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한국에 온 LA의 통일운동가 최재영목사님이 페북에 이런 글을 올렸더군요.
<제가 이런 나라에서 왔어요>
*지난 한해 독감 사망자 1만명
*지난 한해 독감감염자 1500만명
*지난 한해 독감합병증 입원환자 14만명
*지난 한해 약물중독 사망자 7만명
*2017년도 총기사망자(사고사&자살자) 4만명(정확하게 3만9,773명)
이상 미국질병통제센타(CDC) 통계
그래서 그런지 미국인구 10만명당 심장병사망이 163.6명이나 된다. 미국인들은 이번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외출시나 실내에서 거의 마스크를 안쓰고 지낸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 강도나 아주 이상한 사람으로 보는 정서가 있다. 그나마 코리아타운의 한인들이나 간혹 마스크를 쓰는 정도이다. 오늘 한국에 와서보니까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99.99%, 반면 미국은 안쓴 사람이 99.99%~~~ 내가 이렇게 살아서 한국을 다시 방문한게 참으로 용타 ㅎ
최목사님 말씀대로라면 이렇게 위험한 미국을 지난 3일 코로나19 와중에 들어갔지 뭡니까.
한국은 현재 100여개국에서 입국거부를 하거나 통제를 하고 있는데요. 하필 미국에서도 이날부터 한국발 승객들에 대해 입국시 강화된 절차를 적용할거라고 해서 조금 긴장이 되더군요.
인천공항에 도착해서부터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사람들이 없었거든요. 체크인카운터에 늘상 보이던 긴 줄은 사라지고 드문드문 한두명이 섰는데 오픈된 카운터가 달랑 두 개. 이 큰 공항이 갑자기 적막(寂寞)해 보이더군요.
그런데 앞에 있던 어떤 중년의 아주머니가 공항 직원에게 마스크 때문에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마스크를 화물용 짐에는 단 한 장도 넣으면 안된다는 규정때문입니다. 휴대용 짐에는 가능하지만 수량이 많으면 통관이 제한된다는군요.
요즘 마스크 대란이 벌어져 가지고 나가는 것을 제한하는 것인데 문제는 이런 사실을 승객들이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죠. 덕분에 화물용 짐에 마스크를 넣은 사람들은 가방을 뒤져 빼야하는 수고를 해야 했습니다.
승객들이 너무 없어서 잘하면 비행기에서 누워가겠다 싶었는데요. 대한항공 관계자 얘기가 오늘 비행기도 평소보다 작은 250인승이고 총 승객 150여명중 환승이 140명이라고 하네요. 저처럼 한국서 뉴욕으로 직행하는 승객이 10명 남짓이라니 공항이 파리를 날릴 수 밖에요. 이 난국에 무슨 여행이겠습니까.
사실 저도 코로나19가 조금 진정이 된후에 떠날까 고민도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오래 뉴욕을 비워둔데다 혹시라도 늦게 떠났다가 미국에서 아예 입국 금지 내지는 14일격리라도 시행하면 더 낭패겠다 싶었습니다.
순식간에 수속을 마치고 출국 대기장으로 나갔습니다. 늘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던 면세점도 썰렁했습니다. 게이트에 도착해보니 또한가지 특이점이 보였습니다. 환승객중에 중국인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우리보다 더 많은 나라에서 중국발 승객에 대해 입국금지를 하는 터라 아예 방~콕하는 것이겠지요.
발열체크는 비행기 탑승 직전에 하더군요. 열감지 카메라 앞을 지날 때 이상이 없으면 따로 발열검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승무원들은 모두 마스크로 중무장했지만 승객들은 외국인들이 많아서인지 안한 사람이 훨씬 많았구요.
열네시간 그것도 밤비행기를 타고 가는지라 혹시라도 컨디션이 나빠져 열이 난다든지 하면 큰일이라 잠을 청했습니다. 좌석 여유가 있는게 다행이었지요.
예정보다 30분 정도 일찍 뉴욕 JFK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릴때부터 발열체크를 하지 않을까하는 예상은 여지없이 어긋났습니다. 여러 도시에서 날아온 승객들은 평상시와 똑같이 입국장에서 모였습니다.
한국에서 온 승객들은 여권을 확인하고 체크할까 생각했지만 이것도 예상 밖이었습니다. 입국대기장엔 사람들이 평소보다 훨씬 적어 줄도 서지 않고 바로 심사대에 갔습니다. 질문은 달랑 두 개 ‘얼마나 나가 있었나요?’ ‘직업이 뭔가요?’ 하고 끝이었습니다. 30초만에 통과라니. 그동안 무수히 많이 입국 수속을 했지만 단연코 이날이 가장 빠른 기록이었지요. ^^
결론은 미국 들어올 때 코로나19 때문에 문진을 한다든지, 발열체크를 한다든지 하는 절차는 전혀 없었습니다. 너무 싱겁게 들어와 다행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더군요. 이렇게 허술하게 해도 되나?
한국에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없었는데 미국은 공항에서도 일부 근무자들만 썼을뿐 마스크맨을 구경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다음날 볼일을 보러 DMV(차량국)에 들렀습니다. 역시나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한명도 없더군요. 솔직히 사람들이 많아서 마스크를 끼고 싶었지만 되레 착용하면 사람들이 경계할까 싶었습니다. 아이러니한 일이죠. 한국에선 사람들 눈치 보느라 마스크를 끼는데 미국에선 눈치가 보여 마스크를 못끼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미국사회가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뉴욕과 뉴저지에서 확진자가 한명씩 발생했다는 소식때문인지 걱정스런 말들을 많이 하니까요. 그런데도 마스크 착용하는 사람은 찾기 힘든 반면에 정작 마트에서는 사재기 소동이 일어나니 그것도 신기합니다.
미국에서 사재기는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가 예고되면 가끔 있는 일인데, 코로나19 때문에 생필품 조달이 제대로 안될까봐 그러는걸까요. 아니면 외출하기 힘든 상황이 될까봐?
아직 미미한 숫자의 확진자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중국과 한국 등의 코로나19 사태를 연일 뉴스로 접하고 평소 바이러스나 좀비를 다룬 재난영화를 많이 본 탓에 불현듯 공포감이 몰려오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그런 한편으로 아직은 허술하기만 한 공항의 방역절차가 이해가 안가는군요.
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많은 언론들로부터 코로나19에 대해 이상적인 대처를 하고 있다며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빠르고 과학적인 진단방식, 투명한 정보공개, 국민들의 침착한 대응 등 제가 봐도 믿음직스럽습니다.
지금까지 발생한 사망자도 기저질환이 있는 노령자가 대부분입니다. 확진 판정을 받아도 중태에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 자가면역력을 높여 완치되고 있습니다. 메르스나 사스에 비하면 훨씬 낮은 치사율입니다.
이런 추세로 일일 확진자수는 점점 줄어들테고 3월안에 희망 조짐이 보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기대해 봅니다. 드라이브인쓰루 검진시스템과 진단키트, 치료노하루 등 한국의 경험과 지식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에 희망을 안겨주고 한국의 국가신인도는 더욱 올라갈 것입니다. 이쯤되면 코로나19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창현의 뉴욕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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