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길을 나서는데 뜻밖의 장면을 보게 되었다. 시내로 들어오는 방향으로 차들이 밀려 있는 것이다.
놀랍게도 평양에서 交通滯症(교통체증)이 벌어지고 있었다. 최근 수년간 차량이 급격하게 늘어 출퇴근 시간 일부 구간에선 이처럼 교통체증 현상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평양에선 평일 짝홀수 운행을 시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 짝홀수제를 시행하고 있다는게 뜻밖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구간에선 차들이 밀린다는게 신기했다.
안내 김선생은 한술 더 뜬다.
“자가용은 일요일엔 못나오게 돼 있습니다. 물론 병원에 가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나올 수 있지만 일요일은 쉬는 날인데 뭣하러 차 몰고 나오냐 이겁니다.”
아침에 펼쳐지는 평양의 진풍경중엔 ‘엄마 부대’들이 있다. 사람들과 차량이 많은 사거리에서 수십명의 여성들이 모여 붉은 기를 펄럭이고 북을 두드리는 장면이다.
“저분들이 뭐하는 뭔가요?”
“경제선동입니다. 녀성들이 일나가는 사람들 열심히 잘 하고 돌아오라고 격려하는 겁니다.”
북녘의 엄마 치어리더들인 셈이다. 일행중 한 사람이 품평을 한다
“엄마들의 이런 선동(?)은 참 좋네요.”
평양은 아주 깨끗한 도시다. 청결도를 따지자면 세계에서도 손꼽을만하다. 비단 평양이 아니더라도 시외곽이나 작은 마을 주변을 갈 때 살펴보면 다른 나라 도시에 비하면 상당히 깨끗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침이든 오후든 길에서 빗자루질을 하는 주민들도 자주 보였다.
북에선 모든 도로에 마을 단위로 책임 구역이 있어서 주민들이 돌아가며 청소를 하고, 자잘하게 보수할 일이 있으면 자체적으로 한다. 물론 청소원이 없는게 아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자기 학급의 美化(미화)를 학생들이 책임지듯 평소에 작은 청소들은 주민들이 직접 맡고 있다.
사실 모든 도로를 마을별 담당제로 관리하면 쓰레기를 멋대로 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 집 길을 내가 치우는데 누가 지저분하게 하겠는가.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창현의 뉴욕편지’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