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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의 워싱턴워치
워싱턴 정가에서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시민운동가. 2006년 한국 인사로는 처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상원의원 시절 단독 인터뷰했고 미 하원의 '종군위안부 결의안' 통과와 한국국민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성사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한인유권자센터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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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이 소외된 한반도문제? 미주동포가 막는다

글쓴이 : 김동석 날짜 : 2011-01-29 (토) 05:41:15

2008년 여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총리를 포함한 세계 84개국 정상들이 베이징에 모였다. 중국에서 개최하는 첫 번째의 하계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올림픽개막식 바로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외국귀빈 환영만찬에서 진풍경(珍風景)이 벌어졌다. 호금도(胡錦濤 후진타오) 주석이 만찬장에 나타나자 84개국 정상들이 인사를 하려고 만찬장 입구에 일렬로 도열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의전팀은 호 주석을 정상들의 입장시간에서 5분 늦게 들어오도록 했던 것이다. 세계의 정상들이 일렬로 도열해서 맞이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조지 부시대통령과 푸틴 총리가 일렬로 늘어선 줄에서 15분을 기다렸다가 호 주석과 악수를 한 것이다.

이러한 모습이 한 장면도 빠뜨리지 않고 중국 전역의 인민들의 안방에 생중계되었다. “중국이 세계중심”이라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만들어서 우선 인민들에게 전달했다.

1980년 1월, 등소평은 80여명의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들을 자신의 집무실에 불러 모았다. 특유의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도광양회(韜光養晦)’를 명심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래서 1980년대부터 중국은 이 등소평의 교지인 ‘도광양회’를 대외정책의 기본 지침으로 삼았다.

  

‘도광양회’란 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어둠속에서 힘을 기른다는 뜻이다. ‘모택동 전술론’과도 맥을 같이하는 중국의 대외정책으로 지금까지 중국은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을 때까지는 인내하고 침묵하면서 강대국들과 협력한다는 전술에 맞추어 왔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중국은 대외정책의 기본을 ‘화평굴기(和平崛起)’와 ‘유소작위(有所作爲)’로 서서히 바꿔가고 있다. 화평굴기란 ‘평화롭게 대국으로 우뚝 선다’는 뜻이고 유소작위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뜻한바 목적을 이룬다’는 뜻이다. 1996년 등소평이 죽어 가면서 ‘미국과 맞대응하려면 최소한 60년을 기다려야 한다’라고 했지만 중국공산당은 그 기간을 1/3로 단축시켰다.

2011년을 시작하면서 중국은 더 이상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르려 하지 않는다. 신문․방송․통신을 이용해 세계에 중국의 뜻과 문화가치관을 대대적으로 알리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총체적인 힘을 과시하고 있다.

  

호금도 주석이 미국을 국빈(國賓) 방문하고 돌아갔다.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에 팔자걸음으로 워싱턴을, 그리고 시카고를 거쳐 갔다. 호금도는 시카고의 중국센타인 ‘공자학원’을 찾아갔다. 오리엔탈이란 비속어(卑俗語)로 천대받으면서도 튼튼하게 커뮤니티를 꾸려온 중국계 미국인들의 한 가운데로 들어가서 미국내의 중국인들의 해방구란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공자학원’은 중국계 미국인들이 스스로 건설한 시카고의 중국센타이다. 호금도는 첫 번의 국빈방문에서 미국내 제 동포를 만나려고 시카고까지 찿아 갔다. 제 동포가 최고라고 선언을 했다.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의 대통령과 잘 비교된다. 한국의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면 맨하탄의 고급호텔로 선발된 동포들을 불러내는 방식의 반복이다.

 

여하튼, 중국은 서서히 공개적으로 용틀임을 한 셈이다. 단독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에 대해선 차차 알려질 것이지만 남과 북의 고조된 긴장관계에서 어찌할 바 몰라 하는 한국의 처지로서는 썩 달갑지 않은 형국이다.

한국인들의 ‘한미동맹이 미중관계보다 우선한다’라는 생각은 미․중간의 협조체제를 무시하는 지독한 한국중심적 시각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명료(明瞭)해진다. 미중 관계가 안정적인 만큼 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한국이라는 보존(Keep)하기 가장 수월한 기존의 전략적 자산을 포기할 가능성은 물론 없다.

그렇지만 우리 스스로 한반도 문제를 처리하지 못하고 미국과 중국이라는 강대국에 의존하는 것은 옳지 않고 편치 않다. 한국정부는 침묵을 하고 있지만 현재 한반도 분쟁을 막는 안전핀은 남과 북의 정권이 아니고 미국과 중국이란 사실 또한 부인할 수가 없다.

 

호금도와의 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연평도 사건으로 조성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緩和)시키는 데에 중국의 적극적인 태도에 감사의 뜻을 명확하게 표했다. 중국이 무슨 역할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로서는 우리 일을 남의 일 같이 감상만 해야 하는 참 딱한 처지다. 이래도 선진국 문턱이고, G20 개최국이고, 기업이 세계 최고이고 자랑만 열거할 때인가?

우리의 일(한반도 안보)에 우리가 소외(疏外)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역할이 미주동포에게 있다. 워싱턴을 향한 미주동포의 정치적인 영향력이다. 워싱턴에 조성된 ‘여소야대’의 정국이 그것을 위한 동포들의 지렛대이다.

“북미관계의 정상화와 그에 기초한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은 미국과 중국, 그리고 당사자인 한국에게 최선의 길이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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