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병정도 됐다가 산타도 됐다가 화려한 변신을 한 로켓 무용단이 모처럼 매혹적인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하면서 쇼는 후반부로 치닫습니다.
이어 나오는 신은 아기예수의 탄생과 동방박사, 우리가 잘 아는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그런데 낙타와 양 등 실제 동물들이 같이 행진하는 모습을 펼쳐지는 것을 보고 타임머신을 타고 고대로 돌아간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침내 쇼가 끝이 났습니다. 한시간 반의 공연이 언제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화려함의 연속이었습니다.
모든 출연진이 나와서 인사를 합니다.
로켓 쇼단이 일년중 두달간 매회 한시간반의 공연을 위해 쏟는 정성은 실로 대단합니다. 라디오시티 로켓 댄싱팀을 소개한 웹사이트를 보면 공연에 올리기까지 이들은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분이 안무가입니다. 아래는 단원 멜리사 힐머 씨이구요.
바로 이런 과정을 통해 화려한 무대의 로켓 댄싱팀이 선을 보이는 것이죠.
로켓쇼단은 총 80명으로 이뤄졌습니다. 사진에서 보셨다시피 절대다수가 백인들로 구성돼 있습니다만 더러 흑인들도 보입니다. 브로셔를 보면 리사 마스오카라는 아시아 여성도 눈에 띄는데요.
여기서 한가지 문제를 드리겠습니다. 흑인과 아시안중 누가 먼저 로켓쇼단에 들어올 수 있었을까요?
정답은 아시안 여성입니다. 로켓쇼단에 입단한 최초의 아시안 여성은 1985년 마루하시 세스코 입니다. 그러나 로켓쇼단은 흑인에 대해선 금단의 성이었는데요. 이는 로켓쇼의 특징인 전체적인 통일성을 깨뜨리며 시야를 어지럽힌다는 이유였습니다.
물론 일리있는 지적이긴 합니다만 유색인종 커뮤니티에는 대단히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요, 위험한 시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마도 아시안 여성을 먼저 받은 것은 로켓쇼단이 인종차별을 한다는 말을 피해가기 위해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관객에게 쇼의 완성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함이지 결코 인종차별을 하는게 아니다라는 일종의 제스추어가 피부색이 비슷한 아시안여성에 대한 특채가 아니었냐하는 것이죠.
그러나 이는 옹색한 변명일 수밖에 없습니다. 피부색은 결코 쇼의 중심일 수 없기때문입니다. 오히려 피부색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면 더욱 세련된 통일성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마지못해 구색용으로 몇명의 흑인댄서만 넣을게 아니라 더욱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다양한 쇼를 구성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참, 로켓쇼 최초의 흑인여성은 1987년 입단한 제니퍼 존스입니다. 현재 흑인여성은 모두 4명이 있습니다.
로켓쇼단은 1925년 창단이 됐습니다. 흥미롭게도 뉴욕이 아니라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가 본향입니다. 미주리 로켓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었구요.
1932년 라디오시티홀이 개관하면서 이들이 뉴욕의 전속 무용단이 된 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로켓쇼단을 다른 도시에서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15개주 25개 도시에서 이틀내지 사흘의 공연이 짬짬이 들어 있습니다. 스팩태큘러 쇼말고도 이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추수감사절 맨해튼 퍼레이드때 일부가 참여하고 록펠러센터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때도 이들이 나와 화려한 율동 일부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11월초에는 시즌개막을 앞두고 그랜드센트럴 터미널에서 홍보 이벤트를 갖기도 했습니다. 아래는 그때 사진입니다.
이제 올시즌 공연도 12월 31일로 막을 내립니다.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해야겠지요? 로켓 쇼단이 있어서 더욱 풍성한 뉴욕의 크리스마스였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