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창현의 평양오딧세이(22)
천리마동상과 주체사상탑, 개선문 등 평양에 있는 대표적인 조각품과 벽화, 기념물은 중구역에 위치한 만수대창작사 예술가들의 집단 작품이다. 1959년에 설립된 만수대창작사는 조선화, 유화, 조각, 공예, 수예 등 등 13개의 창작단에 인민예술가와 공훈예술가들을 網羅(망라)한 1,000명의 예술가가 있고 3,000명의 종사원들이 있다. 예술가들의 대부분은 평양미술대학의 졸업생들이다.
인민예술가와 공훈예술가들을 위한 개별 창작실과 10∼20명 단위로 집체작업을 하는 창작실 등 60여개의 창작실이 있다. 북한 특유의 사회주의 문화예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 판매관도 있다. 1층은 사진촬영이 허용됐지만 2층은 공훈예술가와 인민예술가의 작품들만 전시하고 촬영 또한 금지하고 있다.
가격은 예술가의 명성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서방 미술작품보다는 훨씬 헐했다.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했는데 극우진영에서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한게 아니냐고 시비를 걸어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말인즉 안보리가 만수대 창작사의 해외 동상이나 조형물 수출이 북한의 핵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 있다며 금지했는데 문 대통령이 만수대창작사에 간 것을 홍보에 이용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남북이 평화하겠다고 두 정상이 역사적 만남을 가졌는데 예술기관 방문을 안보리 결의 위반이 아니냐는 상상력은 대체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아무리 극우라지만 그렇게 굳어진 뇌로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북에선 만수대창작사를 최고 예술가들이 모였다는 자부심과 사회주의 예술의 ‘롤모델’로 자부하고 있다. 이를 ‘외화벌이 수단’으로 폄하하는 왜곡된 시각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번 방문길에 김철, 김홍광 공훈예술가와 문정웅 인민예술가의 창작실을 들러 대화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본래 사진 촬영이 안되는데 이들 예술가들의 호의로 미완성 작품을 배경으로 기념사진까지 찍을 수 있었다.
넓직한 화실을 홀로 쓰는 김홍광 미술가는 ‘해금강’을 그리고 있었다. 다소 서구적 분위기의 油畫(유화)가 인상적이다. 김철 예술가는 백두산 호랑이 그림으로 잘 알려진 주인공이다. 당장이라도 벽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생생한 호랑이 그림이 일행을 압도했다.
북에서 높은 명성을 자랑하는 문정웅 인민예술가는 예술학박사 타이틀을 갖고 있다. 거장 답게 벽 한면 전체를 차지하는 초대형 금강산 산수화를 그리고 있다. 지금쯤 마무리 되었을까. 대작의 공개가 기다려진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창현의 뉴욕편지’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