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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구의 마라톤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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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애송이와 60 벽창호의 동행

유라시아의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 (60)
글쓴이 : 강명구 날짜 : 2018-02-17 (토) 01: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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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맞을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이 유라시아 길에서 동행을 하게 되었다. 20대 갓 군 제대를 하고 복학을 준비 중인 애송이와 60의 벽창호가 만나서 거친 길을 가게 되었다. 동행하는 이유는 많다. 고용되지 않는 한 어떠한 경우에도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편리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이번에 나와의 동행은 일방적이고 불평등하기까지 한 것이다. 내가 앞만 보고 달릴 수 있게 모든 편리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전제 조건이 붙었기 때문이다.

 

이 애송이가 이 불평등한 조건을 고스란히 떠안고 멀리 이란까지 날아와 선생님은 다른 걱정 다 내려놓고 달리는 일에만 집중해서 꼭 완주해서 평양 거처서 판문점으로 입국하세요!” 한다. 내가 시속 7km 정도로 달리니 7km 속도로 차를 운전하며 복잡한 길을 바짝 뒤따르는 일은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반찬 없는 밥 해먹으며 설거지하고 미리 지도를 보고 앞길을 인도하기도 하며 끝날 때쯤 되면 호텔 잡는 일까지 만만치 않는 일을 이 애송이가 만만치 않은 벽창호 맘에 들게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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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고 짐승이고 생명을 가지고 있는 피조물(被造物)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생명에 저촉되는 상황에 놓였을 때이라고 한다. 아기가 울고 보챌 때 가장 듣기 싫은 소리가 나는 것은 아기의 생명이 아직 안정되지 않았는데 아기가 불편을 느끼기 때문에 나오는 본능적인 삶의 아우성 소리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사실 매일 좁고 복잡한 자동차 길을 달리기 때문에 늘 엄청난 스트레스 속에 달린다. 때로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차가 살갗을 스치듯이 위험천만하게 지나가기도 한다. 지원차량은 내게 생명줄 같은 것이다. 잠수부가 바다 속을 잠수할 때 산소를 공급해주는 생명줄, 산악인이 암벽을 등반할 때 의지하는 그 생명줄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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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다 보면 목이 언제 마를지 모르고, 언제 체온이 떨어지고 또 올라갈지 모른다. 시시때때로 음료수를 마시고 옷을 벗었다 입었다 하며 잠시 배가 고픈가 싶으면 금방 당이 떨어져서 현기증이 나서 앞이 노래지기도 한다. 땀에 젖은 신발과 양말도 수시로 갈아 신어야 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더 무서운 건 들개들이 언제 나타나 으르렁거리며 달려들지 모른다. 지원차량이 바싹 쫓아와야 하는 이유다. 무엇보다도 위험하게 달리는 차량 사이를 달리는 내 바로 뒤에서 깜빡 등을 켜고 따라오며 혹시 있을 위험한 사고를 예방해주는 역할은 내가 심리적으로 안정되게 달리는데 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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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열흘째 허리에 쏟아지는 통증은 내게 엄청난 정신적 육체적 압박을 가했다. 자칫 통증은 그 굳건하던 마음까지 무너뜨릴 기세로 시시때때로 뼛속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다. 그런데 이 애송이의 어설픈 손길에 염력(念力)이 있는지 며칠 등 마사지를 해주니 통증이 많이 사라지고 허리에 다시 평화가 왔다. 꼭 능수능란할 필요는 없다. 나의 어설픈 발걸음이 모아져 벌써 6,000km를 넘었다.

 

페르시아는 세계 최초의 제국이다. 옛날 메소포타미아 북쪽 산악지역에 양을 치는 페르시아 민족이 살았다. 이들은 아시리아의 지배를 받았고 또 바빌론의 지배를 받았다. 그러다 기원 전 6세기 키루스 2세가 등장하면서 주변국들을 하나씩 점령하면서 제국의 초석(楚石)을 마련한다. 그는 주위의 세력을 병합하여 유프라테스 강 유역으로 내려와 바빌론을 무너트린다. 이 사람이 성경에 나오는 고레스 황제이다. 그가 바빌론으로 끌려와 노예생활을 하던 유대인들을 다시 가나안 땅으로 돌려보낸 사람이다.

 

강력한 통치자가 이끄는 제국의 위대한 야욕은 끝이 없었다. 페르시아 제국을 세운 건 키루스 2세지만 제국의 전성기를 이끈 건 다리우스 대제이다. 용맹하고 무자비하며 강력한 제국, 고대 페르시아는 동쪽으로는 인도에서 서쪽으로는 그리스까지 세력을 뻗었다. 페르시아는 바빌로니아 제국을 멸망시키고 이스라엘 땅이 포함된 제국의 땅을 차지했다. 페르시아는 모든 나라를 정복해서 세계제국을 이루겠다는 꿈을 처음으로 꾼 첫 번째 나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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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에 이르는 페르시아 인들의 패권 시대는 조로아스터교가 중동 전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던 시대였다. 훗날 아랍인들이 중동을 정복하자 조로아스터교가 이슬람교로 대체되어 이 지역은 이슬람교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로 변해간다. 페르시아 제국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건축적 성과를 이루었고 제국의 원활한 통치를 위해서 주요 간선도로가 완성되었다. 1935년 팔레비 왕조 때 국호를 이란으로 바꾸기 전까지 페르시아는 이 지역을 일컫는 일반적인 이름이었다.

 

거칠 것 없는 이 다리우스 대제가 그리스의 도시국가 아테네에 사신을 보내 무조건 항복하기를 권한다. 그러나 그리스는 사신을 우물 속에 던지고 매장시킨다. 이렇게 해서 일어난 전쟁이 마라톤 전쟁이다. 마라톤 평원에서 전함 600여척에 나누어 타고 온 10만의 페르시아 군대는 불과 1만의 그리스 군대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당한다. 기쁜 승전보를 한 시라도 발리 전하기 위해 한 병사사 마라톤 평원에서 아크로폴리스로 쉬지 않고 달려갔다. 그는 승전보(勝戰譜)를 전하고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

 

이란은 1974년 테헤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마라톤 종목을 제외시켰다. 마라톤전쟁은 페르시아제국에 치명타를 안겨주었고 이란은 아직도 그 치욕을 잊지 않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가 이란에 입국하기 전 차량에 붙인 “Peace Marathon”이라는 스티커를 혹시 해코지를 당할지 모르니 떼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그것은 지나친 기우(杞憂)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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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들은 싫어하지만 외국의 손님의 차량에 붙인 그것을 가지고 시비를 붙일 만큼 이란 사람들이 좀스럽지 않다는 것은 여기에 와서 내가 느낀 것이다. 오히려 내가 지나가는 길거리에는 한국산 핸드폰을 들고 나의 동영상을 찍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다. 어제는 그 스티커를 배경으로 경찰이 기념촬영을 하자고 하더니 오늘은 꽃을 들고 거리를 지나던 사람이 박수를 치다가 내가 지나치려니까 꽃다발을 나에게 안긴다.

 

세계 최초의 제국 페르시아, 페르시아에 굴욕을 안긴 마라톤. 뭔가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냄새를 풍긴다. 나는 이 땅을 20대 애송이와 동행하며 그의 기꺼운 도움을 받으며, 마라톤을 하며 세계 역사상 마지막이 될 제국주의의 종말을 고하는 살풀이춤을 신명나게 춘다. 거대한 제국의 종말은 한반도의 평화를 막지 못하는 것에서 시작되고 세계의 평화는 한반도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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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강명구의 마라톤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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