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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성목사의 지구촌 사랑나누기
한신대학교 신학사, 목회학 석사, 목회학박사, 미국 맥코믹신학대학 교환교수. 1992년부터 중국동포와 외국인노동자들의 노동상담을 하고 있으며 <외국인노동자의 집/중국동포의 집>, <지구촌사랑나눔>,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 <다문화복지센터> 대표, 연합단체 <외국인노동운동협의회> 공동대표. 저서로 <목사님, 저는 한국이 슬퍼요> 등 다수, ‘뉴스위크’선정 '2005를 빛낼 인물들 10인'. 서울신문 101주년기념 <한국을 움직이는 101인>.‘복음과 상황’이 주목한 100인의 그리스도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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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클로반의 희망이야기

글쓴이 : 김해성 날짜 : 2014-01-24 (금) 12:12:20



저는 태풍 하이옌이 휩쓸고 지나간 필리핀의

타클로반 ‘아니봉’이라는 바닷가에 와 있습니다.

나무들은 뿌리 뽑혀 나갔고, 바나나를 비롯한 농작물과

집들은 다 허물어졌고, 큰 배가 육지에 엎어져 있습니다.

흉측한 잔해와 아직도 수습되지 않은 주검이 뒹구는 끔찍한 땅!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울부짖음과 굶주린 아이들의 힘없는 눈망울!



'하나님,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타클로반의 상황 때문에 황급히 달려왔지만

막 도착했을 때는 어쩔 줄 몰라 막막했습니다.

오는 도중에 가방을 잃어버리기까지 했습니다.

도착한 이후부터 비가 계속 내리면서 옷은 젖고,

후덥지근한 날씨에 등짝에서는 연신 땀이 흘러내렸습니다.

햇빛은 닷새 동안에 겨우 두어 시간 정도 보았을 뿐입니다.

벌떼처럼 몰려드는 모기는 집요하게 피를 빨며 괴롭힙니다.

병원 2층에 숙소를 얻긴 얻었는데 화장실에는 물이 없습니다.

땀에 범벅이 됐는데도 제대로 씻지도 못하니 미칠 지경입니다.


 

 



 


 

빗속을 헤매다가 가까스로 빛을 보았습니다.

먼저 와서 활동 중인 한국 선교사님 덕분에

타클로반에 도착한지 닷새 만에 배식을 시작했습니다.

허물어진 아니봉초등학교에다 급식소를 만들기로 하면서

쓰레기를 치우고, 날아간 지붕에 천막을 얹어 주방을 만든 뒤에

현지어인 리와히로 ‘식사하러 오세요!’라는 현수막을 걸었습니다.

밥을 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올망졸망한 아이들의 간절한 눈빛!

태풍이 다 휩쓸고 갔어도 아이들의 눈빛만은 휩쓸어 가지 못했습니다.

그 아이들이 어떻게 배웠는지 몰라도 서툰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옵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첫날에 학생과 교사 1058명에게 급식을 한 뒤,

2천명의 주민에게 닭죽을 매일 대접하고 있습니다.

삐뚤빼뚤 줄지어 선 아이들은 닭죽을 담아갈 칫솔 컵과

국그릇 등을 들고서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장난까지 칩니다.

허기를 채우게 돼서인지 이방인의 급식하는 모습이 재밌는지

절망의 와중에도 웃음을 짓는 아이들 때문에 희망이 생깁니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노신 선생이 하신 말씀처럼

타클로반에는 희망이 없었습니다.

부모형제 자식을 잃고, 집은 허물어졌고,

구호 손길도, 끼니도 없어서 막막한 상황에서

희망이란 단어를 운운하는 것은 가당치도 않습니다.

그런데, 자기의 이익을 내려놓은 사람들이 달려오면서

재앙이 뒤덮인 땅에 희망의 싹이 솟아나기 시작했습니다.

타클로반에 희망의 싹을 틔운 사람들은 제가

담임하고 있는 <중국동포교회> 성도들입니다.



타클로반 아니봉 마을에서 저와 함께 급식봉사 중인

중국동포들은 식당종업원과 염색공장 노동자 등으로

힘들게 일한 돈을 모아서 행복하게 살고픈 사람들입니다.

가족들이 보고 싶어도 여비가 아깝고, 돈벌이를 중단해야만 해서

몸살이 나도 악착같이 일을 하며 돈을 모으던 고달픈 삶이었는데,

그런 성도들에게 타클로반에 가자고 했으니 저는 참 나쁜 목회자입니다.

그런데, 자그만지 5명의 성도들이 생업을 중단하고 저와 동행해주었습니다.



"한국 돈으로 10만원이면 150명에게 한 끼니의 식사를

대접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났습니다.

그것은 한국에 처음 와서 굶주렸던 저의 처지가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허기진 인생이었지만 타클로반에 와서는 나눔의 인생이 됐습니다."



중국동포이자 저희 <중국동포교회> 성도이신

조경철(54)씨는 이렇게 말하면서 눈시울 붉혔습니다.

굶주린 자가 굶주린 자의 절박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예전의 자신들이었던 아나봉 주민들에게 밥을 퍼주는

중국동포들은 돈벌이에만 몰두하던 자신들이 아닙니다.

자기 돈으로 참가비 내고, 생업을 중단하고, 사랑을 나눠주는

중국동포들은 희망의 전도사이고, 나눔과 사랑의 메신저입니다.

아니봉마을 아이들의 밥퍼 엄마이고, 아빠이고, 좋은 이웃입니다.



저를 아는 분들과 모르시는 여러분!

재앙의 땅 타클로반으로 달려와 주세요.

마음은 굴뚝같으나 사정상 타클로반에 오실 수 없으시면

만원을 보내주세요. 15명에게 한 끼니를 먹일 수 있습니다.

10만원이면 150명에게 한 끼니의 밥을 대접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타클로반에 희망을 보내주세요!



▶타클로반 참여문의 : 02-863-6684

▶타를로반 희망금 계좌 : 외환은행 611-023730-406(한기장선교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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