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슈퍼에서 장을 보게 되면 장바구니에 몇 가지를 담지 않아도 2~3만 원이 훌쩍 넘는다. 시금치 한 단 2500원, 무 한개 3500원, 두부 한 팩 2950원, 브로콜리 한 송이 2700원, 단호박 한 통3400원. 오늘 내가 슈퍼에서 구매한 농산물의 가격이다.
10월이 지나면서 농산물 가격이 추석 전과 비교해 다소간 하락하긴 했지만, 작년과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많이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 올해 봄철 냉해와 긴 무더위, 가을 태풍으로 농작물 작황(作況)이 좋지 않아 채소와 과일 값이 엄청나게 올라 서민들의 장바구니를 애처롭게 했다. 올 추석엔 그야말로 소비자물가가 유례없는 수준이었다.
대파 한단에 1000원하던 것이 5000원, 시금치 한 단에 5000~6000원, 무 한 개 6000원, 호박 한개 4500원, 무엇보다 한국인의 식탁에 거의 매일 빠짐없이 올라오는 배추의 가격이 만원이 훌쩍 넘어선 가격에 거래되었다.
농산물 가격이 이렇게 폭등하다보니 학교 등 단체 급식장에서 김치가 사라졌고, 배추김치를 추가로 주문할 경우 일정금액을 내게 하는 곳도 있었고, 심지어 일부 식당에서는 아예 김치가 들어간 메뉴의 판매를 중단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어처구니없는 소비자물가에 민심의 원성(怨聲)이 높아지자, 급기야 정부에서 중국산 배추를 수입하기에 이르렀다. 배추를 조금 저렴하게 공급하는 큰 대형마트나 농협 같은 곳에선 어김없이 배추를 사기 위한 사람들의 행렬로 장사진(長蛇陣)을 이루었다.
지구온난화로 극심하게 더운 날과 추운 날의 발생 빈도의 증가와 태풍, 가뭄, 홍수 등은 농작물 성장에 직격탄을 주고 있다. 산지에서 공급량이 줄면 농산물 가격이 인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웃나라 일본도 올여름 살인적인 폭서(暴暑)로 사망자가 140명이 넘었고, 배추 등의 채소와 과일 값이 폭등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렇게 지구온난화는 가정의 실물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시민들은 수급(受給)의 불균형을 정부의 물가정책 탓으로만 돌려선 안 된다. 물가상승의 근본 원인은 지구온난화(地球溫暖化)로 인한 이상 기후와 자연재해이기 때문이다.
그럼 지구 온난화의 범인은 누구인가? 바로 우리 개개인인 것이다. 이는 곧 우리 개개인의 작은 노력으로 지구의 환경을 바꾸어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과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 일생 동안 심어야 할 나무는 잣나무를 기준으로 978그루라고 한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먹고, 자고, 입는 의식주의 행위로도 많은 양의 탄소를 끊임없이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탄소 배출량 세계 9위인 한국, 이제는 우리 개개인이 좀 더 지구온난화에 관심을 가지고 먹 거리에서 부터 옷, 주거, 생활용품, 교통수단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탄소를 적게 발생시키는 녹색생활 모드로 옮겨 가야 한다.
요즘 매체를 통해서 지구촌 곳곳의 지진, 화산 폭발, 엘리뇨 현상으로 인한 눈 폭탄, 물 폭탄, 해일 등 자연재해에 관한 기사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지구 온난화라는 말을 어린아이조차도 다 알 만큼 흔히 쓰는 용어가 되어버린 지금, 더 늦기 전에 우리 개개인이 가정에서부터 저탄소, 녹색 생활에 적극 동참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