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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중견기자의 편지. 1988년 Sports Seoul 공채1기로 언론입문, 뉴시스통신사 뉴욕특파원(2007-2010, 2012-2016), KRB 한국라디오방송 보도국장. 2006년 뉴아메리카미디어(NAM) 주최 ‘소수민족 퓰리처상’ 한국언론인 첫 수상, 2009년 US사법재단 선정 '올해의 기자상' CBS-TV 앵커 신디슈와 공동 수상.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 편집인 겸 대표기자. 팟캐스트방송 ‘로창현의 뉴스로NY’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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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도 심판하고 MB도 심판하고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2-04-10 (화) 02:32:10

진보논객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말은 잘했습니다. 최근 입에 담을 수 없는 쌍소리 전력으로 논란을 빚은 나꼼수 김용민 후보(민주통합당 노원갑)에 대한 견해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털어놨는데요.

“김용민, 아무리 8년전 일이지만 발언수위가 너무 세다. 유권자들이 판단할 문제이지만 내가 지역구민이라면 김용민도 새누리당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일주일간 김용민 후보의 ‘막말’때문에 온오프라인 공간이 시끌벅적했습니다. 논란은 현재진행입니다. 야권은 김용민이 잘못을 했지만 과거 성인방송에서 했던 것이고 본인이 사과한만큼 감싸안고 가야한다는 입장입니다. 무엇보다 “사찰파문을 막말파문으로 물타기하는 MB정권의 노림수에 넘어가면 안된다”고 경계합니다.

나꼼수의 김어준 딴지그룹총수는 엊그제 서울광장에서 ‘삼두노출 퍼포먼스’를 통해 “가카가 김용민 뒤에 숨었다. 가카를 숨긴 세력에게 여러분들이 시민의식이 얼마나 높은지 보여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어준 총수의 말은 맞지만 語弊(어폐)가 있습니다. 가카가 김용민 뒤에 숨은게 아니라 김용민이 가카를 숨겨준 것입니다. 김용민의 막말은 차마 글로 쓸 수 없을 정도의 쌍소리에 불과합니다. 비록 19금의 성인방송이라고는 하나 어떻게 그런 표현을 천연덕스럽게 할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농담과 유머도 지켜야 할 선이 있습니다. 술자리 사석에 몇사람이 이죽대며 하는 淫談悖說(음담패설)도 그정도면 얼굴을 찌푸리고 귀라도 씻고 싶어집니다. 김용민 후보의 과거발언을 처음 들었을 때 ‘어떻게 이럴수가’하며 놀랐고 당연히 그의 사퇴를 예상했습니다. 사과로 넘어갈 수준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나 그는 사퇴하지 않고 완주를 선언했습니다. 이후 더한 막말들이 공개됐지만 눈물을 흘리고 참회의 표정을 지을뿐 MB정권 심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MB정권? 당연히 심판해야지요.

MB가 수십년전 국회의원 선거 나올때부터 어떻게 저런 사람이 국회의원선거에 나오나, 탄식을 했습니다. 소위 4.19세대를 자임하며 학생운동을 했다면서 특별한 비결(?)로 당대의 독재자 박정희의 눈에 들어 현대그룹에 입사했고 정주영 회장의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불도저’라는 별명답게 안하무인이었지요. 밀어붙이고 확 지를줄만 알았던 대단한 CEO덕분에 결국 현대건설은 부도처리됐는데 성공한 CEO라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정주영 회장이 국민당을 창당했을 때 당근 그 밑에서 滅私奉公(멸사봉공)할 줄 알았던 MB가 한나라당으로 가서 정회장과 선긋기를 한 이유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MB는 자격도 능력도 정치철학도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참으로 신기하더군요. 정치1번지라는 종로에서 국회의원을 만들어주고 대한민국 소통령 서울시장에, 대통령까지 뽑아주었으니 말입니다. 대통령이 뉘집 애 이름인가요?

서울시장을 하면서 그가 세웠다는 두가지의 대표적인 치적, 청계천 복원과 버스전용도로 등 교통체계를 저는 대표적인 실패작으로 꼽습니다. 눈가리고 아웅한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해선 수많은 문제점이 드러난만큼 생략하고 버스전용도로만 따져봅시다.

저는 도로 중앙을 점거한 버스정류장을 볼 때마다 울화가 치밉니다. 가뜩이나 좁은 도로 중앙에 섬같은 버스정류장을 만들어 시내 미관과 도로 모양이 볼썽사납게 망가졌습니다. 가로변의 정류장이 사라지면서 수많은 상점들과 노점상이 생계가 곤란해졌고 시민들은 버스를 타기 위해 위험한 도로를 계속 건너다녀야 합니다. 중앙을 버스가 점유하니 신호체계도 이상하게 변경됐고 사고의 위험도 그만큼 높아졌습니다. 종전같으면 쉽게 좌회전하는 길이 없어져 길게 P턴함으로써 불필요한 주행거리에 시간낭비 연료낭비를 초래했습니다. 낭비의 총량총액을 합치면 가히 천문학적 규모일것입니다.

버스운행이 빨라졌다구요? 그전엔 버스전용차로가 없었나요? 기존에 있던 전용차로를 확대실시하면 될 일을 쓸데없이 중앙을 전용차로로 만들어 불필요한 시설물을 만든 것은 자신만의 특기(?)인 건설공사판을 통해 일을 벌리는 모습이 연상됐습니다. 말많고 탈많은 한반도 대운하니, 4대강사업이니 하는 것들이 ‘공구리대통령’다운 발상 아닌가요.

747공약 기억하십니까? 대통령이 되면 매년 7%씩 성장하여, 10년 후 국민소득 4만 달러, G7 국가 진입에 이르겠다는 약속말입니다. 4년이 지난 지금 과연 어찌됐나요. 7% 성장? 4만달러? G7? 귀신씨나락 까먹는소리도 유분수지, 허황된 공약을 내걸고 경제대통령 어쩌구하는 후보를 떡하니 찍어준 지인은 이제와서 “MB 찍은 내 손가락을 뿐질르고 싶어..그때는 다 뽕을 먹었나봐" 허무객담을 늘어놓습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일개 시민으로 살아온 軌跡(궤적)만 보아도 공직자로서 절대 자격이 없는데 대통령선거가 화풀이도 아니고 노무현 밉다고 이명박을 찍었다는게 말이 되나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뉴욕타임스가 지난 대선 직전 서울발 기사에서 전한 한 시민의 말, “이명박 후보가 전과도 있고 문제가 많다는거 압니다. 하지만 노무현이 싫거든요.”

취임전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BBK사건을 비롯하여, MB를 둘러싼 수많은 의혹들은 결국 퇴임후 진실이 밝혀질 것입니다. 진중권 교수가 그러네요. “임기 끝나고, 사법적으로 해결해 무상급식의 혜택도 좀 보게 해드리는 쪽이 바람직하다”구요

이처럼 중차대한 MB정권 심판을 앞두고 쌍욕시리즈로 사찰정국을 막말정국으로 단숨에 바꿔버린 것이 김용민 후보입니다. 그 덕분에 ‘말바꾸기달인’ 손수조 ‘로봇 후보’ 박성호 ‘뺑소니토론’ 박선희 ‘밤이무서워’ 김종훈 ‘논문표절’ 문대성 등등 허다한 새누리당의 문제후보들은 물론이거니와 MB정권 심판론마저 오그라들어버린 것입니다.

김용민 후보는 파문 직후 신속하게 사퇴를 선언했어야 합니다. "이게 웬떡이냐" 쾌재를 부르는 새누리당의 전략을 봉쇄하기 위해서라도 무조건 사퇴후 다른 야권후보를 밀었어야 합니다. ‘똥싸고 매화타령한다’는 말이 있지요. 그의 옹호자들은 사퇴를 주장한 진보언론 경향신문과 프레시안을 지나치게 맹목적인 도덕주의라며 비난했습니다.

그로 인해 통합민주당의 도덕성과 명분이 심대하게 훼손되고 접전양상의 많은 지역구들이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많아졌습니다. MB심판을 내세워 사퇴를 거부하는 것은 자신만 살고 남은 죽어도 상관없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대중이 상식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저질쌍욕을 방송에서 늘어놓은 것은 변명이 필요없습니다. 그런데 국회들어가서 사과하라니요?

다른 모든 것을 잃어도 괜찮을만큼 김용민 후보의 의석 하나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만약 그렇다면 나꼼수에 열광하고 진정성을 믿은 대중들은 통렬한 궤변의 똥침을 맞은 꼴이 될 것입니다. ‘비판의 목소리야 어찌됐건 밀어부치면 되는구나. 씨바.’ 나꼼수와 김용민에게서 MB의 불도저 환영이 보이는 것은 저만의 착시현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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