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요크샤테리어와 푸들이 섞인 요키푸 암컷 강아지가 하나 있는데 이름은 코코(CoCo), 미들네임 샤넬(Chanel) 그리고 패밀리 네임이 리(Lee)다.
단지 명품을 좋아하는 사치와 허영으로 가득 찬 견주(犬主)가 막 지은 이름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실은 오랜 수명을 자랑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코코도 그런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작명(作名)을 잘 하는 선배가 만들어 준 아름다운 이름이다.
강아지는 반려동물(伴侶動物)이라고 불리며 친구와 같은 존재로 인간의 사랑을 받고 특히 미국은 ‘동물의 천국’ 같지만 최근에는 사회적인 문제와 첨예한 대립 등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게 현실이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Dog Friendly building으로 옥상에서 수많은 코코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며 산책시키기 적합한 곳으로 나 역시 이곳에 자주 올라가곤 한다.
이 곳에서 만난 대부분의 미국인 견주들이 코코를 보고 묻는 첫 마디가 중성화수술(中性化手術)을 했냐는 질문이다. 여기서부터 나의 딜레마도 시작되었다.
단순히 중성화라는 것이 불임수술(생식기능 제거)이라고만 생각한다면 인간이 해서는 안될, 신의 섭리(攝理)를 거스르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애완견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함이라고 한다면 고개가 끄덕여 지기도 한다.
생식기 질환을 예방하고 암컷의 경우 자궁축농증, 유방암, 난소종양의 발병 확률을 줄일 수 있고 수캐의 경우 전립선염, 성적욕구불만으로 부터 오는 공격성 성향이 줄어든다고 하니 반려동물과 더 오래동안 함께 하고 싶다면 시술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 된 일이라고 하는데 첨예한 대립은 선택이 아닌 법으로 지정, 의무화된 몇 가지에서 출발한다.
미국에서 LA와 같은 대도시는 물론, 콜로라도에서도 중성화수술이 법적으로 강제되어있기 때문에 견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게 쟁점이다(다행히 뉴욕에는 그 법이 아직 없다).
국가적 차원에서 질병을 가진 유기견(遺棄犬)끼리의 교배로 늘어나는 강아지 수와 버림받고 학대 당하는 동물들, 3일에서 5일 정도 쉘터에 데리고 있다가 안락사(安樂死) 시켜야 하는 재정낭비 등
많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몇 개의 지정된 주에서는 수술이 의무적으로 이뤄지고 이를 어길 시 견주는 벌금과 사회봉사 활동을 하고 수술을 시켜야만 한다.
애견가들은 법적으로 번식을 막기때문에 점점 강아지 분양가는 비싸지고 특히 강아지는 살아있는 장난감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견주에게 선택권을 주되 국가에서는 재정지원을 통해 중성화수술을 장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가지, 한국은 마이크로 칩 이식이 법적으로 의무화 되었는데 내가 미국 수의사에게 필요하냐고 물었더니 산책을 야외에서 얼마나 자주 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나의 선택이라고 한다.
미용수술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이슈다. 시끄럽다고 못 짖게 강아지 성대를 잘라낸다던지 도베르만의 경우 단이(귀 자르는 것)수술은 기본이라고 한다. 어디까지가 사랑이고 무엇이 폭력행위인지 그 기준을 정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에서 온 한 친구는 코코의 꼬리를 보고 세상에서 이렇게 꼬리 긴 강아지는 처음 봤다며 놀란 얼굴을 보였는데 생각해보니 한국에서 가장 많이 하는 성형미용이 바로 꼬리 자르는 것이다. 도대체 ‘꼬리치는 강아지’ 라는 표현은 언제적 이야기일까.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구라고 하는 강아지는 이제 각 나라에서 골치덩어리로 떠오르고 있다. 생각해보면 국가에서 실상 동물이 아닌 인간을 콘트롤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도 보여진다.
동물 역시 스스로 선택이 아닌 인간에 의해 운명이 결정되어지니 먼저 제대로 된 인간이 되어야 동물들과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예전에 어떤 사이트에서 어느 종의 강아지가 가장 똑똑한가? 라는 질문이 올라온 적이 있었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강아지의 이름들이 앞다퉈 리플로 달렸고 어느 네티즌은 자신이 키우는 애견이 최고라며 자랑을 아끼지 않는 글도 보았다.
그 중 한 줄의 댓글을 보며 나는 아...하고 짧은 소리와 함께 감동을 받았는데 바로, 엄마가 똑똑한 강아지가 가장 똑똑한 강아지였다.
나는 코코가 한번은 생명을 낳도록 하고 그 다음 중성화수술을 하려고 생각중이다. 물론 이제 1년도 안되었기 때문에 너무 극성이 아닌가 내 자신에게 질문도 하지만 나의 실수나 이기심으로 인해 한 생명이 고통 받는다면 그것 또한 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자료와 사례를 보고 결정을 할 것이다.
내 결혼은 뒤로하고 어서 코코 샤넬 리와 어울리는 신랑을 찾아봐야겠다. puppymatch.com은 어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