 큰 도시였던 사라예보를 두고 유고 연방군이 포위를 해 군인이 아닌 일반인들에게까지 총격을 가했고 4년 동안 사망자 수만 13000명 정도였다.


이렇게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몬테네그로, 마케도니아 6개국과 보이보디나와 코소보 두 개의 자치구로 분열되었다. 이 지역은 1990년대 내내 전란으로 고생해야 했다. 특히 크로아티아-보스니아-세르비아 3국간의 갈등의 골은 깊다.



코소보는 잠재적인 위험한 화약고이다. 세르비아 인들에게 외침에 대한 항전(抗戰)의 성지이다.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기 시작하면서 세르비아인들은 현재 세르비아 북부인 보이보디나 지역과 크로아티아, 헝가리 등지로 이주를 하게 되고 코소보 지역은 오스만 제국의 장려로 무슬림계 알바니아인들이 이주하기 시작해서 거주인의 90% 이상이 알바니아계 무슬림이 되면서 코소보 사태가 발생한 원인이 되었으며, 지금까지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전쟁이 그렇듯이 어제까지 잘 어울려 살았던 사람들이 편을 갈라 서로의 가슴에 총을 겨누고, 학살하고, 파괴했다. 모든 전쟁이 그렇듯이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이 참혹함과 가슴의 피명만이 남았다. 그런 전쟁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전쟁을 일으키는 모든 명분은 허황되고, 야만적이며 구역질나는 것일 뿐이다. 암울한 전쟁과 대결의 역사를 또다시 되풀이하지 않고 새로운 평화의 역사를 열어가기 위하여 인간은 마땅히 서로 사랑하며 보듬어 안아야 하겠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강명구의 마라톤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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