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퇴임’ 한일관계 개선할까?
by 러시아 | 20.09.19 10:18

마이니치 분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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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사퇴선언하는 아베 신조 www.en.wikipedia.org

      

일본의 유수 일간지 중 하나인 마이니치신문이 915일자 신문에 아베의 퇴임 이후 한일관계의 미래에 대한 장문의 분석 기사를 실었다. 그 내용을 번역하여 소개한다.

 

한국이 아베 신조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의 격돌 이후 오랜 만에 흔치 않게 일본을 칭찬했다. 이 칭찬은 아베 일본 총리가 재임 8년 만에 건강상의 이유로 총리직을 사임한다고 발표한 이후에야 나왔다.

 

일본에서 아베 총리가 집권하고 한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일 양국의 관계는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과거 일제 강점기의 역사에 대한 불만이 무역 및 군사 문제 격화(激化)로까지 옮겨갔다. 현재의 일본의 정치적 변화는 한국으로 하여금 이웃이면서 경쟁국인 양국 간의 관계를 명확히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한국 정부의 고위급 당국자들은 최근 열렸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새로운 총리가 취임하는 대로 교착 상태에 있는 한일 간 현안 협상이 진전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했다. 아베 전임 총리의 오른팔로 여겨지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4일 일본 여당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여 사실상 국회가 그를 차기 총리로 선출할 것이 확실시된 상황이다. 스가 관방장관도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뜻을 비쳤다.

 

그는 최근 자민당 총재 후보 토론회에서 중국과 한국은 이웃이며 등과 꽤 어려운 문제는 있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웃 나라들과 전략적으로 관계를 형성하고 정기적으로 소통(疏通)하는 외교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이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정치적인 갈등이 있지만 한일 양국은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비슷한 문제들에 부딪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가 증가하는 것과 중국의 힘이 강해지는 것은 양국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이다.

 

한일 양국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제일주의를 새로운 기치로 선언하고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8만 명의 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불평하기 시작하면서 갈수록 동맹국으로서의 미국에 대해 매력을 잃고 동맹 관계에 대해 장기적인 불확실성을 공유하고 있다.

 

레이프-에릭 이슬리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일본과의 이견(異見)을 줄이는 것이 미국과의 동맹 조율을 개선하고 대중국 관계에서 지역적 불확실성을 대처하게 해줄 뿐 아니라 한국 정부가 대북관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렛대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퇴임이 한일 양국 관계에 전환점이 될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 양국의 상호 불만은 뿌리가 깊고 정치가 개인들의 성격과 성향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한국갤럽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들에게 아베 총리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보다도 더 호감이 안가는 인물이다. 한국에서 아베는 종종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2차 세계대전 중 한반도에서 자행한 짐승과도 같은 야만적 행위들을 희석(稀釋)하려고 애쓰는 극우 민족주의자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한일 양국의 최악의 관계의 잘못을 아베 한 사람만의 책임으로 전가(轉嫁)하게 되면 아베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아베 총리가 한국과의 관계에서 강경한 정책을 고수함으로 일본 국내에서 폭넓은 지지를 얻었다는 사실을 묵과하는 것이다. 일본 전문가인 한국 아산정책연구원 최은미 부연구위원은 일본에서는 한국이 끊임없이 이미 해결되었어야 할 일제 강점기 문제를 거론하면서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의견이 넓게 퍼져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 위원은 아베 총리의 사임으로 어떤 변화의 계기는 마련할 수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극적인 변화나 일본의 기조가 바뀌는 그런 기대를 하는 건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국이 11월에 개최하기를 희망하는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포함하여, 교착상태에 빠진 한일 양국 정상 간의 대화를 재개할 기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안보문제나 미국과의 협력에서 상호의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 서로를 향해 자국의 가능성을 다시 개방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에게나 일본 정부 모두에게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최 위원은 말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의 역사 전체를 걸쳐 서로 다른 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전의 정치적 긴장이 교역, 문화, 관광 교류를 통해 약화되었던게 사실이다.

 

일본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으로 중요한 화학물질에 수출관세를 도입하던 2019년까지는 계속 이런 상태가 이어졌다. 그러나 일본의 이 조치가 한국에 치명적 타격을 가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한국 국내에서 거국적인 반발이 점화되고 집단적인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베 정부가 2018년 한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에게 일제 강점기 중 강제노동에 징용된 한국인 고령 피해자들에게 피해보상을 하도록 판결한 것에 대해 보복하기 위해 무역을 무기화했다고 비난했다.

 

그 후 한국 정부는 안보 문제에서 한미일 삼각동맹의 주요 상징(象徵)으로 여겨지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폐기하겠다고 일본 정부를 위협했다. 결국 그때까지는 주요 동맹국들이 공개적으로 악의를 드러내며 분쟁하는 것을 만족스럽게 방관하던 미국 트럼프 정부가 나서서 압력을 넣은 후에야 한국이 일단 물러서기는 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한일 양국의 긴장관계로 인해 미국과의 동맹의 가치를 의심하게 만든 트럼프의 예측불가한 대외정책에 양국이 대처할 능력을 손상(損傷)시켰으며, 동시에 양국의 주요 무역 대상국인 중국과의 관계에서 긴장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긴밀히 공조하는 것이 이상적이며 이로 인해 트럼프 정부가 국제법과 규칙의 테두리 안에서 지역 전략을 시행하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이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자국 국내 법원 판결과 기존 양국 협정 간의 차이를 해소해야 한다.

 

다수의 일본인들은 한국의 강제노동에 관한 판결을 한일 외교 관계 복구와 일본이 배상금을 지불한 1965년 한일협정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모든 배상문제가 당시 협정으로 해결되었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이전 보수파 정부가 수십 년간 이어진 일본군의 성노예로 고통당한 위안부 보상 문제를 불가역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던 2015년 합의를 파기(破棄)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도 실망을 표시한다.

 

일본 정부가 10억엔을 출연하여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하기로 한 양국 정부 간의 거래는 한국 내에서 엄청난 반대를 불러 일으켰다. 많은 한국인들이 한국 정부가 피해자들과 협의도 하지 않은 채 너무나 적은 금액에 합의했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피해자들을 돈으로 침묵하도록 하려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하나 현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 문제는 한국 법원이 강제징용 노동자들에게 보상금을 지불하기를 거절한 일본 기업들의 한국 내 자산을 처분하도록 지시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다.

 

박원곤 교수는 차기 일본 총리가 누가 되는가에 관계없이 한국과 일본이 강제징용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내지 않으면 양국 관계가 개선될 수 있는 정도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양국 정부 중 한 쪽이 지금 입장에서 변화될 징후(徵候)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계속해서 일본이 한국 법원의 결정을 존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베의 충실한 계승자인 스가 관방장관은 그의 정책을 그대로 계승하겠다고 약속했다.

 

 

글 러시아 크라스나야베스나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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