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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싯적 꿈은 축구선수였지만 정작 배구선수를 하고 만, 당근 기자노릇은 축구였으되 야구 육상 사격 역도 배드민턴 농구를 섭렵하다 방송영화계를 출입하며 연예와 씨름한 방랑의 취재인생. 전직 스포츠신문 기자가 전하는 스포츠와 연예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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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의 네가지 잘못

한국축구 퇴보냐 진보냐
글쓴이 : 로빈 날짜 : 2024-03-20 (수) 18:48:20

한국축구 퇴보냐 진보냐


이 글을 안쓸수도 있었다. 대다수 팬들이 원하는대로 되었으면 말이다.

 

이강인등 탁구3인조의 하극상(下剋上)이후 손흥민과 이강인의 깜짝화해는 있었으나 국민적 분노와 앙금은 여전히 남아 있기에 가장 큰 관심은 국가대표 감독과 선수선발이었다.

 

다수의 팬들이 박항서 감독을 원한 것은 무엇보다 엉망이 되버린 대표팀 분위기 쇄신과 축구협회 안팎의 압력을 견딜 수 있는 강단있고 중후한 60대 사령탑이기 때문이다. 그는 2002년 한국축구의 최대 영광인 월드컵 4강 히딩크 사단에서 수석코치를 지냈고 만년약체 베트남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단숨에 동남아축구의 맹주(盟主)로 거듭나게 한 주인공이다. 3월 태국과 두차례의 월드컵 예선전을 치러야 하는 대표팀으로서 현재의 동남아축구에 정통한 그를 능가하는 적임자는 아무리 봐도 없었다.

 

박항서 감독이 선임됐다면 필경 그는 이번 대표팀에 이강인을 제외했을 것이다. 문제의 항명사태에 대한 최소한의 징벌이 있어야 팀의 기강(紀綱)도 바로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징계는 국민적 분노가 여전히 심한 이강인을 보호하는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협회는 55세의 점잖지만 유약한 황선홍 감독을 선택했다. 그는 소속팀이 없어 자유로운 박항서감독과 달리 중차대한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따야 하는 올림픽대표팀 감독이다. 24시간 올림픽팀에 집중해도 모자랄 그에게 난파선같은 대표팀 사령탑이라는 중책을 더블로 맡긴 것이다.

 

당장 팬들은 황선홍의 양수겸장(兩手兼掌)이 올림픽 대표팀과 국가대표팀에 독이 되지 않을까 우려를 하고 있다. 게다가 그는 이강인 등 탁구3인조를 또다시 선발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외견상 화해했으니 됐다는 얘기다. 말이 좋아 정면돌파, 결코 이강인을 위한 일이 아니었다.

 

축협과 황선홍감독은 왜 팬들이 이강인에 대한 분노를 거두지 않는지 전혀 공감하지 않고 있다. 열심히 뛰어서 승리에 기여하면 모든게 용서 되리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 이번 스캔들이 쉽게 끝날 수 없는 이유는 이강인이 안타까울 정도로 잘못과 실수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는 옛 말처럼, 이강인이 하극상 이후 진정성 있는 사과와 행동을 했다면 빠른 장면전환이 이뤄졌을 것이다. 그의 두 번째 잘못은 준결승 직전 문제의 선수들과 함께 한가로운 물병놀이를 하며 희희덕대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전날 주장의 명령을 무시하고 탁구를 치고 만류하는 선배들에게 욕설을 하는 등 난장판을 일으킨 장본인들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행동이었다. 경기는 모두가 아는대로 한국 축구 최악의 졸전 끝에 완패를 당했다. 당연한 결과였다.

 

경기직후 세상이 다 끝난 것처럼 망연한 표정으로 서 있던 주장 손흥민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손흥민은 전날 아홉 살 어린 후배의 망동으로 손가락 탈구부상까지 당하는등 몸과 마음의 상처를 입었지만 결전을 앞두고 있었기에 먼저 사과하고 다시 하나가 되도록 다독인 것으로 전해져 팬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이강인의 세 번째 잘못은 대표팀에서 헤어지기 전 손흥민과 동료, 코칭스탭에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요르단전의 충격적인 졸전은 백퍼센트 전날의 항명사태가 빚은 결과였다. 당사자로서 정중한 사과를 하고 두 번 다시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용서를 빌었어야 했다. 만일 그랬다면 더 선의 자극적인 보도에도 이미 정식으로 사과했고 용서도 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국민적 분노가 최악으로 치닫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강인의 네 번째 잘못은 항명사태가 보도된 후 뒤늦은 사과를 그것도 아주 성의없는 SNS 메시지로 올린 것이다. 여론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거액의 스폰서 광고들이 줄줄이 사라지는 위기가 되고서야 그는 부랴부랴 손흥민이 있는 런던으로 달려가 사과와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 손흥민도 이강인을 용서해달라는 메시지를 직접 올렸음에도 국대아웃시키고 군면제도 취소하라는 날선 팬들의 요구는 줄어들지 않았다.

 

이러한 기류속에 이강인은 19일 태국과의 월드컵 경기를 위해 입국했다. 아시안컵 이후 프랑스로 바로 넘어간 그였기에 어떤 모습으로 들어올지 눈길이 쏠렸다. 바로 이때 이강인의 사려깊은 태도가 필요했다. 엿이나 계란 투척 사태를 막기 위해 안전요원들이 삼엄한 경계를 펴는 가운데 그는 너무도 해맑은 모습으로 입국장을 걸어나왔다. 100여 팬들의 성원을 받으며 활짝 웃기도 하고 손을 흔드는 등 환영을 즐기는 전형적인 셀럽의 모습이었다.

 

전날 입국한 손흥민이 시종 굳은 표정으로 들어온 것과 완전히 대조적이었다. 항명사태의 명백한 '피해자' 손흥민은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처럼 자성의 모습을 보였는데 '가해자' 이강인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밝고 명랑한 얼굴을 하고 있으니 어이없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설사 고개를 수그리며 미안한 표정으로 들어온들 팬들의 화가 금세 풀릴리도 없겠지만 너무나 천연덕스러운 표정에 없던 화도 생길만큼 여론은 부르르 끓고 있다. 20일 공식기자회견 자리에서 사과를 했지만 진정한 사과란 평소의 행동에서 자연스레 묻어나는 것임을 이강인은 여전히 모르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지금 이강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진심이 느껴지는 사과와 태도다. 그게 싫다면 짐짓 반성하는척 연극을 해서라도 여론을 달래야 할텐데 이강인과 소속사는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참으로 궁금하다.

 

이런 분위기라면 21일 태국전은 홈그라운드 팬들이 이강인에게 야유(揶揄)를 퍼붓는 희귀한 장면이 나올지도 모른다. 설마하니 홈팬들의 야유를 즐기는 기괴한 성격은 아닐테고 상상하기도 싫은 사태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이강인 스캔들은 본인도 문제지만 처음부터 대처에 실패한 축협과 정몽규회장 그리고 황선홍 감독의 안일한 선발이 더 큰 화약고(火藥庫)가 되고 말았다. 형이라고 감히 부르기도 어려운 아홉 살 많은 주장에게 항명하고 불손한 언행과 몸싸움으로 부상을 초래한 선수가 미래의 보배라는 이유로 최소한의 징계도 없이 버젓이 합류시킨 후과(後果)는 한국 축구의 퇴보에 두고두고 작용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모든 책임의 근원인 정몽규 회장은 사퇴하고 과감한 개혁을 통해 한국축구 바로 세우기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처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빈의 스포테인먼트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robin&sfl=wr_subject%7C%7Cwr_content&stx=%B7%CE%BA%F3&sop=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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