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인터넷에 “미국에서 진돗개 굴욕(屈辱)” 이라는 기사 제목을 보고 클릭했다. 내용은 미국 LA경찰이 경찰견으로 진돗개를 훈련시켰는데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는 내용이다.
내참 어이가 없어서,,,,진돗개가 미국경찰견이 되지 못한 것이 어떻게 굴욕이 되는지도 모르겠고, 진돗개를 경찰견으로 선발하자는 발상도 재미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헷갈리는 것이 있다. 우리의 것이 모두 세계 최고인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잘 맞는 순위로 세계 최고라는 것.
그러니까 진돗개가 우리에게는 잘 맞는 개지만 모든 종목에서 최고의 개는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대한민국 천연기념물 진돗개가 어떤 분야에서든 탈락한 것이 굴욕일수 밖에.
아무튼 기사만 봐서는 어떤 경찰견을 선발하는지 몰라도 경찰견도 여러 가지 임무를 수행 하는데 보통의 경우는 후각 작업을 통하여 물건을 선별하거나 범인을 추적하는 개. 경찰의 명령에 따라 범인을 물어서 체포하는 개. 경찰과 함께 순찰을 하면서 사건을 미리 예방하는 방범개 등이 있다.
개가 위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개의 후각, 청각, 시각 등 기능적인 능력은 최대한 발휘되어야 하며, 개의 야생적 특징은 철저하게 배제(排除)되어야 한다.
야생의 성격이 많은 견종은 범인의 체취를 따라가다가 중간에 고양이나 쥐 등의 냄새를 맡으면 그대로 표적을 바꾸게 되며, 경찰의 명령에 물었던 범인을 놓아야 하는데 오히려 범인을 물고 흔들고 놓지 않아 범인에게 큰 상해를 입히게 된다.
그런데 진돗개는 야성이 강한 개로 유명하니 당연히 경찰견으로는 애초부터 부적합한 견종이다.
요사이는 개도 다 자기 역할과 분야가 있으며 사람들은 지금도 목적에 부합하는 견종을 만들어내고 있어서 세계적으로만 공인된 견종이 무려 400여종이 된다. 그 400여 견종은 모두 한 분야에서 최고인 개들이니 우리 진돗개가 어떤 한 가지 분야에서 부적합 판단을 받았다고 굴욕은 아니며, 열 받을 일도 아니라는 말이다.
▲ 러시아산 늑대사냥개 보르조이 www.ko.wikipedia.org
만일 우리나라 진돗개가 싸움개인 핏불과 싸운다면, 달리기 시합을 그레이하운드와 한다면, 썰매를 허스키와 끈다면, 군견으로 세퍼트와 비교하면, 경비견으로 도베르망과, 새사냥을 포인터와, 맹인안내견을 라브라도 리트리버와, 수중인명구조견을 뉴펀들랜드와, 해수(海獸)사냥을 닥스훈트와, 양몰이를 보더콜리와,,,,,,,
안될 것이다. 비교자체가.
▲ 족제비 사냥에 탁월한 닥스훈트
반면에 위에 한가지 분야에서 진돗개보다 우수한 개들이 우리나라의 사계(여름 34도, 겨울 -20도)를 외부에서 견디고, 집을 지키고, 주인만을 섬기고, 경우에 따라서 해로운 동물을
잡는 능력이 진돗개보다 탁월할까?
택도 없는 소리다.
우리가 다 알듯이 진돗개는 경계심이 탁월하다.
주인외에는 믿지 못하는 성향이 있는데 예를 들어 주인이었던 군인이나 경찰이 사고나 전출로 인하여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면 웬만하면 따르지 않는 개가 진돗개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군대에서도 군견으로 진돗개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진돗개의 단점일까?
또한 진돗개는 청결하다.
어떤 진돗개는 주인이 출장을 가는 바람에 개장에서 며칠을 있었는데 자신의 집안에서 배변을 보지 않는 성격 때문에 주인이 올 때까지 참다가 동물병원에 실려간 일도 있을 정도니 경찰견이나 군견으로는 애초부터 부적합한 개다.
그리고 진돗개는 내구력이 강하다.
우리나라는 사계가 있어서 한여름과 한겨울의 기온 차는 무려 50도나 된다.
이정도 되는 날씨에 외부에서 견딜 수 있는 개가 바로 진돗개이다.
질병에 강하고, 아무것이나 잘 먹고, 배변량도 같은 몸무게의 견종에 비하여 적은 견종이다.
이렇듯 우리 진돗개는 그냥 한 주인만을 섬기고, 타인에게 경계심을 보이며, 천성이 청결하고, 쥐나 야생 고양이 등 해수(海獸) 등을 퇴치하는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그냥 그대로의 우리의 개로 남아 있으면 되는 것이지 머나먼 미국에까지 가서 입사시험을 보고 낙방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활달하고 적극적인 사람을 연구직에, 차분하고 소심한 사람을 영업직으로 보낸다면 두 사람 모두 입사시험에 합격한다고 하더라도 며칠 지나지 않아 직장에서 뛰쳐나오거나 정신적으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라도 우리 진돗개가 어떤 견종인지 먼저 생각해서 적성에도 맞지 않는 미국경찰서에 괜히 입사원서 내지 말고 우리나라에서 친하게 잘 지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아! 한가지>
미국에서 진돗개가 호평을 받는 곳이 있답니다.
미국의 야생동물 중 늑대보다 작지만 개만한 코요테 Coyote (미국식 발음 카요리)와 북미의 맹수 퓨마(산사자, 쿠거 등으로 불리우는)가 있는데 다른 개들은 얘들을 무서워하는데 진돗개를 키우는 집에는 코요테와 퓨마가 얼씬도 못한다네요.
그러니까 미국의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인기 1위의 견종이 진돗개이고, 그 이유는 주인에게만 충성하고, 경계심이 높고, 다른 동물들에게 겁이 없어서 진돗개가 있는 집근처에는 미국의 맹수들인 코요테, 퓨마 등이 접근을 하지 않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