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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무덤(허광)’ 장기풍은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으로 15년 간 재직 후 은퇴하여 지금은 방랑여행과 글쓰기로 소일하고 있다. 미국 46개주와 캐나다 10개주 멕시코 쿠바 에콰도르 및 이탈리아 네덜란드를 배낭여행했다. 특히 원주민지역 문화와 생활상에 관심을 갖고 있다. 2014년 봄에 70일간 조국을 배낭여행했고 2017년 가을엔 45일간 울릉도와 남해안 도서를 배낭여행했다. 조국의 평화통일과 민족의 화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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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corona’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벗님들께 보내는 쉰한 번째 편지
글쓴이 : 장기풍 날짜 : 2021-08-27 (금) 13:07:08

뉴욕에서 벗님들께 보내는 쉰한 번째 편지

 

미국의 코로나 팬데믹이 지옥의 출구에서 델타바이러스에 발목을 잡혔습니다. 매일 20만 명 안팎의 새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누적 확진자는 무려 4천만 명에 접근했고 사망자도 65만 명에 달합니다. 현재 미국은 인구의 80% 가까이 백신을 접종했고 2차 접종까지 끝낸 사람도 53%에 이릅니다. 920일부터는 필수요원부터 시작해 2차 접종 끝낸 후 8개월 되는 사람을 대상으로 3차접종(부스터 샷)이 시작됩니다. 저의 경우는 11월 예정입니다.

 

그럼에도 델타바이러스가 극성을 부리는 원인은 백신을 거부하는 20% 남짓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감염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다양한 거짓정보에 심취된 사람들로 주로 트럼프 지지자들 중에 많습니다. 백신접종한 사람들도 감염되어 확진자에 포함되지만 대부분 경증(輕症)으로 끝나 입원이나 사망하는 사람은 극히 드믑니다.

이런 와중에 최근 백신을 조롱하던 유명인사들이 코로나에 감염되어 사망하거나 중태에 빠진 사례가 줄지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테네시주 기독교 라디오방송 진행자로 명성이 높던 지미 드영이 최근 코로나로 입원한지 8일 만에 81세로 사망했습니다. 그의 아내도 감염됐으나 다행히 회복 중입니다. 그가 진행하던 프로그램 오늘의 예언은 세계 1500개 라디오에서 방송됩니다. 그는 생전 방송을 통해 백신에 대한 불신을 여러 차례 나타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백신이 요한계시록 3장의 짐승의 표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나타냈고 2월에는 "백신이 국가가 사람들을 통제하는 또 다른 형태가 될 수 있다. 정부관계자들이 백신에 대한 진실을 감추고 있다는 중대한 정보가 있다."고 방송했습니다.

 

테네시주 내슈빌 인기방송인 61세 필 발렌타인도 코로나로 위독한 상태입니다. 그는 블로그에 "내가 코로나로 죽을 확률은 1%도 안 될 것이며 국민들은 백신을 맞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는 또 정부의 백신접종 노력을 조롱하는 노래를 만들어 방송했습니다. 발렌타인 아내는 성명을 발표해 "발렌타인이 중태에 빠졌으며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할 뿐이며 모든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해 안전하기를 바란다"며 사실상 남편대신 사과했습니다.

 

이밖에도 워싱턴포스트지는 816일 위스콘신 출신으로 바티칸 몰타기사단장인 보수주의자 레이몬드 버크 추기경도 백신을 무시하고 조롱하다 결국 고향 위스콘신의 병원에서 산소호흡기로 연명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미국과 중남미 등 아메리카 대륙의 백신에 대한 광범위한 가짜정보로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이 많아 감염이 확산되자 바티칸 프란치스코 교종은 이례적으로 미국과 아메리카대륙 가톨릭 고위성직자들과 함께 백신접종은 이웃사랑 실천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아메리카대륙 전역에 방송했습니다.

 

한편 뉴욕에서는 그동안 코로나 영웅으로 신뢰받던 쿠오모 주지사가 비서 등 11명 여직원 성추행 의혹으로 언론에 오르내리자 824일 사퇴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로써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로 평가받던 쿠오모 정치인생은 막을 내렸습니다. 그는 TV연설에서 나는 뉴욕을 사랑하고,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아 물러나겠다. 나의 본능은 끝까지 싸우라고 한다. 그러나 지사직 유지하며 싸우면 주정부가 마비될 수 있다. 뉴욕을 돕는 최선의 방법은 내가 물러나 주정부가 정상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세 딸의 아버지인 그는 나는 고의로 여성에게 무례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란 점을 딸들이 알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쿠오모는 부친 고 마리오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와 동생 크리스 쿠오모 CNN 앵커 등 뉴욕 쿠오모 왕조로 불리는 집안의 장남으로 부인은 케네디 대통령 조카 케리 여사입니다. 그는 2010년 주지사 당선 후 3선에 성공하는 등 출세가도를 달렸으나 성추행 의혹으로 장벽에 부딪친 셈입니다. 그에 대한 수사는 공교롭게 한국계 준 김 전 뉴욕남부 연방지검장 대행이 이끌었습니다.

 

쿠오모 지사 사건을 보면서 서울시장, 부산시장, 충남지사 사건이 떠오릅니다. 쿠오모는 친근감과 격려의 표시로 가볍게 껴안거나 뺨에 입을 맞췄다고 해명했지만 시대적 변화를 깨닫지 못한 것입니다. 주지사는 러닝메이트였던 62세 여성 캐시 호쿨 부지사가 824일 선서를 마치고 취임했습니다. 뉴욕주 여성 주지사 탄생은 사상 처음입니다. 그는 부지사로 할렘출신 주 상원의원 흑인 브라이언 벤자민을 낙점하고 다음 주지사 선거 출마의사를 밝혔습니다. 쿠오모 잔여임기를 이어받은 그는 취임식 연설에서 정의롭고 투명한 주정부가 될 것을 약속했습니다. 또 호쿨 주지사는 안전한 공립학교 대면수업 재개를 위해 마스크착용 의무화와 모든 교직원 대상으로 백신접종과 매주 코로나검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밖에도 그는 성추행 관련정책을 점검하고 공무원 윤리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역설적으로 쿠오모가 뉴욕주에 본격적인 여성주지사 시대를 연 셈입니다. 물론 호쿨 주지사가 임무를 차질 없이 수행한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는 ‘with corona'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영원히 퇴치할 수 없다면 독감처럼 해마다 백신접종하면서 정부는 감염예방보다 중증환자만 관리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백신확보와 치료제 개발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미 영국, 이스라엘 등 백신접종율이 높은 국가들은 부분적으로 ’with corona'를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와 별도로 교육, 경제, 사회 모든 분야를 정상화시키고 있습니다. 뉴욕에서도 학교와 교회, 상점, 식당 등 정상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델타바이러스 때문에 시민들 스스로 조심하는 분위기입니다. 'with corona'와 관련 옥스퍼드대 스미스 교수는 "충분한 집단면역으로 코로나가 다시는 들불처럼 번지지는 않겠지만 독감과 비슷한 질환으로 사람들을 죽게 할 것"이며 사망자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앞으로 겨울철 매년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어떤 해는 특별히 많은 사람이 사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무튼 과학자들은 공통적으로 코로나는 독감이나 다른 호흡기 질환처럼 겨울철 주로 노인이나 기저질환 가진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합니다. 더욱 비관적 전망도 있습니다. 브리스틀대 애덤 핀 교수는 "우리는 코로나 유행을 오랫동안 보게 될 것이며, 이 바이러스는 유전적 변이가 매우 빠르다는 것을 보여주어 매년 수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키면서 커다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며칠 전 뉴욕은 올해 첫 허리케인 핸리가 지나갔습니다. 다행히 진로가 롱아일랜드 동쪽으로 치우친 관계로 저의 동네는 비는 많이 왔지만 바람은 잔잔해 별 피해는 없었습니다. 허리케인이 지나가자 늦더위가 몰려와 종일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저도 더위를 피해 이른 새벽 공원을 걷습니다. 허리케인이 물러간 새벽하늘에는 보름달이 환하게 비추어 저의 그림자를 만들어줍니다. 상큼한 새벽공기에 잠시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로 인한 시름을 잊게 됩니다. 벗님여러분께 희망적인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루 속히 반가운 얼굴들과 마주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싶습니다. 당분간 더 소식을 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벗님여러분, 부디 건강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1826

 

뉴욕에서 장기풍 드림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빈무덤의 배낭여행기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b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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