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환경은 개선됐지만 네일미용사들의 수입은 줄었다?
지난 5월 대대적인 탐사보도로 네일업계를 뒤흔든 뉴욕타임스가 보도 이후 달라진 모습을 조명하는 후속기사를 올렸습니다.
뉴욕타임스는 16일 인터넷판에 "네일살롱 종업원들의 인권착취와 화학약품의 안전성을 진단하는 탐사보도이후 몇가지 중대한 변화가 있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최저임금에 못미치는 급여를 받던 종업원들의 대우가 좋아지고 마스크와 장갑 등 안전장비들도 대부분의 업소들이 갖추게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종업원들도 자신들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늘어났고 고객들의 관심도 증가했습니다.
반면 오버타임 수당을 주지 않으려고 근무시간을 줄여 결과적으로 수입이 주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네일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외면하는 손님들이 늘고 가게 운영이 어려워지는 문제도 확산되고 있구요. 현실에 맞지 않는 강화된 규정의 문제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롱아일랜드 네일살롱의 미용사 펭 수는 "타임스 보도이후 시급이 6달러에 8달러로 올라 최저생계비 수준이 됐다. 화학약품을 취급할 때 쓰는 장갑과 마스크, 고글도 비치됐다"고 밝혔습니다.
많은 업소에서 종업원들은 이전에 없었던 '점심시간'의 호사(豪奢)를 누리고 있습니다. 웨체스터카운티 업소의 미용사 모레노(39)는 "전에는 배고파도 업주가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밥먹을 시간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우리가 '이제 밥을 먹겠다'고 하면 주인이 손님에게 '미용사가 점심을 먹도록 5분만 기다려 달라"고 부탁한다"고 말했습ㅂ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는군요.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의 한 네일살롱은 오버타임 수당을 주지 않으려고 저녁손님을 더 이상 받지 않고 있습니다. 정시에 퇴근하게 된 종업원들은 처음엔 좋아했지만 손님이 줄어든만큼 자신들도 주4일만 일하도록 시간이 조정돼 결과적으로 수입이 줄어든 상황입니다.
이 업소의 한 종업원은 "뉴욕타임스 기사가 우리들을 도우려고 한 것을 안다. 하지만 일부 종업원들은 더 나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제 그들은 저녁시간 집에서 밥을 짓거나 다른 파트타임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타임스의 보도이후 뉴욕주는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의 지시로 강화된 규정을 발표하고 특별단속팀을 구성, 지금까지 755개의 네일살롱을 조사해 1799건의 위반사례를 적발했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최근 100개 업소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두달간 네일살롱의 40% 이상이 뉴욕주가 요구한 최저임금액 등을 명시한 '종업원 권리장전'을 가게 내에 게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화학약품 취급시 장갑 착용 조항을 지킨 업소도 15개, 마스크 착용은 24개에 불과했습니다. 이중 3곳만이 제대로 된 병원용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뉴욕주정부는 지난 두달간 임금미지급이나 규정이하의 임금을 준 63건의 위반사례를 적발했습니다. 이전엔 연간 24-36건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보도 전 1년간 이같은 조사는 단 한 차례, 29개 업소를 대상으로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타임스는 "1년전 조사와 비교할 때 매니큐어와 페디큐어 가격은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 달리 말하면 업주들이 종업원들에게 더 높은 임금을 줄 수 있도록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부 종업원들은 새로운 규정에 반발하기도 합니다. 안전장비가 불편하고 고객들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부는 보호구들을 서랍속에 넣고 사용하지 않다가 단속반이 오면 꺼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88가 2애버뉴의 한인 네일살롱 종업원은 "항상 고글과 마스크를 쓰고 있을 수 없다. 우리들 일은 그정도로 위험한게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주정부도 화학약품을 취급할 때 착용하도록 한 수술용 마스크는 호흡기상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 한해 쓰도록 규정을 완화했습니다.
종업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지 고객들이 질문하도록 한 주정부의 독려(督勵)도 초기엔 호응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다만 많은 고객들은 종업원들에게 팁을 5-15% 가량 더 많이 주고 있으며 현금으로 지급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네일살롱의 비윤리적인 행위가 싫어서 더 이상 이용하지 않는다는 고객들도 늘었다고 합니다. 여름철로 접어든 6월은 네일살롱의 성수기(盛需期)이지만 많은 업소들의 경기가 좋지 않습니다. 어퍼이스트사이드 샹그리라 살롱의 업주 롱 가오는 "비즈니스가 심각하게 타격을 입었다. 월 1만달러의 렌트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문을 닫을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한인사회의 항의에 대해서는 일언반구(一言半句) 말이 없습니다. 지난 기사에서 타임스는 한인업소들이 종업원들을 인종별 계급제로 나눠 대우한다는 내용과, 일부 업소의 노동권 침해 사례를 한인업소 전체의 문제로 보이게 해서 한인사회의 격렬한 항의를 받았습니다.
네일업계에 대한 뉴욕타임스의 문제제기는 온당하지만 한인사회의 반론도 합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한인사회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가한 기사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것은 뉴욕타임스 답지 않다"는 한인독자의 항의를 되새겨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