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는 매력적인 스포츠다. 여느 스포츠들이 각기 다른 문화에서부터 비롯된 단순 공놀이 발달의 표본이라 한다면 농구는 처음부터 명확한 목적을 바탕으로 캐나다 출신의 체육교사 제임스 네이스미스가 창안한 스포츠이다. 그리고 나는 격투기만큼 격렬하진 않지만 골프만큼 수월하지(?) 않은, 농구나 축구가 갖고 있는 열정과 액션을 선호한다.
이 시대 농구의 황제 마이클 조던이 은퇴를 하며 농구에게 남긴 편지가 있다. 어떠한 사물에게 편지를 쓰다니…. 읽기 전부터 신선함이 느껴지는 그의 편지에는 잔잔한 감동이 있다. 농구를 시작한 계기를 시작으로 조던은 편지를 통하여 농구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자신의 글을 읽는 수많은 농구 팬들에게 희망과 꿈을 실어준다. 그의 편지를 읽다 보면 자연스레 내가 농구를 시작한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어렸을 적, 아버지는 국내 유명 신문에서 농구전문기자로 활동하고 계셨고 덕분에 아버지를 따라가서 볼 기회가 종종 있었다. 운명이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마음 한 켠에 농구라는 스포츠가 자리잡았고 사라지지 않았다.
당시 일산(一山)에 살았던 나는 초등학교 4학년 들어서 80년대 유명한 농구스타인 김화순 선생님이 운영하는 농구교실에서 농구를 배우기 시작했고 급기야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농구부가 있는 대경중학교에 스카우트됐다.
덕분에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며 두 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를 등하교해야 했다. 여느 아이들과 다르게 매일 먼 거리를 오가야 했기에 아침 6시에 집을 나서 운동까지 하고 돌아오면 자정에 귀가해 피곤한 날이 많았던 걸로 기억된다.
그 당시 내 삶은 아주 단순했다. 그저 새벽에 농구하러 학교 가서 밤늦게까지 연습하고 돌아오는 피곤함과 지루함의 연속이었다. 좋아하는 농구를 하기 위해서 먼 거리를 여행하고 나면 하루는 지나 버렸다. 한국의 운동선수라면 피할 수 없는 구타(毆打)도 견뎌야 했다.
어제와 똑같을 다음 날을 맞이하기 위하여 잠을 청했다. 어떻게 보면 버텼다고 해야 하는 게 맞다. 내가 좋아하는 농구를 하지만 마냥 좋지만은 않았던 아이러니 한 상황을 그 때는 알지 못했다.
생각해보면 딱히 만화책을 제외하곤 농구 외엔 다른 어느 것에 관심 자체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현실을 받아들인 것 같다. 어렸을 적에 난 삶의 방향에 있어 무식하다 싶을 정도로 감이 없었다. 마냥 농구를 하거나 아니면 놀 생각이었다. 내 주위엔 나와 비슷한 또래 아이들로 줄을 이었다. 내 삶에 대해 고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채 시간은 흘러갔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런 힘든 상황을 마다않고 농구공을 놓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다. ‘좋아해서’ 이다. 공부를 밤늦게까지 해도 그렇게 좋았을까? 농구는 밤늦도록 해도 결코 물리지 않았다. 맞는 것도 참을 수 있었던건 그걸 이기지 못하면 농구를 못하는 한국의 현실 때문이었다.
나는 농구덕분에 일탈(逸脫)이 없었다. 그때의 나는 좋은 것만 찾는 철 없는 아이였다. 크면서 한번쯤은 올 방황기가 없었던 것도 내 소심한 성격도 한몫 했겠지만 어디까지나 농구의 영향이 컸다. 어찌 보면 하루 종일 농구만 하는 삶이 지루하고 질릴 수도 있었을텐데. 단 한 순간도 그렇지 않았던걸 보면 나는 정말 농구를 즐겼던 모양이다.
크면서 여러 가지 경험해 보니 다른 것들도 눈에 많이 들어온다고 해야 할까? 커 갈수록 해야 할 것이 많아지는 일상 속에서 농구가 최우선이 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질 땐 무엇보다도 내 자신에게 섭섭해진다. 대학의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조던이 그러했듯 나 또한 농구를 추억하고 있다.
조던의 편지를 소개한다.
‘친애하는 농구에게’(Dear Basketball).
우리가 처음 만난지도 28년이 다 돼 갑니다. 우리집 주차장 뒤편에서 부모님의 소개로 당신을 처음 만난지 28년이 지났지요. 만일 누군가 그때 나에게 우리 사이가 어떻게 될지 말해줬더라면 아마 믿지 못했을 것입니다. 당신의 이름조차 잘 몰랐거든요.
그후 주위에서 당신을 보기 시작했고 TV에서도 봤습니다.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당신을 그저 지켜보곤 했지요.
우리는 짧은 시간에 친해졌습니다. 당신을 알게 되면 될수록 더 좋아졌어요.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대학 때 당신에게 정말 호기심을 많이 느꼈고 또 정말 심각해지기도 했었답니다. 당신은 그때 내게 아직 멀었다고 말했었죠.
나는 상처받았고 심지어 울기도 했었습니다.
그때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당신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연습했습니다. 몸을 던져가며 경기에 임했습니다. 생각하고 달렸습니다. 당신을 공부했습니다. 나는 사랑에 빠지기 시작했고 당신은 나를 주목했죠.
그때 나는 뭐가 어떻게 진행돼 가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알아요. 스미스 감독은 어떻게 당신을 사랑하는지, 또 어떻게 잘 들을지, 어떻게 이해할지, 어떻게 존경하고 어떻게 감사하는지를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리고는 결국 일이 일어났죠. 그날 밤, 루이지애나 슈퍼돔에서 조지타운대와의 챔피언 결정전 마지막 순간, 당신은 구석에 있던 나를 찾아냈고 우리는 춤을 추었습니다.
그 이후로 당신은 나에게 단순한 공, 단순한 코트 이상의 무엇이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당신은 나의 인생이고 열정이고 삶에 동기를 부여해 주고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존재였습니다.
당신은 나의 가장 훌륭한 팬이면서 또 가장 가혹한 비평가였습니다. 당신은 가장 친한 친구이며 가장 강력한 동맹관계지요. 당신은 가장 훌륭한 선생님이면서 또 가장 사랑스러운 학생입니다. 또 당신은 영원한 동반자이지만 가장 거친 경쟁자이기도 합니다. 당신은 전 세계에서 통하는 나의 여권, 수백만 팬들의 가슴으로 통하는 비자이기도 합니다.
제 이전에 뛰었던 모든 선수들에게 감사합니다. 나와 경기했던 모든 선수들, 우승과 우승반지, 올스타전과 플레이오프, 마지막 슛, 버저비터, 거친 파울, 승리와 패배에 감사합니다. 23번 등번호에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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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믿어준 사람이나 의심했던 사람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스미스 감독, 로허티 감독, 알벡 감독, 콜린스 감독, 잭슨 감독 감사합니다. 내 이름을 부르고 손을 흔들어주고 격려해준 모든 팬들에게 감사합니다. 당신이 우리 가족에게 준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나는 나만 당신을 사랑하는 게 아니란 걸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나 이전의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고 이후로도 그럴 것이란 것을 알고 있지요. 그러나 나는 우리 관계가 매우 특별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관계가 그렇듯 우리 관계도 바꾸어 나가야 하겠지만 확실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는 당신과 관련된 모든 것을 사랑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NBA에서 뛰던 나의 날들은 분명히 끝났지만 우리의 관계는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무한한 사랑과 존경
마이클 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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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Basketball,
It’s been almost 28 years since the first day we met. 28 years since I saw you in the back of our garage. 28 years since my parents introduced us.
If someone would have told me then, what would become of us, I’m not sure I would have believed them. I barely remembered your name.
Then I started seeing you around the neighborhood and watching you on television. I used to see you with guys down at the playground. But when my older brother started paying more attention to you, I started to wonder. Maybe you were different.
We hung out a few times. The more I got to know you, the more I liked you. And as life would have it, when I finally got really interested in you, when I was finally ready to get serious, you left me off the varsity. You told me I wasn’t good enough.
I was crushed. I was hurt. I think I even cried.
Then I wanted you more than ever. So I practiced. I hustled. I worked on my game. Passing. Dribbling. Shooting. Thinking. I ran. I did sit-ups. I did push-ups. I did pull-ups. I lifted weights. I studied you. I began to fall in love and you noticed. At least that’s what Coach Smith said.
At the time, I wasn’t sure exactly what was going on. But now I know. Coach Smith was teaching me how to love you, how to listen to you, how to understand you, how to respect you and how to appreciate you. Then it happened. That night, at the Louisiana Superdome, the final seconds of the championship game againstGeorgetown, you found me in the corner and we danced. Since then, you’ve become so much more than just a ball to me. You’ve become more than just a court. More than just a hoop. More than just a pair of sneakers. More than just a game.
In some respects, you’ve become my life. My passion. My motivation. My inspiration.
You’re my biggest fan and my harshest critic. You’re my dearest friend and my strongest ally. You’re my most challenging teacher and my most endearing student. You’re my ultimate teammate and my toughest competitor. You’re my passport around the world and my visa into the hearts of millions.
So much has changed since the first day we met, and to a large degree, I have you to thank. So if you haven’t heard me say it before, let me say it now for the world to hear. Thank you. Thank you, Basketball.
Thank you for everything.
Thank you for all the players who came before me. Thank you for all the players who went into battle with me. Thank you for the championships and the rings. Thank you for the All-Star Games and the Playoffs. Thank you for the last shots, the buzzer-beaters, the hard fouls, the victories and the defeats. Thank you for making me earn my keep. Thank you for #23. Thank you for North Carolina and Chicago. Thank you for the air and the nickname. Thank you for the moves and the hang time. Thank you for the Slam-Dunk contest. Thank you for the will and the determination, the heart and the soul, the pride and the courage. Thank you for the competitive spirit and the competition to challenge it. Thank you for the failures and the setbacks, the blessings and the applause. Thank you for the triangle.
Thank you for baseball and the Barons. Thank you for forgiving me. Thank you for the assistant coaches, the trainers and the physical therapists. Thank you for the announcers, the refs, the writers, the reporters, the broadcasters and the radio stations. Thank you for the Pistons and the Lakers, the Cavs and the Knicks, the Sixers and the Celtics. Thank you for Phoenix, Portland, Seattle and Utah. Thank you for the Wizards. Thank you for the believers and the doub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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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for Coach Smith, Coach Loughery, Coach Albeck, Coach Collins and Coach Jackson. Thank you for the education and the experience. Thank you for teaching me the game behind, beneath, within, above and around the game.
Thank you for every fan who has ever called my name, put their hands together for me and my teammates, slapped me five or patted me on the back. Thank you for everything you’ve given my family. Thank you for the moon and the stars, and last but not least, thank you for Bugs and Mars.
I know I’m not the only one who loves you. I know you have loved many before me and will love many after me. But, I also know what we had was unique. It was special. So as our relationship changes yet again, as all relationships do, one thing is for sure.
I love you, Basketball. I love everything about you and I always will. My playing days in the NBA are definitely over, but our relationship will never end.
Much Love and Respect,
Michael Jord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