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부 최초의 한국영화 큐레이터이자 문화기획가로 활약한 한동신 전 ‘오픈워크’ 대표를 추모하는 헌정(獻呈)영화제가 26일 낮 12시 뉴욕 맨해튼에서 열립니다.
뉴욕한국영화제(KAFFNY) 조직위원회가 24일부터 26일까지 여는 제7회 뉴욕한국영화축제의 일환으로 ‘한동신 헌정영화 상영회’를 기획(企劃)한 것입니다. 행사장은 맨해튼 12가 2애버뉴 ‘시네마 빌리지 이스트’로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 불명(Address Unknown)’이 헌정작품으로 상영됩니다.
‘수취인불명’은 지난 2008년 고인의 기획으로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린 김기덕감독 회고전이 열렸을 때 상영된 14편중 하나로 2001년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된 바 있습니다.
뉴욕한국영화제는 1.5세와 2세 한인영화인들 주도로 지난 2007년 창설됐으며 영화전문 웹진 스크린 PR이 “뉴욕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제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주에서 특정인을 추모하는 헌정영화가 상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여대와 서강대 대학원을 마치고 도미, 컬럼비아대 대학원을 졸업한 한동신 대표는 80년대부터 한국 영화를 뉴욕 등 미 주류사회에 알리는데 앞장선 주인공입니다. 한국영화가 유럽권의 국제영화제를 통해 알리는 제한된 방식이 아닌 미주를 순회하는 한국영화제를 기획하고 주요 감독 회고전을 여는 등 본격적인 큐레이팅 시스템을 도입해 주목을 받았지요.
지난 1994년 MoMA와 함께 미주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한국 영화 10년 1983-1993’ 행사를 기획해 당대 최고의 흥행작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를 비롯, ‘칠수와 만수’ ‘성공시대’ ‘우묵배미의 사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을 선보여 한국영화 불모지(不毛地)였던 미국에서 한국영화의 개척자로 ‘한류’의 싹을 틔웠습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1996년 열린 ‘신상옥, 임권택, 유현목 회고전’, 2002년 ‘신상옥 감독 회고전’, 2004년 ‘임권택 감독 회고전’ 등을 잇따라 기획해 한국영화와 거장 감독들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세계적인 현대미술관인 MoMA가 한국 영화와 돈독한 관계를 맺게 된 데는 온전히 한동신 대표의 역할 덕분이었습니다.
국내에서도 2007년 제정된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래머 겸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는 등 한국과 세계 영화계를 이끌어가는 미국과의 가교(架橋) 역할을 맡았지요.
한동신 대표는 비단 영화 발전에만 헌신한게 아닙니다. 91년 종합문화기획사 오픈워크를 설립해 20여년간 북미 지역에 공연, 전시 등을 열어 최은희, 김지미, 고은정, 박완서, 안숙선씨 등 쟁쟁한 한인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여성포럼을 개최하는 등 독보적인 문화기획가로 활약했습니다.
특히 2004년 황우석 박사가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무렵 뉴욕에 초청해 가진 강연회는 미국과 한국에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황우석 박사 강연회에 관한 일화는 뉴스로에 연재된 ‘한동신의 사람이 있었네’에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그이는 재기발랄(才氣潑剌)하고 사람냄새 가득한 필치로 뉴욕중앙일보 등 한인매체에 활발히 글을 기고했습니다. 2010년부터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와 인연을 맺고 고정 칼럼 ‘한동신의 사람이 있었네’와 와이드 인터뷰 ‘한동신이 만난 사람’을 연재해 인기를 끌었습니다.
미 주류시장에서 한국 예술문화가 연착륙 할 수 있도록 무한 애정을 다해 온 그이였습니다. 그러나 문화기획가로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던 중 2013년 1월 7일 불의의 열차사고로 유명(幽明)을 달리 했습니다.
‘한동신 헌정 영화 상영회’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4-12-02 10:09:22 뉴스로.com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