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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는 10세때 어린 동생 "세 마리" 를 데리고 뉴욕땅에 먼저 오신 부모님과 상봉하러 "억지로" 이민을 왔다. 수원 꼬마 대장부가 이태리계/독일계 이민자가 많이 사는 이국땅에서 성장해 초/중/대에서 20년 동안 교직생활을 했다. 늘 개혁하고, 창작하고, 발전하고, 실천적인 삶을 추구하며 편지를 통해 생의 활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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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I think that I’m gay!”

글쓴이 : 김은주 날짜 : 2012-09-28 (금) 03:34:07

은주에게,

너에겐 여러 종류의 제자가 있지. 정규학교에서 너에게 과학과 영어와 수학을 배운 제자들...교회학교에서 성경말씀을 배운 주일학교 제자들 그리고 한글학교에서 한글을 배운 한글학교 제자들이 있지.

벌써 아빠 엄마가 된 제가..아이들을 줄줄이 낳고 널 찾아오는 제자들..심지어는 2세가 미군으로 입대해 special 군대 CIA 인지 뭔지에 근무하는 제자도 널 찾아와 "If you have any issues concerning security in Korea, let me know. I work undercover at the 인천공항" 하면서 스승을 보호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갔지...그리고 자기 아버지와의 충돌과 같은 살아온 날들의 이야기를 한다. 이때는 어른대 어른으로 대화를 나누게 되지.

 

넌 제 제자를 bus 에서도 만나고, 전철에서도 만나고..그리고 한 번은 Mexican 식당에서 만났다. 이 학생을 4학년때 담임 했다고 한다 (솔직히 기억은 안 난다). 이 예쁜 남미계 아가씨가, "Oh, Ms. Kim...don't you remember me? I was in your 4th grade class. You were so strict! You said, "..you didn't do your homework, come here and take this assignment and do it for tomorrow! I'm calling your parents! How dare you not do your homework!!!" 이렇게 말했다.

기억은 안 나지만, 넌 늘 엄하고 strict 하면서 웃기는 교사로 알려졌지. 공부를 하면서 재미를 가지려고 하는 교사...왜? 너도 뉴욕에서 초중고대..그리고 대학원에서 공부했을때, 재미있고 웃긴 교사가 좋았고, 자기 "subject" 에 미쳐서 어떻게 할 줄 모르는 교사와 교수들을 존경하고 그들처럼 되고 싶어했기에.

  

헌데..네가 주일학교에서 가르치4던, 아주 밝고 착하고 선한 학생이 자살을 했다! 그렇게 돌아올 수 없는 먼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memorial service 에 가서 그의 어릴적 사진들을 봤다. 가슴이 미어졌다. 올해만 해도 자살한 사람들이 왜 이렇게 네 삶 속에 많니? 네 학생들중 2명이 자신의 목슴을 끊다니. 아! 대체 왜 이런 일이….

 

그 학생은 아주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다. 넌 학생을 가족을 너무나 잘 알고...제자의 누나는 아주 잘 커서 박사학위도 취득하고 다음달에 결혼도 한다. 제자의 어머니..아주 곱고 고생도 많이 하시고, 사랑을 많이 베푸시는 어머니..이 어머니의 단 하나뿐인 아들이 자살을 하다니...어이가 없었다. 제자는 스물일곱살된 청년이었다. 앞날이 구만리인 청년이었다.

 

Memorial service 때 그의 누나가 eulogy 를 진행하면서, 반은 미친듯이 울고, 반은 웃고 반은 자신이 쓴 eulogy...상상도 못했던 동생의 eulogy 를 읽으면....동생이 gay 라는 사실을 밝혔다. 그리고 장례식을 이끄는 내 영어회중 목사도 이 청년이 teenager 였을때, 자신의 sexual orientation 을 reveal 하면서 완전 fetal position 으로 울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청년은 일찍이 자신이 gay 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누나, 목사..아마 부모와 친구들에게도 "come out" 했을 것이다. 헌데..가족과 부모와 친구들은 이 청년/소년을 어떻게 받아 들였을까?

이 청년이 아주 vulnerable 한 상태로 자신의 sexual orientation 을 reveal 했을때, 이 청년과 제일 "가깝다고" 생각 한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했을까?

 

그리고 너에게 묻는다. 만일, 네 딸 중에 한 명이, 아니면 둘 다.."Mommy, I think that I'm gay..." 하고 나오면, 어떻게 반응을 할까? 네 딸을 그냥 그대로 accept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우선 네 체면, 네 입장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judgment 가 두려워...네가 먼저 네 딸을 judge 할 것인가?

내 딸이...교회에 가서, 목사나 친구들에게..."I think that I'm gay.." 하면서 통곡을 하면...목사들과, 전도사들과, 그 친구들은 네 딸을 인간으로 받아들일까? 아니면...천 벌을 받아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judgment 의 대상이 될까?

 

넌 제자의 memorial service 를 끝내고 자동차 안으로 들어가, 창문을 열고 까만 하늘을 보면서 막 울었다. 넌 네 자신을 탓 했다. 네 학생이/제자가 널 필요로 할때, where were you? Why weren't you there for him? 하는 생각을 하면서...이 바보같은 세상을 마구 "때리면서" 까만 하늘을 보고 울었다! 그 안타까움을 어떻게 할 수 없어서...넌 그냥...곁으로 가고 싶다는 충동도 느끼고...다 미웠다.

 

늘 교회에서나 학교에서나 사회에서 남을 먼저 judge 하는 사람들이 엄청 미웠다. 자신의 아픔을 알면...상대방의 아픔도 알아야 하는데...그냥 입이라고 달고 다니면서...남을 judge 하는 자...성경말씀에 바리새인들 같은 사람들이 엄청 미웠다.

미움의 대상엔 나도 포함되어 있다. 나도 judge 를 많이 한다. 그리고 그 judgment 를 혼자서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그냥 내뿜는다. judgment 의 내용과 대상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만...regardless...내 자신도 참 judge 를 많이 한다.

 

난..그 순간엔...까만 하늘을 늑대처럼 쳐다보면서 인간의 탈을 쓴 늑대처럼 울었다! 내가 너무 싫었다! 너무 미웠다!


은주가, 은주에게...

* 심리학자들은 5 stages of grieving 이라고 말을 한다. Shock and Denial, Pain and Guilt, Anger and Bargaining, Depression-Reflection-Loneliness, Acceptance a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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