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친인척 관계가 아닌 보통의 미국인중 한국을 열렬히 사랑하고 지지할 사람이라면 누가 있을까요. 그런 이들이 수만명에 달한다면 한국으로선 미국민의 여론(與論)을 주도할 수 있는 든든한 원군(援軍)이 되지 않을까요.
지금 미국엔 그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바로 한국전 참전용사들입니다. 한국전쟁 참전 미군은 연인원이 무려 520여만명에 달하니다. 이중 사망자가 3만4천여명에 실종 및 포로가 1만5000여명, 부상자도 10만명이 넘습니다.
아무리 작은 마을을 가도 한국전 참전용사를 만날 수 있을만큼 이들은 미 전역에 퍼져 있습니다. 제가 살았던 뉴욕시 교외의 인구 5000여명의 작은 마을인 답스페리에서도 한국전에서 전사한 4명의 참전용사를 추모(追慕)하는 기념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자신들이 피를 흘려 지킨 한국이 미국의 5대 교역국으로 성장하고 자유민주주의 기반속에 세계 12위 경제대국으로 발전한 것에 참전용사들은 무한한 자부심과 애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6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급격히 숫자가 줄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에 비해 생존용사들은 30% 이상 감소했고 지금 생존용사들의 평균연령은 80세로 추정됩니다. 한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참전했고 평생 한국의 열렬한 옹호자(擁護者)였던 그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고 멸실(滅失)되어가는 이들의 자료를 모아 ‘한국전 디지털 추모박물관’을 세워 지속적으로 한국의 지지자들을 유지 발전시켜야 만들어야 한다는 재미 학자가 있습니다.
시라큐스대 정치학과 한종우 교수가 주인공입니다. 그와 한국전 참전용사들과의 인연(因緣)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재직중인 시라큐스대에서 이 대학출신 고 한표욱 주영대사를 기리는 한미현안 강좌시리즈에 뉴욕중부의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참여하며 디렉터였던 한 교수와 친분을 쌓게 됐습니다.
2005년경 이들은 참전당시 사진 등 기록물들을 한 교수에게 들고와 “우리가 죽은 다음에도 이 자료들을 후대에 남길 방법이 없겠느냐"고 제안한 것이 디지털 추모박물관 설립의 단초가 됐습니다.
보통의 박물관 설립은 너무 비용이 많이 들고 효율성도 적은만큼 웹 상에 체계적인 한국전참전 박물관 사이트를 만들기로 한 것이지요. 한 교수는 “참전관련 웹사이트는 기존 것도 많지만 대부분 재향군인회 성격이고 개인기록까지 망라(網羅)한 사이트는 없습니다. 디지털 메모리얼 박물관은 참전용사들의 모든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입력해, 구글 야후와 같은 서치기능을 가미한다는 계획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디지털 추모박물관을 통해 ‘잊혀진 전쟁’이라는 한국전쟁을 참전용사들의 눈으로 재조명하고 되새기며 참전용사들의 가족과 후손은 물론 , 미국의 보통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미국 내 ‘친한여론’ 주도층이 될 것"”라고 기대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디지털 추모박물관은 예산확보를 하지 못해 진전(進展)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초기에 관심을 표했던 한국정부의 지원이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았고 민간차원의 관심도 적은 탓입니다. 숙명여대 문형남 교수가 인솔한 학생들이 모아온 성금 1000달러가 전부라고 하는군요.
물론 한국정부는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보답하기 위해 이들과 가족들을 초청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비용이 많이 들고 한계가 분명한 참전용사 초청 프로그램 보다는 참전용사의 자료들을 영구히 보존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한미관계의 지속적인, 그리고 체계적인 친한(親韓)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뜻있는 이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지금 이순간 고령(高齡)의 참전용사들이 한달에 평균 1000명이나 타계한다고 합니다. 한 교수는 “참전용사들의 소중한 자료와 증언들을 모으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 답답하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
그는 “200만 명이 죽거나 부상당한 한국전쟁을 통해 만들어진 한미동맹의 기본은 누구도 부인 할 수 없습니다. 엄청난 피를 흘려서 구축된 한국과 미국의 동맹관계가 변함없이 유지되기 위해선 참전용사를 통해 미국의 여론 선도층을 유지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라고 재삼 강조했습니다.
한종우 교수는 2002년 시라큐스대와 북한 김책공대와의 역사적인 학술교류를 시작한 주역으로 정보통신 기술이 정치, 선거, 정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와 강의를 주로 해왔습니다. 뉴욕유일의 한인라디오방송 라디오코리아(AM1660)에서 매주 미국정계를 해부하는 고정칼럼도 맡고 있습니다.
***************************************************
위의 글은 제가 2008년 12월1일 뉴시스 통신사를 통해 송고한 기사를 경어체(敬語體)로 손질한 것입니다. 2008년 기준, 참전용사의 평균연령이 80세였으니 6년이 지난 지금 86세가 된 셈입니다.
위에 언급한바대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연인원만 520만명에 달하지만 6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이제 생존 참전용사들은 얼마 남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한국전쟁이 ‘잊혀진 전쟁’이 되지 않고 역사의 교훈(敎訓)으로 남기 위해선 자료보전이 가장 중요하며 무엇보다 이들 생존 참전용사들의 생생한 증언과 자료들이 무엇보다 소중할 것입니다.
2008년 인터뷰 당시 한종우교수는 고령의 참전용사들이 하나둘 세상을 등지기 전에 디지털박물관을 세워야 한다며 동분서주 했습니다. 한 교수의 지극한 노력에 호응하는 목소리들이 일어나면서 마침내 재단 설립이 가시화되었고 2012년 한국전쟁 디지털기념관(www.kwvdm.org)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한종우교수는 한걸음 더 나아가 참전용사 가족과 후손들로 하여금 한국전쟁 참전의 유업(遺業)을 잇게 하고 이들이 세계속의 친한파 인사들이 되도록 하는 의욕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그 결실이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이었던 지난해 한국전쟁 참전용사 청년봉사단(Korean War Veterans Youth Corps)으로 조직되었습니다.
지난해 7월 첫 컨벤션이 워싱턴 DC에서 개최되었고 올해 ‘한국전 참전용사 청년봉사단’ 컨벤션이 더욱 큰 규모로 25일부터 28일까지 워싱턴 DC에서 열립니다.
한국전쟁디지털기념재단(KWVDM)은 한국전쟁의 전체적 유업(Legacy)을 잇자는 취지로 올들어 이름을 한국전쟁유업재단(KWLFI)으로 개칭 등록하고 주한미군 퇴역 및 현역들의 인터뷰와 주한미군의 역할과 JUSMAG-K(미군사고문단)이 대한민국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의 발전에 공헌한 부분을 역사적으로 조명(照明)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처음 열린 컨벤션에선 참전용사와 가족, 후손 등 총 45명이 참석한 가운데 참전용사 인터뷰와 역사적 자료 발표 등 ‘한국전 참전용사 유업 워크숍’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정승조 합참의장과 김정훈의원이 참석했고 밴플리트 장군의 손자가 연설도 하였습니다.
올 컨벤션은 보훈처와 팬택 씨엔아이(Pantech C&I)의 후원 아래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터키, 호주, 뉴질랜드, 태국, 필리핀, 콜롬비아, 그리스, 에티오피아, 스웨덴 등 13개국 참전용사 후손들이 참가함으로써 등 명실공히 글로벌 조직으로 거듭나게 됐습니다.
25일 버지니아 하얏트 알링턴 호텔에서 열리는 개회 만찬(晩餐)에는 맥아더장군 대변인 출신의 에드워드 로우니 예비역 장군과 윌리엄 웨버 한국전추모재단 이사장, 살 스칼라토 미참전용사협회 뉴욕지회장, 노만 샴페인 한국전쟁유업재단 사무총장, 래리 키나드 미참전용사협회장 등과 참전용사 후손 가족들 100여명이 참가할 예정입니다.
개회연설은 보훈처의 최안근 차장과 주한미군 사령관을 역임한 존 틸레리 주니어 예비역 장군이 맡게 된다는군요.
26일과 27일엔 미국 역사교과서의 한국전쟁 부분 확충(擴充)을 위한 특별한 시간이 마련돼 눈길을 끕니다. 참석한 참전용사 후손들이 미 고교 역사교과서의 한국전쟁에 관한 부분을 조사 발표하고 C-SPAN 아메리칸 히스토리팀이 진행하는 인터뷰 실습 강의를 받게 됩니다.
현장에는 10여분의 참전용사들이 나와 실제로 이분들이 인터뷰도 하게 되는데요. 앞으로 각자의 고장에서 참전용사들을 인터뷰하여 그 자료들을 중고교 역사시간에 직접 활용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참전용사 자녀와 손자들이 할아버지를 인터뷰하거나 같은 타운의 참전용사들을 직접 인터뷰하여 그 자료들을 보전, 활용할 수 있으니 교육도 하고 효율성도 만점인 ‘일석삼조(一石三鳥)’의 아이디어인 셈입니다.
이날 조지아 리버 리지고교의 역사교사 사만타 프레이저와 캐스린 리커가 주제 발표를 할 하게 됩니다. 사만타 프레이저 교사는 한국전쟁 참전으로 코리안서비스 메달 등 10개의 무공훈장을 받은 해롤드 메이플스 참전용사의 손녀이기도 합니다.
한국전쟁 정전기념일인 27일에는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방문하고 링컨 메모리얼에서 촛불 추모행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28일엔 펜타곤 견학과 총회(總會)로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한국전쟁유업재단의 한종우 이사장은 “참전용사들은 대한민국 최대의 전세계적 친한국 여론 선도층입니다. 한국전쟁의 역사적 유업을 잇는 후손들의 조직을 미국 등 21개 참전국으로 확대해 참전용사들의 희생(犧牲)을 기리고 대한민국의 공공외교와 ‘지구촌 자유동맹(Global Freedom Alliance)’의 가치를 구현하는데 이바지하고자 합니다”라고 포부를 보였습니다.
한국전쟁유업재단이 운영하는 디지털 기념관(www.kwvdm.org)엔 현재까지 참전용사들의 인터뷰 약 300건과 6000여점의 소장(所藏) 자료가 데이터베이스로 구축(構築)되었습니다. 정말 귀중하고 흥미진진한 자료들이 많이 있습니다. 네티즌 여러분께서 많은 방문과 관심을 기울여주시길 희망합니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4-12-02 10:10:47 뉴스로.com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