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끄집어낸 날
by 조성모 | 20.02.15 21:49

 


올들어 삼일간 기온이 급강하, 산에 사는 겨울의 독함을 각인(刻印)시키고 있던중 갑자기 오늘 화씨 53도(섭씨 11.7도)를 가리킨다...아마 아랫 동네는 55~56도(12.8~13.3도)를 가리킬 것이다. 일어나 밖을 보니 가랑비가 내리고 있는걸 보고, 치우다 포기했던 눈들이 내리는 비에 낮아지는 것이 보인다. 썬룸에 있는 냉장고에서 엊그제 발라내다 만 멸치를 아내가 식탁에 놓아 다시 멸치ㄸ을 발라 내는데 옛 대학시절의 필름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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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4학년때 작업실에서

 

시골에서 올라온 나는 약대 친구와의 (지금도 한국에 가면 꼭 보는 칭구)1년 하숙 생활을 접고 공간이 필요로 한 아들 녀석을 위해 부모님께서 작업실로 일본집 2층을 (흑석동엔 그 당시 꽤 많은 일본집들이 있었다.) 전세방으로 얻어 주시게 된 후 난 졸업 때까지 삼시세끼를 손수 챙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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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동 일본집 작업실에서 보이는 풍경 1977년작(대학 1학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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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4학년때의 작업실... 오른쪽 위 아마 린나이 가스렌지? ㅎ


 

 

학교 수업과 작업에 푹 빠져 시간에 쫒기다 보면 반찬 만들어 먹는게 쉽지 않다. 사람답게 살아보자 큰맘 먹고 흑석동 시장통에 나가 배추사서 빠르고 쉽게 속성으로 먹을 수 있는 겉절이, 때론 간장에 옥수수 마가린 넣고 슥슥 비벼 끼니를 때우기도 하고 멸치를 고추장에 찍어 먹기도 했던 그때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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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4학년때의 작업실. ROTC후보생 시절이라 머리가 짧다. 그나마 후보생 2년차라 길은 편이다.

 

 

물론 그림 배우던 학생들이 맘담아 가져온 반찬을 먹기도 하고, 고향에 내려가 밑반찬이며 바리바리 싸 주시는 어머님의 보급품도 있었지만, 철(鐵)도 소화시킬 만큼 최고조의 식욕이 왕성한 시절이라 그 보급품은 얼마 안되어 바닥을 드러낸다. 약대 하숙 동기와 그 친구들과 날을 잡아 제육 볶음도 많이 해먹던 기억들.. 아내와 멸치 ㄸ을 발라내며 잠시 젊은 시절속으로 타임머신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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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조성모의 Along the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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