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1986년 3월 17일,
롱아일랜드(Long Island) 브룩 헤븐 에어포트(Brook Heaven Airport) 에서의 생애 첫 단독 비행을 했던 날.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전 세계 모든 조종사들이 일생일대의 잊지 못할 사건, 첫 단독 비행.
어느 어린이가 설날 혹은 생일잔치를 이토록 기다리겠는가!
어느 신혼부부가 첫날밤을 이토록 기다리겠는가!
어느 골프 초보자가 필드에 나가는 날을 이토록 기다리겠는가!
나는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 이다!
어디에도 구속받고 싶지 않다.
하늘에 올랐을 때만이 살아 있는 숨결을 느낀다.
온 세상이 다 아름답다.
솔로몬의 영광이 이보다 더 했겠는가 ?
진시황의 호사가 이보다 더 호화스러웠겠는가?
그날 나는 혼자서 하늘에 올라 항상 옆에 있어야할 교관의 자리를 손으로 더듬어 보았다.
거기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내 목에서 나올 수 있는 한 최대의 목청으로 소리를 질렀다, 아무도 너 미쳤니 하는 이가 없었다.
롱아일랜드 섬과 미 대륙 코네티컷(Connecticut) 사이 바다위에서 이것이 정녕 실제인가 하고 나의 넓적다리를 꼬집어 봤더니 정말 아프더라!
꿈이 아닌 것을 느낀 순간, 나의 눈에서 생각지도 않은 눈물이 흘러내림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지난 40년의 세월 동안 꿈을 이루기위해 남몰래 노력했던 서러움,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꿈과 현실의 괴리(乖離)에서 방황했던 어려운 생활,
신이 있다면 왜? 나에게는 따뜻한 모정마저도 허락하지 않았냐며 항의라도 할 수 있는 여유가 오히려 사치였던 각박했던 시절.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내 뇌리에서 환희와 기쁨으로 바뀌며 승리자가 되어있는 나 자신을 느꼈다!!!
삶은 살아볼 가치가 있다라는 말이 실재(實在)가 되는 순간이었다!!
비행기와 같이 살아 온지도 어언 30년....
후회 없이 살아왔다고 자부하기보단 한 여인의 희생(犧牲)과 처절할 정도의 지극한 모성애(母性愛)의 숭고함 앞에 엄숙히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해야만,
나의 부족함과 가장으로서의 무능력함이 조금이나마 숨겨지지 않을까 하는 옹졸한 마음이다.
작은 영광이나마 그뒤에는 어두웠던 시간과 누군가의 희생이 따른다는 평범한 진리가 나라고 비껴가질 않을 터이다!
이제 많은 시간이 흘렀고 그날의 벅찬 감격의 소용돌이가 아직도 뜨거운 가슴속에 고스란히 남아있지만
현실은 그것을 항상 되풀이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고난과 역경을 끊임없이 안겨주며 그렇게 가고 있다.
오늘도 현대문명의 허리케인 속에서 자연과는 자꾸 멀어져가는 콘크리트 정글속의 생활,
그러면서도 자연으로 돌아갈수 없는 패러독스(Paradox).
그러나 비행은 최첨단 과학과 끝없이 아름다운 자연과의 조화(調和)이다.
교외에 위치한 비행장이 일터이자 생활공간이기에 멀리 있는 도시의 분주함으로부터의 소외감이 자연의 순수함과 어우러져,
오히려 더욱더 심오한 심연(深淵)의 카타르시스(Catharsis)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