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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절대로 엘리트 마라토너가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으면 보통 마라토너는 다 할 수 있고 제가 못 해도 다른 마라토너들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못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작도 못하는 것이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작을 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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城은 平和를 지키지 못한다

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글쓴이 : 강명구 날짜 : 2023-05-19 (금) 16:04:06

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언덕을 오르는 숲에서는 초록빛 신비로움과 생명력 그리고 야생화의 꽃향기가 홍등가를 지날 때 풍기는 진한 화장품 냄새처럼 정신을 몽롱(朦朧)하게 하였다. 이런 곳에서는 요정이 뿅하고 나타나 나에게 느닷없는 기쁨을 선사할 것 같은 기대감이 충만하다. 비밀스러운 숲 정상에 오르자 쪽빛 바다 한켠 바위산 위에 중세의 고색창연한 성곽도시가 장엄하게 내려다보인다. 아드리아 해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와 마주하고 있는 두브로브니크는 달마티아 해안 최남단에 위치한 아드리아 해의 대표적인 휴양도시이다.

 

빌어먹을 경찰이 나를 세우지 않았다면 나는 숲을 지나 중세의 한 도시 속으로 들어와 있는 환상의 시간을 더 오래 즐겼을 것이다. 로코코 풍의 무도복 대신 런님복을 입은 유모차의 기사로 밤마다 세계를 다 섭렵(涉獵)한 이야기보따리를 안고 화려한 무도회를 기웃거리며 멋진 여인들의 야릇한 눈길을 즐기는 상상에 빠졌을 것이다.

크로아티아의 도로가 문제였다. 갓길이 없고 차량통행은 많고 차들은 쌩쌩 달린다. 정말 위험한 길이다. 나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피 흘리는 독립운동은 겁이 많아서 못 하지만, 땀 흘려 하는 현대판 독립운동인 통일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라고 떠벌여 왔지만 차들이 쌩쌩 달리는 갓길 없는 도로는 총알이 날아다니는 전쟁터보다 어떤 때는 더 아찔한 순간들이 많았다.


어떤 운전자는 경적(警笛)을 울리며 엄지손가락을 올리며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운전자는 신경질적으로 경적을 울린다. 신경질적으로 경적을 울린 어느 운전자가 신고를 했나보다.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이 출동하여 나에게 이 길은 위험하고 자동차 전용도로이다고 뻥을 친다. 이 길이 위험한 것은 맞지만 일반도로로 자동차 전용도로는 아니라고 응수했다. 자동차도 보행자도 자전거도 마차도 서로 양보하며 같이 이용하는 도로가 일반도로인 줄 내가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한참을 상관과 통화하더니 조금 있으면 자기 동료가 와서 나를 안전한 도로까지 칸보이( convoy) 할 테니 기다리라고 했다. 다른 경찰차가 오더니 저금 뒤에서 칸보이를 해주더니 샛길이 나오자 나를 산길로 가라고 한다. 나는 따질 수도 있었지만 공권력을 가진 사람하고 실랑이를 하는데 좋은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10도 경사의 산길을 한참을 삥 둘러서 올랐다. 덕분에 환상은 깨지고 체력은 고갈(枯渴) 되었고 시간은 많이 지체하였고 산에 식당이 있을 리 없어서 배에서는 꼬르락 소리가 요란하게 났다.




두브로브니크는 7세기에 도시가 만들어져 라구사 공화국이 되어 이탈리아 베네치아와 경쟁했던 아드리아 해안 유일의 해상무역 도시국가였다. 9세기부터 발칸과 이탈리아의 무역 중심지로 부를 축적하여 금과 은의 수출항으로 번영을 구가했다. 그래서일까 두브로브니크에는 눈에 보이는 곳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오래된 이야기가 담겨있다. 내 일정이 역사기행도 아니요 마음 편한 관광도 아니어서 성 안에 구경은 못 했지만 멀리서도 성 안의 성 블라이세 성당이 보인다.


성 블라이세는 로마의 박해로 316년에 참수형을 받고 죽은 사람이다. 그가 600년의 세월이 지난 10세기에 두브로브니크의 한 신부의 꿈에 나타났다. 꿈에 한 베네치아의 대형선박이 두브로니크를 정탐하러 위장하고 나타난 사실을 알려줬다. 베네치아의 침략계획을 미리 안 두브로브니크 당국은 미리 대비하여 도시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었다. 결국 성 브라이세는 도시의 수호성인으로 추앙(推仰)받고 시가지 중심부에 성 블라이세 성당이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져서 그를 기렸다.


해안가 낮은 바위 언덕에 커다란 돌을 정교하게 쌓은 성은 견고해서 현대식 무기인 벙커버스터를 퍼부어도 안 부서질 만큼 견고해 보였다. 그러나 아무리 단단한 성이라도 주인이 안 바뀐 성은 없었다. 달에서도 보인다는 만리장성은 중화제국을 지키지도 못했고 중국 백성들의 평화와 안녕을 지지지도 못했다. 만리장성은 만주족의 침입도 몽골족의 침입도 막지 못했다.




청나라가 중원을 차지하고 강희제 때 나라가 안정되자 지금의 건설부 격인 공부(工部)의 장관이 만리장성이 많이 훼손됐으니 대대적인 보수를 해야겠다고 건의하였다. 강희제(姜熙齊)의 답변은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명답이었다.


"다시 수리할 필요는 없다. 진나라 이후 역대 왕조가 장성을 구축했지만 전쟁은 끝이 없었고 나라를 지키지도 못했다. 나라를 지키는 도리는 덕을 쌓고 백성을 편안케 하는 데 있을 뿐이다. 쓸데없는 공사로 공연히 문제를 일으킬 필요 없다."


나는 이 교훈을 바이든, 푸틴 뿐 아니라 우리나라 정부에도 들려주고 싶다. 강희제는 장성을 보수하고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국력을 낭비하고 백성들에게 노역의 고통과 과한 세금을 과하게 징수하여 민심을 잃느니 그 예산과 노력으로 백성들을 평안하게 하여 중국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국을 건설하였다. 그렇다. 답은 성을 굳건히 쌓는 것이 아니다. 압도적인 화력으로 응징하는 것도 아니다. 상대방은 핵은 가졌다. 수소폭탄이다. 수소폭탄보다 압도적인 화력은 있지도 않고 있다고 해도 잘해야 공멸의 길이다. 말폭탄을 여기저기 터트리고 다니지 말고 민심을 헤아려서 민심을 얻는 일에 주력했으면 한다. 민심이 천심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강명구의 마라톤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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