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타운 정리>

1. 여행에서 돌아온지 2주가 지났다.
종합해서 정리하려고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시간만 흘렀다.
보츠와나의 수도 가보로네에서 추장 대접 받으며 꿀 빨다 보니 몸도 마음도 느슨해진 탓이다.
엉성하게라도 매듭을 짓기로했다.
기간: 2022.7.20~ 7.29.

2. 나의 100번 째 여행 국가다.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프리카의 땅 끝인 케이프 타운을 골랐다.
하지만 남아공은 치안이 엄청 불안하다.
주변 사람들이 너무 걱정의 말을 많이 했다.
나의 안전과 지인들의 염려를 고려해서 안심 여행을 컨셉으로 정했다.
열흘 간의 전 일정 동안 개인 가이드와 차량과 요새(要塞) 같은 숙소를 이용했다.
평소의 여행 예산 보다 훨씬 초과해서 지출했다.
열흘 간의 여행에 250만원을 썼다.
새 가슴 유랑자에게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그러나 속이 쓰리지는 않았다.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으니까.
제대로 누리고 대접 받았으니까.
후회없이 즐겼으니까.

칠순 잔치를 한국에서 폼나게 하는 것 보다 아프리카 땅에서 조촐하지만 의미있게 하는게 훨씬 나 답다.
희안하게 드물게 오래 살았다고 희수(喜壽) 또는 고희(古稀)라고 한다.
희수를 아프리카에 보내다니 복이 터졌다.
감사하다.
아전인수 식으로 생각하니 오히려 쪼끔 더 지를걸 하는 아쉬움 마저 들었다. ㅠㅠ
물론 나머지 여행에서는 손가락 빨며 지내야 하겠지만 그래도 좋다.
인생이 뭐 별거 있나?
오늘 그리고 여기서 만족하면 되는거지.
주머니에 돈 남긴다고 죽을 때 싸들고 가는것도 아니다.
얼마 되지도 않는 돈 다 쓰고 죽는게 현명한 삶이 아니겠어!
내 지갑 형편상 앞으로는 물가가 비싼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은 못갈것 같다.
대신 물가가 싼 후진국이나 오지는 죽을 때 까지 다닐수가 있을것 같다.
그래도 좋다. 땡큐다.

3. 케이프 타운은 아프리카가 아니라 유럽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게하는 도시다.
유럽의 소도시와 하와이를 섞어놓은 분위기다.
케이프타운에 가서는 일단 기본 코스인 테이블 마운틴, 워터프론트, 희망봉을 찍었다.

물개와 펭귄 구경도 기본이라기에 가봤다.
포르투갈이나 남미나 뉴질랜드를 다녀온 사람이 보면 그저 그런 수준이다
그냥 인증샷 찍는 장소다.
크게 감흥은 없다

오히려 여유롭게 들렀던 와이너리 팜, Kirstenbosh 식물원, 씨 포인트, Stellenbosch 중세 마을 등이 좋았다.
가장 좋은건 자유로운 시간 여행자만이 누릴수 있는 로칼 체험이었다.
재래시장,
풍광이 멋진 해변 도시 Hermanus,
해군 기지와 어시장이 있는 Kalk Bay,
테이블 마운틴 바로 아래 백인 동네에 있는 Newland Forest 공원,
Cavendish 같은 쇼핑몰 등이 좋았다.
특히 한국인 집에 초대 받아 사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찐 재미있고 유익했다.

나는 자유 여행자라서 시간만 부자다.
촉박하게 돌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쉬고 싶을 땐 언제든 쉰다.
이번에도 이틀 정도는 카페와 대형 쇼핑 몰과 공원을 찾아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특히 기억에 남는게 두가지 있다.
하나는 일기 영향 때문에 한번 가기도 어렵다는 테이블 마운틴은 두번 올라가서 산책을 즐긴거다.

다른 하나는 옛날 전우를 우연히 만난거다.
한국에서 와 케이프타운을 거쳐 모잠비크로 선교 여행을 하는 지인을 만났다.
지구 반대편 땅에서 우연히 만나는건 기가막힌 인연이 아닐수없다.
아픈데 없이 사고 없이 건강하게 다녀 왔으니 오케이! 썩세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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