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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임의 뒷골목 뉴욕
중앙대학과 동 대학원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뉴욕대학 대학원에 유학, 미국의 유명 광고회사에 취직해 미국동포 소릴 들으며 산지 17년. 기자로 출발, 광고회사 카피라이터, 공연기획자, 또 구멍가게 주인으로, 그것도 모자라 연극 연출에 자유기고가로 사는 자유인. 그럼에도 불변하는 한 가지는 뼛속까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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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그러나 낯선 우리 아버지의 이야기,

극단 MAT 네번째 창작 뮤지컬 '아버지의 초상' 
글쓴이 : 임홍주 날짜 : 2015-12-31 (목) 23: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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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후 매년 한편씩의 창작 뮤지컬을 발표해 온 극단 MAT가 올해도 어김 없이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자신들의 네번째 창작 뮤지컬 '아버지의 초상'을 통해서다.

 

2011년 창단된 극단 MAT는 매년 새로운 창작 뮤지컬을 제작, 예술의 도시 뉴욕에서 오히려 공연예술의 사각지대에 있는 관객들을 직접 찾아간다는 취지로 활동해 온 미주 한인 커뮤니티 내 유일의 전문 뮤지컬 극단.

 

미주 한인 커뮤니티 최초의 창작 뮤지컬 '자화상'에 이어 아이디어 자체에서부터 전문가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던 '6개월 클럽' 그리고 작년 아나운서 출신 배우 임성민의 출연과 미주 한인극단 최장기 공연 기록 등으로 미주 한인사회는 물론 한국에까지 화제가 됐던 '엄마 엄마'에 이르기까지 극단 MAT는 자신들이 쓴 역사에 끊임 없이 도전해가고 있다.

 

2014년 가을부터 15년 여름까지 연장공연과 앵콜 공연을 이어 온 '엄마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절대적인 사랑인 모성을 통해 절대자의 사랑을 조명하려 했다면 극단 MAT가 이번에 꺼내 든 화두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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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초상'은 창단 공연 때부터 극단 MAT의 곡을 직접 작곡해 온 황민정 공동대표 겸 음악감독의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한 작품이다. '엄마 엄마'에서 관객들의 큰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한 황민정 음악감독이 이번엔 아버지 얘기를 해보자는 제안을 해 만들어진 작품이 <아버지의 초상>이란다.

 

'아버지의 초상'은 성경 속 돌아온 탕자의 얘기를 모티브로 삼고 있다. 상속 재산을 미리 받아 집을 떠난 아들이 방탕한 생활로 받은 것을 탕진하고 돌아왔을 때, 그 아들을 눈물로 반기고 잔치까지 여는 성경 속 아버지의 마음에 주목한 것이다. 일반적 인식으로 탕자 아들을 평가하는 기준과 아버지가 그 아들을 보는 기준은 전혀 다르다. 아버지는 아들이 한 방탕한 짓을 심판하지 않고 집 떠나 걸인이 된 아들의 고생을 마음 아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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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의 특징 중 하나는 그동안 극단 MAT의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식의 희곡을 대본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해설자의 등장이 그 중 한가지다. 서사극의 창시자로 알려진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극작법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해설자의 등장은 관객들을 연극으로부터 격리시키겠다는 의도를 처음부터 드러내는 셈이다. 극단 MAT의 간판 여배우 최유진이 이 책임을 맡았다. 해설자와 극중 인물 고은성 역을 넘나들며 능수능란하게 관객들과 작품의 거리를 조율한다.

막이 열리면 최유진이 해설자로 등장해 관객들에게 지금부터 보게 될 이 연극은 이웃집 아버지의 얘기처럼 뻔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폭로한다. ‘바쁜 분들이 연극을 보러 오셨으니 내용을 미리 말해드리겠다며 관객들의 기대치를 오히려 낮추기까지 한다. 반전이나 극적인 흥분을 기대하지 말고 전하려는 메세지에 냉철하게 주목하라는 관점의 설정이다. 그리고 공연이 시작되면 뻔한 이야기라고 미리 경고된 이 연극은 폭소와 눈물로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든다. 뻔한 내용이라는 예고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시작 전부터 자신들의 공연을 깎아내리는 듯한 이 경고는 결국 작가의 의도와 상관 없이 자신감으로까지 비춰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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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가 자신의 서사극에서 소외효과의 창출을 위해 노래를 활용한 바 있지만, 이처럼 음악을 위주로 한 뮤지컬에 서사극의 기법을 역으로 활용했다는 사실 또한 뉴욕을 무대로 삼는 전문 연극인들의 집단, 극단 MAT여서 가능한 시도라 할만하다.

 

착상 자체도 독특하다. '아버지의 초상'은 천으로 가려진 채 벽에 걸린 램브란트의 그림, ‘돌아 온 탕자를 중요한 소재로 삼았다. 공연이 시작되면 해설자의 노래에 의해 천으로 가려진 채 벽에 걸린 그림이 소개된다. 우중충한 천으로 대충 가려놓은 듯한 그림이 무대 정중앙에 걸려 있다. 이 연극은 이 그림이 천으로 가려져 있을 때와 벗겨진 후 두 부분으로 나뉜다. 그러나 그림 자체가 관객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도록 의도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흉물스럽게가려놓은 천이 벗겨지기 전부터 이 그림은 고은성에 의해 친절하고 상세하게 암시된다. 다 자란 세 남매의 아버지지천명이 젊은 시절 좋아하던 램브란트의 회화다. 작가가 이 그림에 대해 관객들이 궁금증을 갖는 것 마저도 원치 않음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해설자의 말대로 흔하고 뻔한 이야기여서 더 서글픈아버지의 얘기에 집중하라는 의도인 것이다. 적어도 램브란트의 그림을 익히 알고 있는 관객들에게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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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진 그림은 이해 받지 못하는 아버지들의 모습에 대한 일종의 메타포지만, 사실 극적 사건에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메타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램브란트의 그림이 공개되기 전과 후, 인물들의 행동은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변화한다. 극의 전환점(turning point)이 바로 이 그림에 의해 마련되고 사건과 갈등 역시 이 그림을 기점으로 해소되고 급속도로 파국에 이른다.

 

작가는 돌아온 탕자라는 평범하고 낯익은 스토리를 램브란트의 그림으로 함축해 관객들에게 아버지라는 존재의 의미를 시각적으로도 분명한 이미지로 제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가려진 아버지의 의미를 벗겨낸다는 메타포를 성공적으로 실현했으며, 미술사에 남은, 실존하는 걸작품을 연극의 플롯에 직접 관여시키는 평범치 않은 착상까지 동시에 보여준 셈이다.

 

201511월과 12월 이미 4회의 공연을 가진바 있는 '아버지의 초상'에는 극단 MAT를 통해 뉴욕 한인 커뮤니티에 익히 알려진 배우들이 다수 출연한다. 여주인공 고은성과 해설자를 겸하는 국립합창단 솔리스트 출신 뮤지컬 배우 최유진이 노래는 물론 무르익은 연기력으로 관객들에게 큰 환호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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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국에서 '모짜르트'와 '보이체크'에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해온 김소향이 일년 만에 다시 합류, 지천명의 딸 지세린을 연기했다. 최유진과 김소향이 함께 부르는 내가 결혼하면에서 관객들은 정상급 성악가 출신 뮤지컬 배우와 한국의 탑 클래스 뮤지컬 배우가 만들어내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하모니을 감상하게 된다. 최유진은 뉴욕의 클래식 콘서트 등에 출연하며 성악가로서의 활동을 겸하고 있어 어느때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했으며, 김소향은 차기 출연작 '마타하리' 준비 차 일주일 단위로 한국을 오가며 '아버지의 초상'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소향과 함께 지세린역을 연기한 연극 배우 윤미나의 한결 탄탄해진 연기 또한 주목할만하다. '엄마 엄마'에서 아나운서 겸 배우, 임성민과 더블 캐스팅 돼, 정신과 의사 천경란을 연기한 바 있는 윤미나가 이번에는 정상급 뮤지컬 스타 김소향과 같은 역을 연기하게 된 것 또한 특기할만 하다. 연기력은 뉴욕에서 그녀가 출연한 '사진신부'와 '엄마 엄마'를 통해 이미 인정 받았지만, 이번 '아버지의 초상'에서 다양한 역을 소화할 수 있다는 또하나의 사실을 관객들에게 각인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명석하지만 무엇인가 결핍을 느끼는 여대생의 갈등을 과장됨 없이 담백하고 분명하게 그려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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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명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배우가 있다. '6개월 클럽'으로 처음 무대에 데뷔한 김동주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늘 문제를 일으키는 큰 아들 지상병 역을 연기했다. '6개월 클럽'에서 천문학자 역을, '엄마 엄마'에서 성실하지 않은 부자집 아들을 연기했던 김동주는, 세번째 출연작 '아버지의 초상'에서 주연급의 비중있는 역을 진심을 담아 연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극단 MAT의 지난 작품들을 본 적이 있는 관객들은 김동주의 성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극단 MAT의 창단 때부터 참여해 온 최훈민이 김동주와 함께 지상병 역을 연기했으며 대학로 출신 박영진과 최준은 주인공 지천명에 더블 캐스팅되어 중년의 아버지역을 성공적으로 소화해냈다는 평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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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단원들을 보강해 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극단 MAT는 이번에도 새로운 얼굴들을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주인공 지천명의 친구로 램브란트의 그림을 선물한 김근철 역의 조형식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극단 MAT 합류 이전부터 뉴욕에서 오페라와 클래식 콘서트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 온 조형식은 뉴욕의 한인 클래식 팬들에게 이미 잘 알려진 성악가다. 뮤지컬에도 간간히 출연한 바 있지만 이번 창작 뮤지컬 '아버지의 초상'에 전격 출연하므로써 자신의 활동 영역을 뮤지컬로 더욱 확장한 셈이다. 성악가로 이미 인정받게 한 가창력은 이번 공연에서도 예외 없이 압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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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고 똑똑하지만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둘째 아들, 지상준을 연기한 다니엘 오와 강우담은 신인답지 않은 대담함과 여유로 극단 내 선배 배우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국에서 배우로의 활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다니엘 오는 성실한 노력과 진지한 자세로 음악감독 황민정과 선배 배우들에게 많은 칭찬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무대 위에서는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한 다니엘 오에게 장래가 매우 촉망되는 배우라는 수식어는 전혀 무리가 없어 보인다. 또 이번 무대를 통해 데뷔한 강우담은 최유진이 노래 실력과 외모만 보고 발탁한 또 한명의 신인 배우. 19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시원한 외모 그리고 그에 걸맞는 매력적인 연기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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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세린의 친구이자 극중에서 코믹한 행동으로 휴식을 제공하는 진성아 역에는 고은애와 황은실이 발탁됐다. 극단 MAT가 올해 거둔 수확이라 할만하다. 황은실은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배우답게 극단 내 이름난 선배 배우들과 좋은 호흡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학교 출신의 현역 변호사라는 특이한 이력의 송태경 현대표가 이끄는 극단 답게 또 한명의 독특한 이력의 배우가 이번 공연을 통해 탄생했다. 바로 황은실과 함께 진성아 를 연기한 고은애다. 고은애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연극과 전혀 관련 없는 생물학을 전공하고 현재 의과대학을 준비 중인 재원. 과학도 다운 분석력과 재치 넘치는 감각으로 사랑스러운 진성아를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사가 된 이후에도 무료 클리닉 봉사와 뮤지컬 배우로서의 꿈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고은애는, 공연 중 가장 많은 웃음과 박수를 이끌어내고 관객들로부터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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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노세웅, 이우 등, 이번 공연을 통해 새롭게 극단에 합류한 신인 배우들이 내년에 이어질 공연을 위해 준비 중이다..

'아버지의 초상'에서도 전 곡을 작곡한 황민정 음악감독은 "아버지의 얘기를 하자고 스스로 제안했지만, 누구에게나 아버지는 특별한 존재일수 밖에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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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을 쓰는 동안 감정이입을 위해 애썼다"고 토로한 것처럼 이번에 그녀가 작곡한 노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객들을 감동시켰다. 특히 최유진이 노래하는 '언제부터 아팠니'에서 공연마다 관객들 모두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장면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박수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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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네번째 창작 뮤지컬 공연을 성공리에 마친 송태경 대표는 작품에 대한 반응이 너무 좋아 기획적으로 더 욕심이 나는 게 사실이지만, 극단의 설립 취지와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공연문화의 사각지대를 찾아가 공연하는 유랑극단으로서, 극단 MAT의 정신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다.

 

<아버지의 초상>은 내년 1월부터 미동부의 각 지역들을 찾아가 공연하고 투어가 마무리될 즈음 극장에서 일반 관객들을 만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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