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그래서일까요? 불현듯 존 케리 상원의원을 처음 만난 6년전 일이 떠오릅니다. 뉴욕 맨해튼의 한 유태계 로펌에서 베이글 조찬을 겸한 자리에서 케리 상원의원을 만났습니다. 한때 민주당의 대권주자(大權走者)로서 조지 부시와 맞대결을 한 정치거목인 그의 첫 인상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미국의 정치인들이 대체로 그렇긴 합니다만 처음 본 저에게 ‘선생님(Sir)’이라는 호칭을 깍듯이 하고 시종 겸손하고 예의바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그가 일본을 다녀간 적은 있지만 한국은 그때까지 한번도 방문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미국에게 일본이 한국보다 더 중요한 동맹국(同盟國)이라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니까 뭐라 할 것은 아니지만 호감을 주는 유력 정치인이 일본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는건 솔직히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3일 도쿄에서 미국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포함한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방위력강화 구상을 환영한다는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일본이 직접적인 공격을 당하지 않아도 적당히 핑계만 대면 선제공격 등 먼저 전쟁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본이 2차대전에서 패한지 고작 70년도 안돼 전쟁을 막는 실질적인 걸림돌을 제거한 것입니다. 평화헌법 변경을 포함,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집착한 아베 정권은 그토록 바라던 군사대국의 길을 걷게 됐으니 환호작약(歡呼雀躍)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일본의 손을 들어주며 박수를 하는 미국의 대표가 하필 존 케리 국무장관이라는 사실은 그래서 찝찝합니다. 미국이 ‘오바’하는 것이 개인적인 성향과는 무관한 것이지만 일본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호감을 갖고 있는 그이기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은 자신의 수하(手下)처럼 말을 잘 듣는 일본이 동아시아 방위의 축을 일정부분 맡게 하는 것이 이익이 된다고 생각했겠지만 일본에 대한 주변국들의 우려를 너무 간과했습니다. 그것까지는 남의 사정이라 칩시다. 그러나 자신들이 뒤통수를 맞은 과거의 교훈까지 잊고 있다는게 문제이지요.
미국이 한세기전 일본과 카쓰라 태프트 밀약을 맺고 나눠먹기를 한 것이나 중국과 북한핵의 위협을 핑계로 미일동맹을 강화한 작금의 행태는 오십보백보의 상황입니다. 아시아를 집어삼킨 일본이 진주만공격으로 미국을 침략한 것처럼 언제 포식자의 DNA를 드러낼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틈만 있으면 과거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의 무엇을 믿고 “동북아 한 축은 네가 지켜라”고 망나니 칼을 쥐어주는지 답답합니다. 진정성 있는 참회와 배상을 하지 않는 일본이기에 언제고 신제국주의 미치광이들에 의해 제2의 난징대학살, 제2의 강제위안부, 제2의 바탄 죽음의 행진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을 하겠습니까.
이미 그러한 조짐은 제국주의 망령이 덧씌워진 아베 정권에게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베는 위안부문제에 대해 일회성 사과를 한 고노 관방장관 담화조차 부인하고 영구적인 전쟁포기를 선언한 평화헌법을 개정함으로써 전범가문의 후예(後裔)다운 마성(魔性)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아베의 충격 퍼포먼스 릴레이를 기억하십니까. 등번호 96번의 야구유니폼을 입고 득의만면 미소를 지었는가하면 자위대를 찾아 731번이 새겨진 전투기에 탑승한 채 실눈을 뜬 채 엄지손가락을 올리는 작태를 벌였습니다.

두개의 숫자는 무엇을 상징했을까요. 일본의 평화헌법의 개정절차규정을 명시한 96번 조항. 2차대전당시 저 악명높은 생체실험 연구소 731마루타부대. 세계는 아베를 통해 평화헌법을 개정해 전쟁을 일으켜 마루타부대를 이끄는 악마의 부활(復活)을 목도(目睹)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연의 일치였을까요. 차라리 로토 당첨 번호가 맞아떨어진거라고 우기는게 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존 케리는, 버락 오바마는, 미국은 그런 자의 손을, 정신줄을 놓으려는 일본의 편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지나친 과민반응이라구요? 우리는 피해당사자라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지 못한다구요? 오늘 뉴욕타임스의 기사에 달린 미국 등 제3국 네티즌들의 의견을 소개합니다.
‘전쟁할 수 있는 나라 일본?’ NYT독자들 우려 일색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행사를 인정한 것이 오바마정부에 ‘한국의 우려’라는 난감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4일 군사적 팽창을 위한 일본의 노력이 동북아지역 방위비 분담이라는 이익을 미국에 가져오지만 또다른 중요한 안보파트너인 한국의 경계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특히 아베를 포함한 일본의 지도자들이 한국 여성들이 과거 일본군국주의 군대에 의해 성노예로 끌려간 사실을 부인하는 것이 많은 한국인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며 과거 역사 문제를 제기했다
신문은 “이 때문에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아주 낮은 단계의 군사적 협조를 맺도록 하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북한핵의 위협이라는 공통된 위협에 대한 미국과 일본, 한국의 3자간 협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미국이 일본 아베정권에 힘을 실어준 것에 대해 뉴욕타임스의 독자들은 대부분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계 독자인 카이 샤오센은 “미국은 동아시아의 주요 국가들을 적대하도록 하는 바보짓을 했다. 댜오위다오(釣魚島)는 중국만이 아니라 대만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이 전략적 요충지인 대만의 지지를 잃는다면 중국은 대만과의 통일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이 점은 한국에도 마찬가지다. 아베는 더 바보다. 중국이 반일감정으로 일본자동차를 태워버리면 밥을 굶게 될거다“라고 지적했다.
뉴저지의 피터 브루스는 “중국과 일본이 주변국과 영토분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라. 중국은 20개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지만 단지 4-5개국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일본은 러시아와 남북한 중국 대만 등 국경을 마주한 5개국 모두와 영토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꼬았다.
독일계 독자 본 헤틀린겐은 “미일동맹으로 중일관계는 긴장이 고조될 것이다. 2주전 중국은 1931년 일본의 만주침략을 되새기는 기념식을 가졌다. 아베는 군사주의를 추구하는 헌법개정 대신 잔혹한 과거 역사를 반성한 독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제파니아 발루사는 “중국은 미국에 군사적 위협이 아니다. 미국은 그리스의 실용적 역사가인 투키디데스의 덫에 빠져 우리 모두를 다치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캐나다 독자 밥 스미스는 “아베는 극단적인 우파다. 헌법을 바꾸고 군사력을 기르고 위안부역사를 부정하고 섬을 도둑질하고 난징대학살을 부인하고 교과서 왜곡을 하고 있다. 2차대전 악명높은 전범의 후손인 아베의 가족사를 보면 그가 왜 극단적으로 나가고 일본의 군사력을 팽창하는데 중국을 이용하는지 알 수 있다. 아베정권을 지원하는 미국은 2차대전에서 일본과 싸운 것을 잊어선 안된다. 언젠가 아베는 그러한 군사력을 과거를 복수하는데 쓸 것이다. 일본군국주의라는 악의 부활을 경계하라”고 경고했다.
펜실베니아의 제니 PC는 “전쟁은 분쟁을 해결하는 해결책이 아니다. 미국이 알아야 할 것은 댜오위다오 문제로 일본과 중국이 전쟁하면 한국과 싱가포르 대만을 포함한 아시아 대부분이 미국과 일본의 반대편에 설 것이라는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4-12-02 10:09:22 뉴스로.com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