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月)은 매양 같은 달이지만 보는 이들에 따라서 느낌은 사뭇 다른가봅니다.
우리는 조상은 환한 보름달을 보면 토끼가 떡방아 찧는 모습을 상상하며 흐뭇하고 정겨운 생각을 갖습니다. 어렸을 적 앞 동산에 떠오른 호동그란 보름달은 어찌나 쟁반처럼 크던지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속에 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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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미국을 비롯한 서양 사람들의 달에 대한 이미지는 조금 다른듯 합니다. 왜 늑대인간 있잖아요? 달보고 구슬피 울어대는..^^ 나자리노라는 영화도 있었다시피 좀 스산하고 으스스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습니다.
갑돌이와 갑순이가 애태우는 사랑을 하던 달, 저렇게 어여쁘고 다정한 달을 보며 왜 그런 상상력을 동원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어쩌면 그런 냉정한(?) 사고가 있었기에 달을 탐사하는 과학적 발전까지 이르렀는지 모를 일입니다만.
어쨌든 올해도 한가위 보름달 휘영청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고국에 계신 분들은 날씨가 안좋아 보름달을 볼 수 없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추석을 하루 앞둔 이곳 뉴욕에서는 날씨가 좋아서 둥근 달을 볼 수 있는데 고국에 계신 분들, 또 지구촌 곳곳에 계신 우리 동포들과 마음일망정 환한 보름달을 나누고 싶습니다.
지난 9일 뉴욕 링컨센터에서는 ‘컨셉코리아 SS12’ 행사가 열렸습니다. 세계4대 패션이벤트로 알려진 ‘뉴욕 패션위크’를 맞아 한국의 대표 디자이너들이 한국 패션의 멋을 알리는 행사를 했는데요.
이번 시즌이 벌써 네 번째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특별히 의욕적으로 준비를 많이 해서 이른바 ‘한류 패션’을 세계의 수도 뉴욕에서 빛을 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취재를 하러 나가던 저녁 파크애버뉴 55가 근방에서 왼쪽 차장쪽으로 보름달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추석 달이 되려면 며칠은 남았지만 주위의 건물이 풍기는 직선의 이미지 때문일까 둥근 보름달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서서히 어둠에 잠기는 맨해튼 한복판에 보름달을 보니 가슴이 싱숭생숭하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가슴 깊은 곳에서 왈칵 몰려옵니다.
링컨센터는 65가 브로드웨이에 있습니다. 오늘의 행사장은 에이버리 피셔홀. 뉴욕필하모닉의 콘서트 장으로 유명한 곳이죠. 아시겠지만 링컨센터는 앨리스 털리 홀 등 다른 공연장도 있고 줄리어드 스쿨과도 이웃하고 있습니다.
행사는 공연장과 연결된 2층 회랑, 로비 갤러리 같은 곳입니다. 바깥쪽으로는 대형 유리창문이 쇼윈도처럼 펼쳐져 있어 행사장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수년전 뉴욕필하모닉이 역사적인 평양 공연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한 곳도 바로 이 장소였습니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한국의 대표 디자이너 5팀이 참여한 패션쇼였습니다. 이상봉 디자이너를 비롯, 손정완, 도호, 이주영, 스티브J & 요니P 등 엄선된 한국의 대표 디자이너들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모델들이 쉴새없이 들어오고 나가는 워킹 패션쇼가 아니라 다섯 디자이너들을 위한 고정 무대가 만들어져 그곳에서 30분에 걸쳐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아울러 디자이너들이 패션전문가와 바이어들, 언론을 위해 그 앞에서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찍는 등 좀더 오픈된 방식의 패션 행사라고 할 수 있지요.
손정완 디자이너가 모델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상봉 디자이너도 여유롭게 팔짱을 끼고 있네요.
이주영 디자이너의 모델들입니다.
위의 사진은 스티브J & 요니P 의 모델들이구요. 어래 오른쪽 사진은 두 디자이너가 패션 관계자와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입니다. 두분은 15년간 호흡을 맞췄는데 지난해 결혼을 했다고 하더군요. 참 부러운 디자이너 커플이었습니다.^^
덕분에 평소 보기 힘든 모델들을 가까운 곳에서 눈이 시리도록 구경(?) 할 수 있었습니다.
각 팀마다 10명의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 의상의 컨셉에 맞게 헤어스타일과 선글라스 등 각기 개성적이고 통일된 형태로 선을 보였습니다.
<下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