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브런치(Brunch)란 말은 한국서도 친숙한 단어가 됐지만 난 뉴욕에서 브런치의 참 맛을 알게 됐다.
사전적 의미로는 아침(breakfast)과 점심(lunch)의 합성어(合成語)로 아침식사 때 미팅이나 대화를 하면서 가볍게 드는 식사정도로 풀이된다. 2011년 새해 뉴욕의 나는 브런치를 주말에 늦잠을 즐긴 후 오후 1시부터 음식과 칵테일을 함께 하는 파티의 연속이라고 해석한다.
브런치의 인기메뉴는 에그&오믈렛, 와플, 팬케익과 프렌치 토스트 등이 있으며 칵테일 대표 주자는 미모사(Mimosas)와 블러디 메리(Bloody Marys)를 꼽을 수 있겠다.(개인적으로 한국인의 입맛에 블러디 메리는 비추하는바, 꼭 당근주스에 알콜 섞은 것처럼 부담스러운 맛으로 기억된다.)
주로 메인메뉴 하나와 칵테일 한잔 함께 하는 세트메뉴 혹은 타임 리미트는 있으나 그 안에 무한정 칵테일 리필을 해주는 옵션 등 인기 있는 브런치 까페는 단순한 한국식 ‘아점’이 아닌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뉴요커를 유혹(誘惑)하고 있다.
뉴욕에서 맛있는 브런치를 즐기려면 오전 11시 전에는 움직여야 가고 싶은 까페도 선택할 수 있고, 앉고 싶은 자리에 편히 앉을 수 있다. 하지만 파티 문화를 즐기는 젊은 뉴요커들도 주말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힘든 일이기에 주로 오후 1시가 가장 핫(hot!)한 타임이며 그만큼 입구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더 길어진다.
좀 더 색다른 브런치 까페는 첼시, 미트 패킹 쪽에서 찾을 수 있다. 동네 자체가 개성 넘치는 곳이라 브런치도 클럽에 가깝게 연출되는데 얼마 전 간 곳에서는 남자 혹은 여자, 아니 그 중간쯤 되는 섹쉬한 언니의 화려한 댄스와 클럽 DJ가 음악을 심장이 터질듯 쿵쾅거리며 낮 2시가 아닌 새벽 2시의 분위기를 연출해 주었다.
브런치 클럽(?)에서 내가 먹은 메뉴나 칵테일보다도 그 분위기만큼은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낮도 밤이 되고 밤이 낮이 되는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
맨하탄에만 수많은 식당이 있고 매일 한 군데씩 먹으러 다녀도 죽을 때까지 그 레스토랑을 다 못가본다고 하니 귀찮아도 때로는 분위기를 즐기러 외출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뉴욕에서 진정 뉴요커 놀이를 하고 싶다면 토요일 당당히 늦잠을 자고 맛나는 브런치 까페로 고고씽! 영화 속에서 보던 노천 혹은 아기자기 예쁜 까페에서 즐기는 브런치는 여유로움과 낭만(浪漫)을 우리에게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