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운반하다 체포된 리제트 리의 이모 이진미 씨가 26일(미동부시간) 법정증언(法廷證言)을 통해 ‘리제트 리는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딸인 코린 리의 딸로서 이병철회장의 손녀’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늦게 보석심리(保釋審理) 말미에 리제트 리의 변호인이 보석신청을 철회함으로써 심리는 종결됐으며 변호인은 다시 보석심리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진미 씨는 이날 오전 오하이오 콜럼부스의 연방법원에서 열린 리제트 리 보석청문회에 출석, 위증(僞證)시 처벌을 받겠다는 선서를 한 다음 리제트 리는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딸인 코린 리의 딸이라고 증언했다고 콜럼부스 디스패치가 보도했습니다.
오늘 보석청문회에서 첫 증언자로 나선 이 씨는 리제트 리의 가족관계를 묻는 질문에서 이같이 답했으며 또 코린 리의 생모(生母) 이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MP KIM’ 이라며 이름의 첫 글자와 성을 밝혔다고 연방검찰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알게넌 마블리 연방판사 주재하에 열린 오늘 심리에서 이씨는 이병철회장의 딸인 코린 리는 한국 서울에 살고 있으며 자신과 리제트 리는 지난 1985년 미국으로 이민, 1년간 뉴욕에서 살다가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정착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리제트 리의 생물학적 아버지는 요시 모리타씨로 일본 갱단(JAPANESE GANGSTER)의 일원이라고 밝혔으며 코린 리가 영어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영국식 액센트의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고 답했습니다.
이 씨는 일본 갱단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질문에 일본에서 카지노사업에 투자한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라고 말해 갱단과 관련 있는 파친코업계의 인물임을 짐작케 했습니다
이 씨는 리제트 리가 입양된 이유는 리제트 리의 생모 코린 리의 가족들이 요시 모리타씨가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결혼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심리에는 리제트 리의 변호사인 제임스 오웬 변호사와 연방검찰 측에서 프리차이드 연방검사가 출석, 증언자들의 진술을 들은 뒤 세부사항을 질문했고 가끔 마블리 판사도 직접 질문을 했습니다.
이 씨는 모리타 씨가 리제트 리에게 용돈을 많게는 한달에 10만달러를 주기도 했고 리제트 리는 생물학적 어머니인 코린 리등을 만나기 위해 수차례 한국을 방문했다고 밝혔습니다.
리제트 리와 4년여동안 남자친구 관계였던 와인업계의 거물 크리스챤 나바로도 오늘 오전 심리에 출석, 증언했습니다.
나바로는 리제트와 교제할 당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리제트 리의 생물학적 부모인 코린 리와 요시 모리타, 그리고 양부모를 함께 만났다고 진술했습니다
나바로는 리제트 리가 1대에 20만 달러가 넘는 벤틀리 승용차를 2대씩 소유하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당초 1시간 30분정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리제트 리 보석청문회는 오전 증언을 마친뒤 낮 12시부터 점심식사를 위해 휴정(休廷)했으며 1시 15분 속개돼 오후 3시 50분까지 계속됐습니다.
오후에는 리제트 리의 양부(養父)인 이범걸 씨가 증인으로 출석, 자신이 리제트 리를 입양하게 된 동기 등을 설명했습니다.
이범걸씨는 자신이 리제트 리를 입양할때 한국 호적에 올렸다고 밝혔고 코린 리와 요시 모리타가 1990년부터 주기적으로 미국을 방문, 리제트 리를 만났다고 증언했습니다.
양부의 법정증언이 끝난 뒤 오웬 변호사는 보석신청을 철회한다고 밝혀 오늘 보석심리는 중단됐습니다.
리제트 리는 오늘 오전 법정에서 가끔씩 미소를 짓는등 안정된 모습을 보였으나 검사 질문때는 눈물을 보였으며 보석신청을 철회하자 실망한 표정을 짓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 심리가 끝난 뒤 이진미 씨와 양부모인 이범걸, 로렌 리 씨 부부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체 답하지 않은 채 오웬 변호사와 함께 법원을 떠났습니다.
한편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코린 리의 생모, 즉 이병철 전회장과 법적으로 혼인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전회장과의 사이에서 코린 리를 출산한 생모의 생존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제트 리가 지난 5일 제임스 오웬 변호사를 면담한 자리에서 할머니에게 미안하다고 밝힌 점으로 미루어 코린 리의 생모가 생존해 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리제트 리의 삼성 상속녀 주장에 대해 삼성측은 지난 6월 이후 줄곧 삼성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공식 부인하고 있습니다. 삼성측은 리제트 리가 삼성가의 일원이라는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입니다.
이진미 씨는 지난 5일 전화통화에서 “지금은 우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냥 덮어주세요. 리제트와 삼성관계 신문에 내봐야 지금은 웃음거리밖에 안되요. 그냥 덮어두십시오.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며 더 이상 거론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었습니다.
당시 제임스 오웬변호사도 델라웨어카운티 구치소에서 만나 리제트 리는 이병철 회장 혼외 딸의 딸이라고 밝히고 보석심리에서 자연스럽게 가족들이 사실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