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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중견기자의 편지. 1988년 Sports Seoul 공채1기로 언론입문, 뉴시스통신사 뉴욕특파원(2007-2010, 2012-2016), KRB 한국라디오방송 보도국장. 2006년 뉴아메리카미디어(NAM) 주최 ‘소수민족 퓰리처상’ 한국언론인 첫 수상, 2009년 US사법재단 선정 '올해의 기자상' CBS-TV 앵커 신디슈와 공동 수상.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 편집인 겸 대표기자. 팟캐스트방송 ‘로창현의 뉴스로NY’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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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역사의 피해자?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0-08-18 (수) 03:59:49

여행을 좋아하는 한 청년의 얘기입니다. 배낭여행중인 독일 친구와 어울려 이스라엘에 들어가게 되었답니다. 한국 청년은 이스라엘에 들어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독일 친구는 적잖은 곤욕(困辱)을 치뤘습니다. 입국시 엄격한 심사를 당한 것은 물론, 치약까지 일일이 짜는 것이 흡사 밀수꾼 다루듯 했습니다. 입국후에도 독일친구는 잦은 검문으로 몸 수색 짐 수색을 성가시게 당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친구가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자신을 바라보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차디찬 시선이었습니다. 평범한 독일인이 이스라엘에서 이같은 홀대(忽待)를 받는 이유는 단 하나, 나치 독일이 유태인에 가한 홀로코스트의 원죄(原罪)때문입니다.

이미 70년전에 일어난, 현재의 독일인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일임에도 이스라엘인들은 독일인들을 무심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모양입니다. 독일은 2차대전 패전이후 과거사를 반성하고 기회가 있으면 선대에 저지른 악행(惡行)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1970년 빌리 브란트 수상이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묘지를 방문해 무릎을 꿇고 울먹이던 모습은 독일이 더 이상 위험한 전범국가가 아니라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나라로 세계를 감동시킨 장면입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의 응어리진 마음은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 빌리 브란드(Willy Brandt) www.wikipedia.com

이스라엘과 독일에 대비되는 것은 한국과 일본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철면피(鐵面皮) 이웃은 독일의 발바닥 근처에도 따라가지 못합니다. 아니, 군국주의와 우경화의 길을 노골화하는 점에서 독일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독일은 자신들이 피해를 입힌 국가들에 배상은 물론, 사죄하는 일을 쉬지 않았습니다. 나치 정권에 부역한 자는 공소시효(公訴時效)없이 잡아들여 엄중한 처벌을 했습니다. 전범 처단에 그치지 않고 사과와 배상을 후손들의 몫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일인이 대를 이어 사과를 하는 것은 나치의 만행(蠻行)과 같은 역사의 과오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그러나 일본은 어떠한가요.

혹시 일본 수상이 독립지사들을 고문 살해한 서대문 형무소를 방문해 무릎 꿇고 사죄를 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든가요. 도리어 수상이란 자들은 전범(戰犯)의 위패가 있는 신사(神社)를 참배하는가 하면 식민지배가 조선의 발전에 기여했다며 망언을 되풀이합니다.

홀로코스트로 600만명의 유대인이 학살되었지만 일본의 죄과는 나치 독일을 훨씬 능가합니다. 난징대학살로 30만명이 참살됐고 태평양전쟁으로 인한 희생자가 물경(勿驚) 1800만명에 달합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두말할 것 없이 우리 한민족입니다. 남자는 강제징용(强制徵用), 여자는 위안부(慰安婦)라는 성노리개로 삼고 35년간 수많은 사람들을 살상했으며 우리 민족의 영토 간도를 청나라에 넘기고 전 국토를 수탈하며 등골까지 뽑아먹은 일본이었습니다.

일본의 악행은 비단 근세사만이 아니지요. 고려시대이래로 일천년이 넘게 한반도를 노략질한 왜구떼들은 고만두고라도 임진왜란(壬辰倭亂) 정유재란(丁酉再亂) 때 우리 국토를 유린하고 수만 명의 코와 귀를 베어가 귀무덤 코무덤을 만든데서 잔혹함은 이미 절정을 이룹니다. 저들이 지은 죄과를 갚으려면 일본 열도를 다 팔고라도 5백년, 1천년 사죄를 해도 부족할 것입니다.

그뿐인가요. 저들의 식민지배는 한반도 분단의 빌미로 이어졌고 이웃나라가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는 사이 한국전쟁 특수(特需)로 전후 부흥의 토대를 일궜습니다. 독일이 일본이었다면 차마 용서해달라는 말조차 부끄럽다며 석고대죄를 했을 것입니다.

며칠전 8월 6일은 히로시마 원폭(原爆)의 날이었습니다. 일본인들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으로 12만명이 숨진 것을 들어 자신들을 희생자로 미화하고 있습니다. 태평양 일대를 광란의 피바다로 물들게 한 군국주의 일본이 자신들을 슬그머니 피해자로 둔갑시킨 것입니다.

원폭으로 인한 수많은 희생자는 있어선 안 될 참극이었습니다. 그러나 월스트릿저널이 지적했듯 트루먼 대통령은 2차 대전을 끝내기 위해 일본 본토를 공격할 계획을 세웠지만 총 300만명의 희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참모진의 보고에 따라 원폭투하를 결심했다는 사실 또한 간과할 수 없습니다.

히로시마 원폭에도 항복을 거부한 일본은 나가사키 원폭이 투하되자 다음은 도쿄 황궁에 떨어질 것이라는 공포에 직면하고서야 항복을 선언했습니다. 수많은 희생자를 만든 것은 기실 원폭이 아니라 전쟁에 미쳐 날뛴 일본이었던 것입니다.

일본이 기리는 히로시마 원폭의 날에 미국은 지금까지 주일대사를 참석시키지 않았습니다. 태평양전쟁에 대한 진정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역사를 왜곡하는 상황에서 원폭투하가 잘못된 것이라는 일본의 논리에 말려들 위험성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는 올해 처음 주일 대사를 참석토록 함으로써 중대한 외교적 실수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수많은 나라를 침략하고 저들의 잘못으로 초래된 원폭임에도 일본은 피해자라며 더욱 뻔뻔한 얼굴을 들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특히 유감스러운 것은 반기문(潘基文) 사무총장이 UN사무총장으로는 처음 원폭의 날 행사에 참석한 사실입니다. 미 국무성이 자국 대사의 참석을 놓고 2차대전의 모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은 것처럼 반 총장도 평화를 염원하고 핵무기 폐기를 위해 참석했다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전임 사무총장들도 하지 않은 일을 하필 반기문 총장이 앞장서서 진정한 사죄와 반성을 하지 않는 일본에 면죄부를 줄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그는 사무총장 이전에 한국인이기때문입니다.

광복 65돌을 맞이한 8월입니다. 또한 8월 29일은 강제합병의 치욕을 당한지 꼭 100년이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역사를 쉽게 잊는 민족은 역사의 능욕(凌辱)을 되풀이하고 역사를 부인하는 민족은 역사의 심판(審判)을 받을 것입니다.

학교에서 역사를 배우지 않아도 되는 국민이 나라와 민족을 생각할 수 있을까요. 민족의 영혼인 역사를 선택과목으로 돌린 대한민국 정부의 한심한 역사의식을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지 고뇌(苦惱)하는 8월이 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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