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전(百年前) 오늘<3>제웅치기 아시나요
by 뉴스로 | 24.02.28 19:13


예로부터 매년 집안 식구 가운데 액()을 당할 해가 온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으면 그를 제웅 직성(直星)이라 하여 제웅으로써 그를 위한 특별한 액막이 방법을 쓰는 풍습이 있었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직성은 아홉 개가 있어 9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데 남자는 11, 20, 29, 38, 47, 56세에 직성 들고 여자는 10, 19, 28, 37, 46, 55세에 직성이 든다. 직성이 든 해는 만사가 여의치 않을 뿐 아니라, 병이 들거나 불행한 일을 당하게 된다.

 

미리 이런 액살을 없애기 위해 짚으로 만든 제웅(허수아비)에 종이나 헝겊으로 머리를 씌우고 얼굴을 그려 사람 형상이 되게 한다. 허수아비 몸에는 액막이할 아이의 동정이나 이름, 생년월일을 적은 쪽지와 노자 돈이나 쌀을 넣고 징검다리나 개천, 사거리에 버린다.

 

지나던 사람이 이 제웅을 주워 돈을 꺼내고 버리면 그가 액을 가져가게 된다고 믿었다. 액을 함부로 가져가는 사람은 없지만 동네 아이들이 몰려다니며 돈을 빼내고 제웅을 땅에 힘껏 내동댕이치면서 놀았는데 이를 제웅치기(打芻戱)’라 불렀다.

 

일본엔 저주인형이라는 것이 있다. 저주인형이 남을 적극적으로 해꼬지하는 공격형이라면 제웅은 불특정을 대상으로 자신의 불운을 회피하는 방어형이라 할 수 있겠다.

 

아카이빙 전문매체 근대뉴스(http://www.19c.co.kr/)가 제공하는 백년전 신문기사를 소개한다.

 

그런 일이 있을 듯하다고 믿는 천치(天癡) (1924.02.19.) 조선일보



 

어느 시대나 어느 민족을 물론하고 여러 가지 전설과 습관을 따라 사람의 실제 생활에 필요치 않은 일로 쓸데없는 행동이 많은 것은 아직 면치 못할 현상이라고 할는지 모르나, 그렇다고 공연한 일을 그대로 밟아가는 것도 어리석은 것이라. 제일 가까이 당한 일 중에도 어제 저녁은 음력으로 정월 대보름날 저녁이라 하여 액매기인지 무엇을 한다고 보기 싫은 제웅을 만들어 가지고 동전 푼이나 늘어서서 내어주는 일이 아직도 성행한다. 이런 일은 원체 어리석기가 한량없는 일이니까 옳으니 그르니 하는 것도 헛일일 것 같지마는, 제웅으로 인하여 자기가 당한 수액(數厄)이 남에게 옮겨 간다 하면 제웅을 가져간 사람은 열 사람이나 백 사람의 수액을 맡아갈 터이니, 대체 그런 일이 있을 듯하다고 믿는 천치(天癡)가 세상에 있느냐 말이야. 제웅이니 조롱이니 하는 것보다 먼저 힘쓸 것은 우리의 생활을 직접이나 간접으로 위협하는 여러 가지 일이 있으니 그것을 처치할 생각이 우선 급한 문제이다.


대보름 놀이 유행하는 여러 풍속 (1924.2.18.) 동아일보

경성에서 성풍(盛豐)한 답교(踏橋)

부인네들의 직성풀이와 잣불

미신의 습관은 버리자



 

오늘은 음력으로 정월 14일이다. 벌써 음력 정월 초순도 꿈결 같이 지나가고 대보름날을 하루 앞에 격하여 온 것이다. 정월 초하루에 다음 가는 보름놀이도 지난 초하루 날의 상황을 돌아 보아 여러 가지 구습(舊習)이 되풀이될 것은 의심할 것 없을 것이다. 이미 시내 각 시장과 모전(毛廛; 과일가게)에는 호도, , 밤 등 부름 감이 늘어 놓여 있으며, 제용(祭用)을 지고 다니는 아이들도 곳곳이 보이게 되었다. 보름 놀이로는 일족(一族)의 행복을 점치는 잣불! 아이들의 가장 고대하는 부름 까기! 사나이들의 장난으로 액매기, 연날리는 것! 일반적으로 성행되는 답교(踏橋)! 부엌데기들의 큰 일거리가 되는 오곡밥 짓기! 등 진진한 재미있는 놀이는 음력 14, 15일 양일에 열리는 것이다. 구습에 의하면 14일 밤은 상민(常民)의 답교 날이요 15일 밤은 양반의 답교 날이요, 16일은 기생의 답교 날이며 답교는 광교(廣橋)가 중심이 되었으나 요사이 답교는 데모크라시화 하여 너나 없이 한날에 답교를 하며 다리도 개화를 하여 광교보다도 돈냥이나 있는 사람들은 자동차로, 그렇지 아니 하면 전차로 한강 철교를 찾아가며 더욱이 수직성에 든 아이가 있는 집안에서는 어부심을 싸 가지고 한강으로 찾아 나가는 이가 많은 것이다. 보름날은 새해의 첫 놀이의 마지막 가는 날이므로 사랑에서는 윷노는 소리, 안에서는 널 뛰는 소리가 더욱 세차게 들리는 것이며 14일 밤에는 제룡직성이 든 집마다 제용 치러 다니는 사람들의 제용이나 조롱 주십시요!소리가 밤이 깊도록 들리는 것이다. 더욱이 미신 깊은 안노인이나 있는 집에서는 집안 곳곳이 불을 켜놓아 집안을 밝게 하기도 하며, 육괘(六卦) 오행(五行)보기에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는 것이다. 자손을 남묘(南廟)동묘(東廟)에 빌러 나온 이나 혹은 ()에 빌러 나온 집에서는 반드시 술아불공을 바쳐서 앞으로 1년 동안의 청복(淸福)을 빌며 겸하여 남묘(南廟)』 『동묘(東廟)에 가서는 1년 신운(神運)을 점치는 첨사(籤辭)도 내려보고 아이를 기다리는 부인네는 일산(日算)도 돌려보아 앞일을 점치는 습관이 있는 있는 것이니, 보름 놀이는 대개 앞으로 1년 동안의 운명을 빌며 점치는 것이다. 그러나 미신의 시대는 지나갔다. 현재의 조선 사람은 그따위 미신의 말을 믿기에는 너무 깨었다. 해마다 보통학교로 들어 가는 도련미과 아가씨네는 이것을 되풀이 하지 않으리라.

 

공설시장에서 매매되는 보름 시세는 아래와 같다.

 

: 소두(小斗; 5) 한 말에 140

호도 : 소두(小斗) 한 말에 주원에서 250전까지

: 소두(小斗) 한 말에 120전에서 180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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