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파리 : 서울 :   시작페이지로 설정 즐겨찾기 추가하기
 
 
 
꼬리뉴스 l 뉴욕필진 l 미국필진 l 한국필진 l 세계필진 l 사진필진 l Kor-Eng    
 
꼬리뉴스
·꼬리뉴스 (13203)
·뉴스로 창(窓) (274)
·뉴스로TV (127)
꼬리뉴스
육하원칙(六何原則)?역(逆)피라미드 형식의 스트레이트 뉴스? 정형화, 제도화된 뉴스만 뉴스가 아니다. 뉴스뒤의 뉴스, 뉴스속의 뉴스를 읽자. 뉴스로에선 "꼬리뉴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일선에서 취재한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뒷 이야기, 기감 없는 에피소드, 촌철살인의 한마디까지, 뉴스로 독자들은 정규뉴스 바로 뒤에 물리는 꼬리뉴스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틀에 박힌 뉴스는 거부합니다. 오직 뉴스로만이 가능한 꼬리뉴스에서 뉴스의 새로운 멋과 맛을 느끼십시오.

총 게시물 13,203건, 최근 4 건 안내 글쓰기
다음글  목록 글쓰기

강진만 갈대숲에서 백운동 원림까지

글쓴이 : 민지영 날짜 : 2026-11-04 (수) 20:48:53


Newsroh=민지영기자 newsrohny@gmail.com

 


 

남도의 가을은 하늘빛부터 깊고 푸르다. 전라남도 강진, 탐진강(耽津江)의 물줄기가 서해와 남해가 어우러지는 품으로 스며드는 그곳에는 대자연이 빚어낸 두 개의 찬란한 보석이 숨 쉬고 있다. 은빛 물결이 춤추는 20만 평의 생명의 바다 ‘강진만 갈대숲’과, 월출산 옥판봉의 기운을 안고 400년 세월 동안 선비의 은거(隱居) 문화를 고스란히 지켜온 호남의 명원(名園) ‘백운동 원림’이다.

 

장흥에서 발원한 탐진강은 구비구비 물길을 흘러 강진만으로 안긴다. 대개의 강들은 바다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지만, 강진만은 유독 깊숙한 바다의 품이 오히려 강을 찾아들어가듯 아늑하게 꺾여 들어오는 독특한 지형을 품고 있다. 바다와 강이 만나 거친 파도 없이 잔잔하게 숨을 고르는 이곳은 예로부터 기름진 갯벌을 이루어 수많은 생명의 요람(搖籃)이 되어왔다.

 



지금 강진만 생태공원은 가을의 절정을 알리는 ‘춤추는 갈대 축제’로 한창 무르익어 있다. 20만 평에 달하는 드넓은 군락지(群落地) 위에 설치된 나무데크 길을 따라 걷노라면, 사방으로 펼쳐진 은빛 갈대들이 가을바람에 몸을 맡긴 채 일제히 파도처럼 물결친다. 산에서 자라는 억새와 달리 바닷바람을 맞으며 갯벌에서 자라나는 갈대들은 저마다의 생명력을 가득 품고 황금빛과 은빛의 교향곡을 연주한다.

 

해설사의 흥미로운 설명처럼, 이 거대한 생태의 보고(寶庫)에는 1,131종에 달하는 해양 생물이 공존한다. 꼬물거리는 칠게와 갯벌 위를 날렵하게 뛰어노는 짱뚱어, 그리고 겨울의 문턱을 넘어 이미 150여 마리가 날아와 터전을 잡기 시작한 천연기념물 큰고니의 무리까지 눈을 즐겁게 한다. 자연과 인간이 오랜 세월 속에서 조용히 호흡을 맞춰온 이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도시의 번잡했던 마음은 어느새 잔잔한 강진만의 물결처럼 평온해진다

 



 

400년의 눈물과 숨결이 깃든 백운동 원림

 

이튿날 월출산의 기암괴석이 품은 또 하나의 비밀스러운 정원으로 향했다. 월출산 국립공원에서 무위사로 이어지는 언덕길을 가노라면 경사로를 이용한 드넓은 차밭이 펼쳐진다. 잠시 서지 않을 수 없는 매력적인 사진 포인트이다. 이날 아침은 짙은 안개로 월출산 봉우리들이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신비로운 분위기만으로도 여행객의 감탄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월출산 옥판봉의 남쪽 경사지, 계곡의 맑은 물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시간의 문이 닫힌 듯 아늑한 별서 정원, ‘백운동 원림(白雲洞 園林)’이 모습을 드러낸다. 담양의 소쇄원, 완도의 부용동과 함께 호남의 3대 정원으로 꼽히는 이곳은 조선 중기의 문신 이담로(1627~1701)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품에 안아 조성한 곳이다.

 

정원 입구에 다다르자, 특별한 귀인이 맞아주었다. 백운동 원림을 대대로 지키고 가꿔온 원주 이씨 집안의 13대 동주(洞主), 강진백운동전시관의 이승현 관장이 직접 나와 따뜻한 미소를 짓는다.

 



이승현 관장의 안내로 들어선 전시관에는 원주 이씨 가문의 다양한 기록물들은 물론, 다산 정약용이 남긴 서한 등 귀중한 유묵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한 집안이 무려 400년이 넘는 기나긴 세월 동안 단 한 차례의 끊김도 없이 이 소중한 유물들을 지켜내고, 백운동 원림의 원형을 고스란히 보존해 온 것은 대한민국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감동적인 사례다. 그 헌신적인 노고가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날 조선 선비들의 고결한 은거 문화와 풍류를 이토록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는 것이다.

 




3만 4천 평에 이르는 광활한 부지 속에는 월출산의 봉우리와 계곡물이 어우러진 백운동 12경의 절경이 펼쳐진다. 계곡 옆 바위에 새겨진 붉은 ‘백운동(白雲洞)’ 글씨는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채 은은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1812년, 다산 정약용이 이곳에 머물며 초의선사에게 ‘백운동도’를 그리게 하고 12승경을 칭송하는 시를 남긴 이유를, 그 풍광을 마주하는 순간 저절로 고개 끄덕여지게 된다.

 

정자에서 바라보는 백운동 제1경을 비롯하여, 계곡 물길을 마당으로 끌어들여 아홉굽이 작은 물길을 만든 유상곡수(流觴曲水)의 섬세한 정원(제5경)을 보노라면 절로 시 한수가 지어질 듯 하다. '운당원(雲塘園)'이라 불리는 원림의 대나무 숲(제12경)에 들면 시공을 초월한 안온한 느낌에 싸이게 한다.

 




백운동 계곡 허리춤에서 나와보니 먼저 본 차나무 재배지 아랫녘이 연결되는데 오는 길에 볼 수 없었던 차밭과 월출산 봉우리들의 기막힌 스카이라인이 카메라 셔터를 바쁘게 한다. 9천 평 규모의 차밭 역시 본래는 원주 이씨 집안의 땅이었다. 다행히 부지를 구입한 측이 원림의 아름다운 풍광과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차밭을 조성하였으니 서로에게 빛나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정원의 고즈넉한 담장 너머로 넘실거리는 초록빛 차밭이 원림의 자연스러운 풍치와 완벽하게 어우러져, 이곳 풍광을 한 폭의 진경산수화처럼 더욱 찬란하고 깊이 있게 완성하고 있다.

 


 

자연과 사람이 빚어낸 안식처

 

강진만 갈대숲의 서걱이는 바람 소리와, 백운동 원림의 깊은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는 어쩌면 같은 맥박으로 뛰고 있는지도 모른다.

 

강진만은 생명이 숨 쉬는 갯벌을 품에 안았고, 원주 이씨 집안은 400년의 세월 동안 정성과 자부심으로 월출산 아래의 비경(祕境)을 지켜냈다. 우리는 단순한 여행자의 시선을 넘어 자연을 경외하고 역사를 보듬는 선비들의 그윽한 발자취와 깊이 조우(遭遇)하게 된다.

 

가을빛이 더욱 짙어가는 강진. 바람이 머물고 차향이 피어오르는 그곳에서, 가슴속에 지워지지 않을 한 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머물고 있다.

 


<사진 재외동포언론인연합대회 취재단>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

 

 

<꼬리뉴스>

 

낙화(落花)의 눈물을 넘어, 천년 백제의 숨결을 걷다 (2026.10.30.)

 

https://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m0604&wr_id=13901


다음글  목록 글쓰기


뉴스로를말한다 l 뉴스로 주인되기 l뉴스로회원약관  l광고문의 기사제보 : newsroh@gmail.com l제호 : 뉴스로 l발행인 : 盧昌賢 l편집인 : 盧昌賢
청소년보호책임자 : 閔丙玉 l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0133 l등록일 : 2010.08.31. l창간일 : 2010.06.05.
미국 : 75 Quaker Ave Cornwall NY 12518 / 전화 : 1-914-374-9793 l한국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산두로 210, 607-204 / 전화 : 010-2041-1942
뉴스로 세상의 창을 연다! 칼럼을 읽으면 뉴스가 보인다!
Copyright(c) 2010 www.newsroh.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