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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중견기자의 편지. 1988년 Sports Seoul 공채1기로 언론입문, 뉴시스통신사 뉴욕특파원(2007-2010, 2012-2016), KRB 한국라디오방송 보도국장. 2006년 뉴아메리카미디어(NAM) 주최 ‘소수민족 퓰리처상’ 한국언론인 첫 수상, 2009년 US사법재단 선정 '올해의 기자상' CBS-TV 앵커 신디슈와 공동 수상.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 편집인 겸 대표기자. 팟캐스트방송 ‘로창현의 뉴스로NY’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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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민심과 성인군자대통령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2-09-29 (토) 08:29:42

한가위 대보름달이 둥실 떠오릅니다. 한달에 한번 보는 둥근달이지만 추석의 보름달만큼 가슴 설렌 달은 없습니다.

어릴적 날이 저문 밤하늘 산마루 위에서 환한 광채를 발산하던 호동그란 보름달이 지금도 뇌리에 생생합니다. 쟁반같이 둥근달이라더니 어쩜 그렇게 크게 보였던지요.

달이 지구와의 거리가 아주 가까울때 크게 보이는 달을 ‘수퍼문(Super Moon)’이라 하는데요. 지난 5월에 수퍼문이 떴다고 해서 화제를 모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름지기 달은 한가위 보름달이 제격입니다. 추석달에는 우리네의 따스한 정서가 녹아있기때문이지요.

서양사람들은 만월(滿月)을 보면 늑대인간류 ‘나자리노’나 떠올리고 괜히 불길한 생각을 하는데 우리 조상은 보름달을 보며 토끼가 떡방아 찧는 모습을 상상했으니 얼마나 푸근하고 정겨운가요.

포탈사이트도 오늘은 일제히 추석으로 포장된 대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

 

대선을 앞두고 다들 ‘추석민심’을 얘기합니다.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 대선후보들에 대한 여론이 조성되는 시기인만큼 추석을 보내고 나서 현재 3인의 대선후보들에 대한 지지율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가 관심거리라는 게지요.

그러나 추석민심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문과 방송이 고작인 구(舊)미디어의 시절엔 추석에 모처럼 일가친척들이 모여 대선후보들에 대해 ‘누가 좋네, 누구는 안되네’ 갑론을박(甲論乙駁)속에 일정한 여론이 형성되었지만 쌍방향 커뮤니케이션과 리얼타임의 즉시성을 앞세운 일인미디어의 시대에 추석민심은 특별할게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기존정당 후보들과 미디어 종사자들은 추석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갈 것인지 자뭇 궁금하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실인즉 전혀 궁금할게 없는데 말입니다. ^^

소속 정당이 없지만 절반 가까운 국민들의 지지로 후보가 됐으니 ‘국민후보’라 불러도 마땅한 안철수 후보를 놓고 새누리당과 보수언론들이 이른바 검증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는 보이지 않는지 유독 안철수 후보에게 시비를 거는 모습은 속이 뻔한 수작입니다. 먼저 제기된 것은 십여년전 ‘다운계약서’인데요.

이미 보도됐다시피 그 시절 집을 팔고 사는 사람들의 ‘다운계약서’는 관행이었고 위법이 아닙니다. 첫 보도한 매체조차 안 후보가 세금을 탈루(脫漏)한 것은 아니라고 인정했습니다. 실거래 액수보다 적게 기입한게 도의적인 문제라는건데, (안 후보가 사과를 했을지라도) 잘못된 법과 관행이 문제이지 안 후보가 비난받을 일이 아닙니다.

대체 공시지가란게 왜 있으며 만일 안후보가 실거래액수대로 계약서를 쓰자고 고집했다면 ‘정신나간 사람’ 취급 받으며 매매행위 자체가 불가능했을겁니다. 일부 네티즌의 말대로 다운계약서의 문제를 피해나갈 국민들은 하나도 없다는게 맞습니다. 도덕성의 잣대로 삼을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서울대 학술지발표논문 표절의혹도 억지춘향입니다. 관련 논문에 대해 서울대 의대교수들은 “당시 학위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하는 것은 당연한 관행이자 절차로 2개 이상의 학술지에 게재하는 것이 의무화됐을 정도”라며 “학술 발표의 기본 프로세스에 무지한 사람이 공격을 위한 공격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안 후보의 논문은 참고 문헌도 여러 편 추가됐고 완성도가 높아진 논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새누리당의 심재철의원은 안후보가 ‘호화 군생활’을 했다고 말장난을 늘어놓았네요. 해군군의관시절 ‘진해에서 1년간 주말마다 비행기를 타고 외박을 나가고 그덕분에 쌓인 마일리지로 미국왕복항공권까지 얻었으며 과거 책을 통해 군비하발언을 했다’고 비난했습니다.

군장교를 24시간 내무생활이 의무화된 사병으로 착각한건지, 아니면 군에 대해 무지한건지 이해불능입니다. 일반병조차도 주말엔 외박 외출이 가능한데 대한민국 장교가 주말에 가족을 만나기위해 제 돈을 들여 서울을 오간게 어떻게 흠결이 될 수 있는지, 헛웃음이 나옵니다. 근무시간에 근무지 안에서 엄청난 특혜라도 받은 것처럼 ‘호화군생활’ 운운하며 사실을 호도하는 심재철의원의 의도가 불순합니다. 그걸 그대로 앵무새처럼 전하는 언론도 한심하구요.

그는 95년 출판된 ‘별난 컴퓨터의사 안철수’라는 책에서 “군대생활 39개월은 나에게 커다란 공백기였다. 나에게 배속된 곳은 의학연구를 할 수 없었으며 컴퓨터 일을 할 여건도 되지 못했다...그것은 나에게는 엄청난 고문이었다”고 한 것을 놓고 군을 비하했다고 우깁니다.

난독증(難讀症) 환자가 아니고서야 그 글을 보고 군생활을 비하했다고 할 사람은 없을겁니다. 군생활을 하면서 의학이나 컴퓨터백신을 연구할 수 없는 환경이 고통스러웠다는 안타까움에 공감하기는 커녕 군을 비하했다고 몰아붙이다니요? 얼굴이 뜨겁지도 않나요?

솔직히 국방부가 머리 돌아가는 조직이라면 훗날 무료백신 프로그램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엄청난 공헌을 한 안철수같은 인재에게 적절한 보직을 부여하고 국가와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새누리 국회의원은 군을 비하했다고 우깁니다. 차라리 웃을까요.

일부 극렬 우파 인터넷신문은 매일같이 안철수 후보의 까대기기사를 올리며 ‘끝없이 먼지가 나온다’고 비아냥댑니다. 우주가 먼지로 이뤄졌을진대, 털어도 털어도 먼지가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

종국에 추석민심은 “대한민국 대통령은 할 사람이 없으니 공석으로 남기든지 외국에서 수입하자”고 결론을 내려야 할 판입니다. 한 네티즌이 그런 말을 했습니다. “내 생애에 박찬호와 박세리 박지성 월드컵4강과 올림픽축구 동메달, 그리고 싸이의 빌보드 1위를 볼 줄 몰랐다.”

정치 빼고는 정말 자랑스런 우리 대한민국, 성인군자말고 대통령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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