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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100주년, 경복궁 나들이

글쓴이 : 훈이네 날짜 : 2022-05-12 (목) 15:20:54



 

아이들이 어릴때만해도 어린이날이 참 중요한 날이었는데 그 어린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하고 보니 슬금슬금 멀어진 것 같아요. 언젠가는 손주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겠지요.

 

올해가 어린이날 100주년이라고 해서 새삼 놀랐습니다. 1922년 왜정시대에 탄생했다는 얘기니까요. 아다시피 어린이라는 단어는 소파 방정환 선생이 만든 단어입니다. 단어만 놓고 보면 아마도 지구상에서 우리 민족처럼 어린아이들을 대접해주는 나라는 없을거에요. "어린+이"의 뜻이 상대를 높여주는 말이니까요. 방정환 선생은 아이를 인격을 가진 한 사람의 독립된 사회 구성원으로 대해야 한다는 의미로 어린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니 얼마나 멋진 생각인가요.

 

방정환 선생이 생각한 어린이는 티 없이 맑고 순수하며 마음껏 뛰놀고 걱정 없이 지내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잔학무도한 일제강점의 현실에서 어린이들이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은 언어도단이었죠. 그럴수록 선생은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였고 그 일환으로 어린이날이 만들어졌다고 해요.

 

특히 어린이에 대한 관심이 19193.1운동을 계기로 커졌다는 것도 특기할만 합니다. 내일의 기둥인 어린이들에게 민족 정신을 일깨워 주고자 진주를 시작으로 각 지역에 소년회가 창설되었는데요. 방정환선생은 아이들이 사회에서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실에 눈을 뜨고 1921년 김기전, 이정호 등과 함께 천도교소년회를 조직하여 본격적으로 소년운동을 펼쳤습니다.



 


비록 손잡고 갈 어린이는 없었지만 모처럼 화사한 봄날 경복궁(景福宮)으로 외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하철 경복궁역을 빠져나오니 갑자기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 맵시있는 한복을 입은 처녀들이 여기저기서 몰려 다니네요.



 


언제부턴가 고궁과 인사동 등지에선 한복을 입고 다니는 젊은 남녀를 많이 보는데요. 한복을 입으면 고궁 입장료가 면제되기도 하지만 궁궐에서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고 하더군요. 이민간 사이 달라진 풍속도입니다. 암튼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니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 흥미롭고 보기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오늘이 어린이날이라고 입장료가 면제라고 하지 않겠어요? 어린이도 없이 어린이 덕을 보다니^^ 덕분에 수십년만에 경복궁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개량한복을 입어도 입장료 면제라고 하네요.)

 

여기저기서 궁궐을 배경으로 사진찍은 젊은 친구들을 보는 것만으로 엔돌핀이 솟는 듯 했습니다.





이렇게 한복을 입고 자연스럽게 활보하는 모습을 보니 한복을 권장하는 뜻에서 고궁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여러 혜택을 준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입고 다니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사실 한복을 입고 싶어도 남의 시선을 받는게 부담스러울 때가 많으니까요.

 



 

경회루(慶會樓)를 보니 뉴욕에서 수년전 뵈었던 고종의 아들인 의친왕의 따님 이혜경선생님 생각이 났습니다. 의친왕비인 연안김씨의 호적에 유일하게 올라 조선의 마지막 공주로 부리는 이혜경선생님과 만나서 옛 이야기를 들었는데 경기여고 시절 겨울이면 경회루 연못에서 스케이트를 탔다고 하더군요. 경회루는 60년대 스케이팅장으로 일반에 개방되기도 했지요.



 


문득 여고시절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이곳 뒤로 가면 후원인 향원정(香遠亭) 연못에 친구들과 정말 자주 왔거든요. 그곳에서 글도 쓰고 수다도 떨고 했던 기억이 아스라이 나네요.



 


그런데 연못과 누각의 풍경이 예전과 사뭇 달랐습니다. 취향교(醉香橋)라는 나무 다리를 연결하고 주변도 잔디도 넓히는 공사도 해서 어렸을 때 보던 모습과 달라서 뭔가 좀 어색하고 낯설어 보이더군요. 원래대로 복원했다니 할 말은 없지만 어쩐지 낯설게 느껴져서 아쉬웠습니다.



 


향원정 바로 뒤엔 건청궁(乾淸宮)이 있는데 풍채좋은 임금님을 만났습니다. 관광 온듯한 백인 남성이 황금색 곤룡포(袞龍袍)에 멋진 익선관(翼善冠)까지 쓴 채 여유롭게 살펴보고 있더군요.



 


나가는 코스는 경복궁의 북문인 신무문(神武門)으로 잡았습니다. 미국 가기전만 해도 청와대가 바로 앞에 있어서 길이 통제가 되었는데 2006년에 개방이 되었더군요. 이젠 청와대도 새정부부터 더 이상 대통령의 거처가 아니므로 또다른 풍속도(風俗圖)가 펼쳐지게 되었네요.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훈이네의 미국살이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h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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