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렙(영국/한국), 미나(한국/필리핀), 용연(한국/가나)
건성(중국/중국), 우성(중국/중국), 지혜(중국/중국)
지구촌학교의 첫 번째 졸업생인 여섯 학생의 이름입니다.
이들은 그냥 졸업생이 아니라 역경(逆境)을 이겨낸 영웅들입니다.
어떤 영웅은 어린 나이에 대륙을 건너 낯선 한국에 와야 했고
어떤 영웅은 부모 잃은 슬픔을 잊기 위해 눈물로 달려야 했고
어떤 영웅은 가정폭력의 두려움에 떨면서도 학교를 다녔었고
어떤 영웅은 가난과 절망 속에서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고난을 이겨낸 진주처럼
빛나는 여섯 명의 영웅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우리의 작은 영웅들은 박수를 받아 마땅합니다.

우리가 사는 한국에는
수많은 학교들이 있습니다.
이를 명문학교와 일반학교로 나누곤 하는데
자녀를 명문학교에 보내기 위해 법까지 어겨가면서
위장전입을 하고 고액과외를 시키는 학부모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명문 학벌(學閥)이 자녀를 성공시킬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녀를 지구촌학교에 보낸 다문화 학부모들은 고달픈 삶 때문에
자녀의 학업과 자녀의 꿈, 그리고 희망에 대해 관심가질 여유조차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작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여섯 영웅을 졸업시킨 것은 놀라운 성공입니다.
학부모, 학생들, 선생님들이 이 성공의 주역입니다.
그리고 학교 설립과 운영을 지원한 후원자 여러분입니다.
학벌주의가 심각한 한국 사회에서
우리 '지구촌학교'는 어떤 학교일까요?
일반학교도 아니고 명문학교는 더더욱 아닙니다.
지구촌학교는 국내 최초로 인가받은 다문화 대안초등학교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주민과 다문화의 차별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다면
서로의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다문화 사회였다면
다문화가정 부모들은 학교 설립을 눈물로 호소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구촌학교는 학교가 부족해서 설립된 학교가 아닙니다.
한국에는 벽촌(僻村)의 작은 마을까지도 학교가 세워져 있지만
다문화가정의 피눈물을 닦아줄 학교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지구촌학교는 차별과 왕따의 아픔위에 세워진 학교입니다.
그래서 지구촌학교는 그 아픔을 씻어주는 학교가 됐습니다.
그래서 아픔과 아픔이 모이면 사고뭉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아픔을 밑거름 삼아 크는 희망나무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영웅들의 나아갈 길은 멀고 험합니다.
여섯 영웅들의 앞날엔 차별의 태풍이 닥쳐올 것입니다.
혼자 감당하기 힘든 왕따의 비바람이 덮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견디다 못해 분노와 슬픔으로 쓰러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지구촌학교의
첫 번째 졸업생인 여섯 영웅들에게
아래의 세 가지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일구는 사람이 되십시오!
- 나보다 약한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 다문화 희망세상을 일구는 주역이 되어 주십시오!
다문화 희망의 종을 울려주세요!
김해성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