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은 ‘장롱속 태극기’를 세상밖으로 꺼내게 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전까지 태극기는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대상, 경축일이나 국가적인 추도(追悼)를 해야하는 날 엄숙히 게양(揭揚)하는 숭모의 대상으로만 생각했다.
왜 아니겠는가. 우리겨레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존재인 것을. 특히나 일제의 압제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혼과 독립의 의지를 세계 만방에 떨쳐온 태극기를 볼 때마다 여전히 나는 옷깃을 여미는 ‘성물(聖物)’처럼 여겨진다.
깨끗한 보자기나 보관함에 넣어 장롱(欌籠) 깊숙한 곳에 넣어두다 일년에 몇 번 특별한 날에 꺼내 게양하던 태극기가 월드컵을 계기로 대중에게 친숙한 존재로 다가왔다. 태극기를 몸에 두르기도 하고 태극기 패션이 등장했으며 태극마크를 모자나 옷, 심지어 신발에까지 부착하는 일도 예사가 됐다.
이십년전만해도 태극기 컨셉의 상품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고 태극기를 함부로 내돌렸다간 주위 어른들에게 경을 치거나 사회적 지탄을 받기 십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우리를 하나의 끈으로 연결해주는 태극기가 긍정적 의미에서 대중화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런데 요즘 일부 집단이 태극기를 이념화하거나 피아(彼我)를 식별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수구부패세력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이들 단체들은 태극기를 그들의 전유물(專有物)처럼 들고 나와 흔들어대고 있다.
건국이래 최악의 스캔들인 ‘박근혜 게이트’에 분노한 시민들의 ‘촛불’을 매도하고 ‘역사의 죄인’ 박근혜를 두둔하는 농간(弄奸)으로 태극기가 동원되는 것에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솟구친다.
매주말 벌어지는 촛불 시위를 겨냥해 이들은 태극기를 들고 맞불 집회를 벌이고 있다. 자연스럽게 촛불과 태극기의 대결구도가 조성되고 있다. 이들의 음험(陰險)한 의도는 명확하다. 태극기를 통해 자신들을 애국 집단으로 위장하고 촛불을 든 시민들을 ‘종북(從北)’으로 몰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국정농단세력이 이젠 태극기마저 농단하고 있다. 부패한 수구세력이 정의를 훼손하고 부도덕한 세력이 태극기의 위상을 흔들어대는 것이다.
저들이 더 이상 태극기를 모독하도록 방치해선 안된다. 소중한 태극기에 대한 위화감을 조성하고 민중들을 오도(誤導)하는 작태를 방관해서는 안된다. 특단의 대처를 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정공법을 제안한다. 촛불과 함께 태극기를 들어라. 촛불을 든 사람들이야말로 태극기를 자랑스럽게 흔들 자격이 있다. 박근혜탄핵과 국정농단세력 전원을 발본색원(拔本塞源)하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책무다.
정의를 구현하고 헌법을 수호하며, 비정상을 정상화하고 추락한 대한민국의 국격을 회복하는 대도무문(大道無門)의 길이다. 태극기는 촛불에 의해 더욱 빛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촛불 시민들이여, 태극기를 함께 흔들자! 누구보다 힘차게 태극기를 나부낌으로써 부도덕한 세력이 태극기를 이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태극기를 앞세운 촛불 행렬이 애국 시민들이라는 것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수구세력 한켠에선 미국 성조기를 흔들어대는 모습도 보인다. 박근혜를 지키는 것이 굳건한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것인양 왜곡 선동하는 것이다. 이 역시 물리칠 방법이 있다. 촛불 시민들이 성조기도 들어올리면 된다. 저들은 성조기로 미국 시민들을 모독(冒瀆)하고 있지만 촛불시민이 성조기를 든다면 촛불을 지지하는 미국 시민들의 상징이 될 것이다.
미국은 왜 촛불을 지지해야 하는가. 대통령 자격이 없는 박근혜를 하루속히 청와대에서 끌어내 국정을 정상화하는 것이 한미공조와 한미동맹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촛불 시민들이여,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유럽, 오세아니아에 이르기까지 세계 만방의 만국기(萬國旗)도 가져오자. 인권과 평화의 전당 유엔의 깃발도 펄럭이자. 세계의 시민들과 유엔이 응원하는 대한민국의 촛불이 되는 것이다. 우리들의 자랑스러운 촛불을 미국과 세계가 지지하는 촛불로 우뚝 세우자는 것이다.
박근혜탄핵을 기각시키려는 세력엔 십자군 복장을 한 우매한 자들도 있었다. 그들의 십자군은 박근혜를 지키는게 아니라 도리어 파멸로 이르게 할 것이다. 저들의 십자군은 사이비목사 최태민이 1970년대 박근혜를 이용해 ‘구국십자군’을 만들어 재벌들로부터 돈을 갈취(喝取)한 전력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차제에 촛불시민들이여, 정의의 십자군도 만들자. 촛불집회에서 십자군 코스튬을 입고 박근혜를 체포하고 불의한 세력들을 응징(膺懲)하는 퍼포먼스를 하자. 양심을 속이고 불의를 옹호하는 저들이 시도하는 어떠한 행태도 즉각 패러디하자. 세계의 웃음거리로 만들어 버리자. 부패수꼴세력이 지원하는 모든 상징물들을 저들에게 돌아가는 부메랑으로 만들자.
진짜 종북은 누구인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주모자들과 모든 부역자들이야말로 진정한 종북세력이다. 국가재정을 사유화하고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파렴치한 종북세력이 거꾸로 정의로운 시민들에게 붉은 칠의 빨갱이 놀음을 하고 있다. 소수의 협잡꾼들에게 포위된 일부 국민들이 놀아나고 있다. 악성 종양의 무리들을 싹 도려내어 진실의 눈을 뜨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