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일교차(日較差)가 심해 요즘들어 처음으로 안개낀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에 나갔다 들어오는 길에 돌담 옆에 작은 장미들이 피어있는 모습이 안개와 어우러져 잠시 차를 멈추게 했다. 개인전 준비로 밖에 잘 나와 보지 못하는 동안 풀이 많이들 자랐다.
잠시 들렸다 가는 행성은 늘 같은 시간대로 흐르련만 마음의 시간, 리트머스 종이는 빨리도 반응하는구나.
아는 사람은 다 알듯이... 만약 사람들이 삶의 변곡점(變曲點)에 이르렀을 때 가장 후회하고 안타까워 하며 말하고, 쓰고 싶은 단어는 무엇일까? 하고 물음을 받게 된다면... 난 주저않고 '사랑'(LOVE) 이라고 말한다.
그 사랑의 대상이, 아니면 교감의 대상이 사람 간이든, 물건이든, 보이는 것이건 아니건 간에 그 어느 것이든 우린 삶을 통해 경험하는 신비롭고 경이로운 감정의 행복감을 안기고, 삶의 용기와 에너지를 증폭 시키기도 하지만 사랑의 대상을 잃거나 없을 때 좌절, 무력감 등 수많은 감정의 기복을 겪게 되는 등, 참으로 삶에서 최상의 ‘감정 트리거’ 역활을 한다. 사랑이 있고 없고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의미의 수가 너무 크다. 그만큼 우리가 어느 세계속에 살게 하느냐는 각자의 매 순간 상황의 선택에 따라 어떤 경지에 이르게 만든다.
한나라의 통치자에게는 그것이 없고 있고에 따라 전쟁과 평화를 부르고, 부부간엔 행복과 불행 때론 이혼을 가져오는 등 어마무시한 변화를 불러들이는,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가장 강력한 자다.
우리는 망각(忘却)의 동물이라 잃컷는다. 그래서 일까? 어느 누구라도 상황이 Negative 적인 결정하는 그 순간에 '사랑(LOVE)'이란 Letter가 있는 작품이 Positive 적인 결정의 힘을 발휘 되는 어떠한 작은 동기전환의 순간 역할이 되는, 그것이 내 그림의 존재 가치가 되었음 한다.
그런 의미의 시작점에서 출발한 작품이 2009년부터 시작되었고 그 후로의 작품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그로 인해 연말에 있을 나의 전시가 좀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해서다.
개인전(December 18, 2024 ~January 8, 2025. Riverside Gallery)을 하기 전 하나씩 풀어가는 나의 그림 이야기(2009년부터 'LOVE' 철자와 '사랑'이 들어간 작품들).

아침 안개와 어울어진 Sarang Mountain 돌담 옆에 핀 장미가 차를 멈추게 했다.

2009년 처음으로 캔버스에 들어간 Along the Road - "LOVE" Road. LOVE의 철자를 이용한 첫 작품. 이후 1977년부터 이어진 나의 화두 '자연' '문명' '인간'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과 불협화음 속에 그 무언가를 갈망하며 감성과 이성의 파편들을 담아 내어 왔다. 최상의 포식자들이 자멸 과정에 인간도 피할 수 없는 미래는 다가올까? 우리의 숙제는 그 존재과정에 인간이 '자연'과 '문명' 의 사이에서 자기 합리화의 구덩이에서 해매이며 지속적인 불편한 위선(僞善)의 밧줄을 당긴다면 인계치에서 끊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은 분명하지 않겠는가? 분명 자연의 작은 일부인 인간은 지상 최대의 포식자로써, 놔둬도 주체 할 수 없는 미지와 새로운것에 대한 의구심을 바탕으로한 창조력은 인간 스스로 만들어 내는 자연에 대한 거대한 도전, 활용 대상으로 끝도 없이 변해왔고 변화 할것이다. 그 이룩되는 문명이 양면성을 갖고 경고를 할 땐 탐욕에(돈 또는 밥줄) 인간은 품위와 인성은 온데 간데 없고 오로지 살기가 난무한 나라들을 보아왔고 진행형이다. 그러는 와중에 자연은 아랑곳하지 않는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 취급이 되었다. 이 점 또한 작품을 하는 과정에 나에게 던지는 화두(話頭)의 무게가 된다.

2009년 처음 등장한 'LOVE'철자를 가지고 작품을 할 때, 한글 '사랑'(LOVE) 또한 처음으로 캔버스에 드러냈다. 위 아래 두 작품 이후로 한 캔버스를 한 인간의 삶으로 생각하며... 인간이 시간의 흐름속에 순간 순간의 상황에서 선택의 연결 고리로 이어진 삶 속의 영상들이 있듯, 난 이 당시 그림 속에 드러난 도로의 이미지를 화면분할식을 통해 좀 더 삶속의 '인간' '문명' '자연'의 하모니를 찾아내는 의미를 부여하려는 작업이 지금까지도...아니 붓을 놓게 될 그때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조성모의 Along the Road’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j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