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렁이야 뱀이야?’
세계최대의 검색엔진 구글이 돌연 지렁이 캐릭터로 변신(變身)을 했습니다.
미국 시간으로 22일 0시부터 구글은 초기화면을 지렁이 형상이 움직이는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평소에 Google이라는 알파벳을 4가지 색상으로 표현한 캐릭터를 바꾼 것이지요.
특정한 날을 맞을 때마다 구글은 자사 로고를 그에 걸맞는 글씨나 이미지로 재치있게 바꾸지만 이번처럼 특이하겐 둔갑(?)한 것은 처음입니다.
마우스를 지렁이 모양으로 움직이는 형상에 대면 작은 글씨가 뜹니다.
‘Heinrich Rudolf Hertz’s 155th borthday(하인리히 루돌프 헤르츠 155회 탄생일)’
그리고 클릭하면 의문이 풀립니다. 세계최대의 개방형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를 비롯, 독일의 물리학자 하인리히 헤르츠의 인물 정보가 나오는 것입니다. 헤르츠는 1857년 2월 22일 태어나 1894년 1월 1일 타계했습니다. 2월 22일은 그가 태어난지 15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헤르츠는 전자파(電磁波)의 단위를 말합니다. 헤르츠는 전기 진동 실험을 통하여 전자파의 존재를 확인하고 전파와 자파가 광파와 같은 성질을 갖는다는 것을 실증한 인물입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더니 이젠 인물의 존재를 잊을만큼 너무나 유명한 이름이 되었습니다.
작은 하나의 역사적 사실이라도 이처럼 네티즌들을 위해 즐거움과 정보를 제공하는 포탈이 바로 구글입니다.
흥미롭게도 같은 날 한국 최대의 포탈 네이버를 클릭했더니 이렇게 창이 열리더군요.
네이버 검색창 왼쪽에 작은 박스로 메밀꽃 풍경이 펼쳐지면서 ‘이효석 작가 탄생 105주년’이라는 작은 글씨가 써 있습니다. 이효석은 한국 단편문학의 정수(精髓)로 평가되는 ‘메밀꽃 필 무렵’으로 유명한 소설가이지요.
이날은 한국시간으로 23일, 이효석은 1907년 2월 23일 강원도 평창에서 출생해 해방을 석달 앞둔 1945년 5월 25일 타계했습니다.
얼마전 ‘구글과 위키피디아의 침묵시위’라는 칼럼을 통해 구글이 특정한 날 시도하는 재미있는 로고이야기를 맛배기로 전한 적이 있습니다. 언젠가 이것을 소개할 생각으로 지난 2년간 구글의 재미난 로고체 놀이(?)를 눈에 띄는대로 모아놓았습니다.
일단 몇개의 사례들을 감상하시겠습니다.
▲ 2011년 9월 23일 구글 홈페이지
사실 구글은 이번 헤르츠 기념처럼 움직이는 로고체가 많습니다. 정지된 평면 이미지만을 보여드리는게 좀 아쉽네요.
▲ 2011년 10월 11일 구글 홈페이지

▲ 2011년 10월 21일 구글 홈페이지
구글의 로고들을 보다보면 그냥 재치있는 로고 정도가 아니라 예술작품처럼 느껴질 때도 많습니다.
정말 감탄사가 나오지 않나요? 얼마나 단순간결하면서 격조가 있는지요.
▲ 2011년 10월 31일 할로윈데이 구글 홈페이지
▲ 2011년 11월 7일 퀴리부인 탄생 144주년 구글 홈페이지
방금 소개한 네이버의 경우처럼 다음, 야후코리아, 네이트 등 한국의 포탈사이트들도 자주는 아니지만 특정한 기념일이나 역사적인 인물의 타계를 맞아 추모의 상징을 하는 등 검색창 주변을 꾸미곤 하는데요. 크기도 크기려니와 구글같은 재치와 여운, 작품성(?)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냥 오늘은 이런 날이다, 라며 단편적인 정보제공일뿐이죠. 하긴 한국의 포탈사이트는 검색엔진 고유의 기능보다는 언론사의 뉴스취합으로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는 거대한 공룡언론과 같은 존재가 되었고 선정적인 낚시 기사와 상업광고들이 범벅된 만물잡화상과 같은 사이트가 됐지만요.
지난해 한글날을 맞아 띄운 네이버와 다음, 야후의 로고장식입니다.
우리의 포탈들도 구글처럼 품위있고 공적 기능에 충실하길 바란다면 물정모르는 소리하지 말라고 손가락질을 받을까요. 오늘도 저는 구글링을 하며 즐거워합니다.
▲ 왼쪽은 지난해 '한글날' 구글 초기화면
구글의 로고놀이는 앞으로 계속 소개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