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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의 워싱턴워치
워싱턴 정가에서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시민운동가. 2006년 한국 인사로는 처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상원의원 시절 단독 인터뷰했고 미 하원의 '종군위안부 결의안' 통과와 한국국민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성사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한인유권자센터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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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튼은 술 취한 의리의 사나이?

글쓴이 : 김동석 날짜 : 2010-06-25 (금) 12:07:12


 

지난 17일, 이른 아침시간부터 Capital의 레이번(Rayburn)건물 2123호실에 의원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레이번건물은 하원의 의원회관이고 2123호실은 에너지.상무위원회(Energy & Commerce Committee)의 회의실이다. 두 달 째 이어지고 있는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건의 진상을 따지는 하원 ‘에너지 상무위원회’의 청문회가 열리는 날이다.

‘에너지&상무 위원회’는 민주당의원 36명, 공화당의원 23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하원 상임위 중에서 4대 대형위원회(국방, 재무, 교통과 사회간접자본, 에너지 와 상무)중의 하나이다. 위원장은 ‘캘리포니아의 송곳니’로 유명한 18선(36년째)의 거물인 헨리 왁스맨(Henry A. Waxman)의원이고 간사(공화당측의 랭킹멤버)는 텍사스 출신의 13선 의원인 공화당의 조 바튼(Joe Barton)의원이다.

조 바튼 의원은 ‘텍사스의 총잡이(Texas Gunman)’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인정사정이 없는 의원으로 유명하다. 헨리 왁스맨 위원장은 자동차에 눌렸고 조 바튼 간사는 원유에 오염 되었다고 할 정도로 자동차 산업과 석유산업의 로비가 집중되는 상임위원회다.


이슈와 사건에 대해서 하원이 청문회를 개최하면 처음에는 거의 대부분이 해당 소위원회(Subcommittee)에서 담당을 한다. 보통이라면, 매사추세츠주의 에드워드 마키(Edward Markey)의원이 위원장인 ‘에너지 상무위원회’ 산하 ‘에너지 환경 소위원회’에서 우선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건에 대한 정치인들의 책임을 묻는 여론이 험악해진 상태였고, 항간에는 해당정치인들이 BP사의 공격적인 로비에 포로가 되었기 때문에 침묵일 수밖에 없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중이었다.

게다가 지난 3월 초순 토요타 청문회때 헨리 왁스맨 위원장이 토요타 회장을 보호하려는 듯한 행태에 대해서 시민사회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은 적이 있었다. 청문회가 개최된 날의 이틀 전인 15일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후 처음 백악관 집무실에서 멕시코만 유출사건이 심각한 환경재앙이라고 대국민 연설을 했고 16일엔 원유유출사고의 주범인 BP사의 오너와 최고 경영자들을 백악관으로 조치해서 회사가 피해자들을 위해서 배상하도록 했다.

대통령은 우선 200억 달러를 배상 Fund로 내 놓도록 했다. 도저히 하원이 그냥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BP사의 최고 브레인이라 알려진 토니 헤이드(Tony Hayward) CEO를 불러 세웠다. 아무리 잘 보려고 해도 상대를 무시하고 조롱하는 듯한 인상의 토니 헤이드 사장은 답변에서 의원들의 염장에 불을 질렀다.

“원유유출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고 돌발적인 사고”라는둥 “BP사는 1년에 수백개의 유정을 뚫는다”는둥 하면서, 오클라호마의 공화당 소속 존 설리반 (John Sullivan)의원이 BP사의 규정위반 사례를 지적하자 헤이워드 사장은 ‘내가 CEO로 취임한 이후 지난 3년 동안엔 BP사가 완전하게 달라졌다’라고 하면서 되레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의 추궁에 변명과 회피성 발언으로 일관하자 의원들이 결국 열을 받았다. 게다가 헤이워드 사장은 각이 선 영국식 발언으로 느릿느릿 거만을 떨었다. 가장 약이 오른 의원은 뉴욕시 브롱스 출신의 엘리옷 엥겔(Eliot Engel) 의원이었다.

필자와도 친분이 있는 엥겔 의원은 외교위내에서도 영향력이 있다. 엥겔 의원은 “당신은 구역질 날 정도로 우리를 모독하고 있다”면서 쥐고 있던 자료뭉치를 책상에 집어 던져 청문회장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헨리 왹스맨 위원장이 참다가 못해서 중간에 답변을 가로막으면서 “당신은 사장의 자격으로 청문회에 출석 했는데, 마치 회사와는 무관한 양 떠벌리고 있다. 태도를 고쳐라!”고까지 경고를 했다.

그러나 해프닝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상임위의 공화당측 간사인 텍사스 출신의 조 바튼(Joe Barton)의원이 BP사의 토니 헤이워드 사장을 감싸고 돌면서 갑자기 “나는 개인적으로 오히려 BP사에 사과를 한다”고 발언했다.

 

바튼 의원은 전날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BP사 경영진들을 불러서 200억달러의 배상금을 내어 놓도록 한 것을 대통령이 사기업을 상대로 불법적으로 돈을 강탈했다고 설명을 늘어놓았다.

바튼 의원은 헤이워드 사장을 향해서 두 번씩이나 사과를 했다. 심지어 그는 “대통령이 사기를 쳐서 뇌물을 받았다”고 까지 했다.


바튼 의원의 청문회 발언에 전국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가 공화당내 무시할 수 없는 거물임에도 공화당 지도부가 긴급하게 모였다. 공하당 원내대표인 존 뵈너(John Boehner) 의원은 일부러 폴리티코의 기자를 불러서 동의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존 뵈너 원내대표와 에릭 캔터 부대표는 긴급하게 “BP사는 멕시코만의 원유유출사건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성명을 내면서 시민들의 비난 화살을 피해 가려고 안간힘을 썼다.

텍사스의 총잡이라는 조 바튼(Joe Barton)의원의 정치후원자들이 낱낱이 밝혀지고 있다. 텍사스 출신답게 BP사는 물론이고 거의 모든 석유회사들로부터 가장 많은 돈을 받은 기록이 공개되었다.

조 바튼 의원은 1984년,. 텍사스주 연방하원 제6지역구에서 필 그램 상원의원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 받아서 하원에 입성했다. 부인이 한국인(웬디 그램)인 필 그램 상원의원은 원래 텍사스 제6지역구에서 민주당으로 하원이 되었다.

1982년에 레이건쪽으로 말을 바꿔 타고 6지역구를 공화당으로 바꾸었고 그 공로로 공화당이 상원자리를 주었다. 그 후임이 바로 조 바튼 의원이다.

필 그램 부부가 엔론사 회계부정사건의 구설수에 휘말렸던 것처럼 조 바튼 의원도 끊임없이 에너지 회사와의 유착관계로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는 중이다. 지난 5년 동안 세계적인 에너지 회사인 핼리버튼(딕 체니 전 부통령이 관련된 회사), 엑손모빌, 쉐브론, 걸프, 아마코 등으로부터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기부 받은 의원이기도 하다.

그는 조지 부시 대통령때 ‘잭 아브라모프’ 로비 스캔들로 인해서 정치생명을 마감한 탐 딜레이(역시 텍사스 출신)의 오른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조 바튼, 탐 딜레이, 필 그램 모두가 다 조지 부시 대통령을 대장으로 했던 텍사스 군단의 일원이었다.

중간선거전의 호재로 민주당이 조 바튼 의원을 마음대로 요리(Cooking)하기 시작했다. 의회를 공화당에 넘겨주면 의사당의 천장에서 원유가 쏟아질지 모른다고, 그래도 석유회사를 옹호해야 할 것이라고 독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꼬랑지를 바싹 내린 조 바튼 의원은 물론이고 워싱턴 의회의 모든 의원들이 석유회사들로부터 기부 받은 돈을 돌려주는 풍경이 번지고 있다. 연방하원 임기가 2년인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역시 선거는 시민의 몫이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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