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케이프타운에도 휘영청 보름달이 떴습니다.
한가위 명절을 맞이하여 스포츠 이벤트와 먹거리 장터를 비롯한 한인 한마당이 지난 주 토요일 Good Wood Sport Club에서 열려졌습니다. 정식 타이틀은 제4회 케이프타운 한인한마당이었는데요. 모처럼 민족의 큰 명절을 맞아 지구 반대편 남아공에서 진한 향수(鄕愁)를 달랠 수 있었습니다.
친목과 화합을 목표로 한 이 행사에 당초 기대보다 많은 한인들이 참석치 않아 다소 서운한 면이 없지 않았지만 명절을 즐기기엔 더 없는 볼거리와 즐거움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아프리카라고 하지만, 한국의 늦가을 정도의 선선한 날씨였는데 남아공 명물인 브라이 파티(위 사진)와 장기 자랑, 다양한 체육 행사로 이민생활의 고달픔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 수빈이와 지현이. 기념사진 찰칵~^^
매년 이맘때 바자회와 콘서트로 성황리에 개최해 오던 한인초대교회에서는 한인 한마당 행사와 겹쳐 행사를 잠정 연기하는 배려(配慮)를 보여주었습니다. 한인초대교회에서는 해마다 추석이 되면 매년 자체 행사를 열어 왔습니다.
▲ 리즈와 현주..김치~
역시 한가위는 맛난 음식을 만드는 것이 큰 재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미리 준비한 재료들로 떡과 부침개, 잡채 등 군침이 도는 음식들을 오순도순 모여 만드는 모습은 보기만해도 얼마나 정겨운지요.
한가위를 이렇게 치르다보니 지난 4월 27일 열린 한인회 행사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케이프타운의 명소인, 캐날 워크(Canal Walk) 뒷 마당에서 이루어진 잔치는 특별했습니다. 남아공 6.25참전 용사를 초청해서 함께 어울리며 사물놀이와 장기 자랑을 하고 다양한 먹거리도 좋은 반응을 얻었거든요.
특별히 기획한 것이 있다면 항상 한인회가 준비해오던 먹거리 장터를 처음으로 개인이 부스비용을 지불하고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 먹거리 이벤트였는데…. 그 일일장터는 외국인이나 한국인에게 아주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남아공 현지인들이 즉석에서 메뉴를 고르고 눈으로 직접 요리하는 모습을 보고 사먹거나 사진으로 찍는 등 우리 음식도 팔고 홍보도 하고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얻었거든요. 이 날 행사에서는 호떡, 도너츠, 굴, 족발, 닭튀김, 파전, 김치전, 메밀전…등 다양한 먹거리로 정말 신바람이 났습니다.
▲ 화사한 한복차림의 정해용 목사 사모님
사실은 이날, 저도 처음으로 일일장사를 해보았습니다. 대박이었습니다. ^^ 하루 매상이 3,000천랜드(50만원)를 넘었거든요. 한 현지인이 부침개를 세번이나 사서 먹고 가더니 친구를 데리고 오는 등 아주 푹 빠졌더라구요. 외국인들도 한국의 부침개를 그렇게 좋아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현지인들도 함께 한 이번 추석대잔치 역시 한인들은 물론, 현지인들에게도 한국의 문화와 음식을 선보이는 멋진 축제의 한마당이었습니다. 여러분도 행복한 추석 보내셨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