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의 하루 2
by 쌈낭 | 16.06.28 16:39

1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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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 자리한 삼성 매장


2008년 이 나라에 왔을 때, 가전제품은 거의 일본 제품들이었고 특히 휴대폰은 노키아 제품이 90% 이상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제품인 삼성과 LG는 매장 구석에 구색만 맞추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채 2년도 지나지 않아 매장의 중심에 우리 제품들이 놓여졌고 캄보디아 사람들 손에는 갤럭시가 쥐어졌습니다. 요즘 그들은 우리를 보고 꼬레대신 쌤썽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외국에서 살아서 그런지, 삼성 기업 이미지는 여전히 별로지만, 간판이나 매장을 보면 뭉클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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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이라 그런가 너무 한산한 롯데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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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레쥬르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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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베네는 텅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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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가 거의 절반이 일본 음식점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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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시설이 매우 좋아 한편 볼까 했는데, 한글 자막이 없어서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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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주가 한국인이라는 노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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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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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자오락실에서 뿅뿅



어마어마한(?) 규모를 구경하느라 다리도 아프고 또 다시 허기가 손짓을 하여, 시원한 쇼핑을 대충 마무리 하고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단골 음식점으로 갔습니다. 전날의 과음이 있어 해장을 하려고 진작에 면을 먹으려고 생각을 했습니다만, 속을 푸는 데는 그만인 곳이 세 곳이나 있어 잠시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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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큰한 국물이 좋은 일본 라면집


 

얼큰한 맛과 시원함을 동시에 맛을 보기 위해 일본 라면 가게로 정했습니다. 이 가게는 에어컨이 없고 선풍기 바람이 더위를 더해주는 곳입니다. 그래도 매운 라면의 국물 맛은 한국인인 나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고, 뜨거움이 머리를 관통하여 솟구쳐 오를 때, 시원한 냉라면을 넣어주면 그 순간의 짜릿함이란, 형언할 수 없는 시원한 쾌감을 선사합니다. 그래서 메뉴판보다 더 맵게 해달라고 하고 싶은데, 일본 주인장은 오직 일본 말만 하고 나는 일본 말을 몰라, 그나마 영어를 조금 하는 캄보디아 종업원에게 어떻게 얘기를 했더니 선풍기를 한 방향으로 고정시켜주네요. 그저 어처구니가 없어, 엄지를 척하니 세워주니 어깨를 으쓱대며 자랑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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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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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에 찍어 먹는 냉라면

 

배가 부르니 잠이 그리워지고, 하여 숙소로 돌아가는데, 프랑스의 유명한 빵집 에릭 캐제르가 눈에 띄어 잠시 들렸습니다. 캄보디아는 프랑스 식민지였기 때문인지, 빵 맛이 매우 좋습니다. 몇 년 전에 들어온 에릭 캐제르는 현재 세 곳의 점포가 프놈펜에서 성업중입니다. 비교적 가격이 높아서 프놈펜 거주 서양인들과 부유한 캄보디아인들 그리고 한국인들이 주고객이지만 가격은 한국의 절반 이상 저렴하고 맛은 훌륭합니다. 품목이 많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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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중심가 벙껭꽁에 있는 에릭 캐제르, 규모가 제일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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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향이 아주 진하고 크로와상과 슈케트가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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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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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감이 아주 뛰어난 바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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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몇 개를 사고 가다가 한국상품점에 들렸습니다. 한국보다 고가이지만 제대로 된 한국 상품을 구입하려면, 직수입 전문점에 가야 하고, 그래도 예전보다 상품이 늘었는데, 냉동품도 있어 월드콘도 먹을 수 있습니다. 프놈펜에는 몇 곳의 한국 상품점이 있어 나름 경쟁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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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해가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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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창문에 있는 모기 잡는 좋은 도마뱀 찐저


이제 하루를 마치려고 합니다. 별로 한 일도 없는데 많이 피곤한 것이 나이 탓인지, 어제 힘차게 마신 술 탓인지, 요즘 각광을 받는 띠읍쁘랑(그라비올라) 열매 몇 조각과 건강을 위한 해독 주스를 마시면서 조용히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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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읍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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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독쥬스 Superman


 

재미 없는 내용을 끝까지 보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으로 퀴즈를 덧붙입니다. 2문제 모두 맞추신 분께는 캄보디아에서 제일 유명한 쌀국수집 비법 육수 레시피를 알려드립니다. 업소용이라 양이 좀 많다는 문제가 있습니다만, 거금을 들여 전수받은 분의 지인으로부터 어렵게 입수하였습니다. 많은 응모 바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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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1) 숨은 그림 찾기,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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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2) 추억의 음식, 이건 또 무엇일까요?


 


2016년 지금의 캄보디아는

 

입헌군주제인 캄보디아는 노로돔왕조 시하모니국왕이 국가원수이나 캄보디아인민당의 훈센총리가 정부 수반으로서 실질적으로 30년 넘게 통치를 하고 있으며 인구는 1,500만명을 넘어섰고 프놈펜에는 200만여명의 캄보디아인들과 외국인들이 있습니다. 세계 최빈국이었던 캄보디아는 2008년 한달 기본급 $50에 하루 6시간의 잔업과 휴일도 없이 일하면서도 월 $100도 벌지 못하던 공장 근로자들은 하루에 $1로 먹고, 자고, 입는 것을 해결해야만 했었고 메콩강 주변의 도시 빈민들은 그보다 못한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현재 절대 빈곤과 기아에서 벗어나 소득 $1,000을 넘어서고 한끼에 $1을 쓸 수 있는 정도로 성장하였습니다. 맨발에 구두가, 손에는 삼성 갤럭시를, 흙 바닥에서 자던 그들은 이제 매트 위에 피곤한 몸을 뉘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당 독재는 여전히 자신들만의 정치를 하고 부정부패는 여전하며 돈으로 되지 않는 일이 없지만, 정치는 안정적이고 외국 투자는 중국을 중심으로 계속 유입되고 있으며 경제발전을 위해 외국인들이 자유롭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주력 산업인 봉제, 관광 그리고 농업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이 나라의 중요산업임은 분명하고 인구의 가파른 상승과 국민 교육의 향상에 따라 공업분야에서 단순 가공조차도 힘겨워하였던 상황에서 이제 조립이 가능할 수 있을 정도로 저변이 나아지고 있습니다. 천혜의 관광 자원이 많지만 오는 관광객들을 받기만 했던 입장에서 이제는 작은 만족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서비스업도 진일보 하고 있습니다. 프놈펜 하늘은 고층빌딩으로 조금씩 가리워져 가고 있고 도로에는 차들이 넘쳐나 체증이 하루가 다르게 심해지고 있으며, 여전히 중고차들 위주의 차량들이 도로를 달리고 있지만 눈에 띄게 신차들도 늘고, 10년도 넘어 보이던 중고차들 또한 갈수록 연식이 짧아지고 있고 차종도 도요타 일색에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가난한 나라의 일반적인 현상인 부의 편중이 심하지만 캄보디아 정부는 분배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훈센총리 치하의 독재가 오래 가고 있고 2013년 봉제공장 중심의 대규모 근로자 투쟁이 있었으며 그 진압 방식 또한 독재국가의 전형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봉제는 위축되었고 대형바이어들은 주문을 줄이고 신규 투자도 줄어들어 봉제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초등학년에 대해 무상 교육을 시행하고 있지만 오랜 우민화 정책으로 인해 국민들의 문맹률은 여전히 높고 교육 정도는 낮은 편에, 기술 습득 가능한 인구는 아직도 부족합니다. 경제는 나아지고 국민들의 삶은 좋아지고는 있는데 극소수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것은 심화되고 있으며 농산물 이외에는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것은 거의 없고 전기는 대도시 이외에는 공급이 되지 않으며 전기 공급은 늘어도 여전히 정전은 발생하며 상하수도는 여전히 열악한 상황입니다. 고속도로는 있어도 프랑스 식민지 시절의 오래된 도로이며 그것도 오랜 내전에 대부분 파손이 되었고 도로의 보수공사는 외국 차관을 들여와 개선하고 있어, 이로 인한 부채가 늘고 있음도 주지해야 할 상황입니다. 사업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고위 관리 줄대기는 여전히 중요하고 우선적인 사업초기 관행입니다. 또한 개발도상국가의 일반적 현상이라는 중국 자본의 대량유입에 따른 자본의 예속도 심화되고 있으며 동남아 국가들 대부분처럼 화교의 경제 장악은 절대적입니다. 독립국이지만 정치적으로는 베트남에, 경제적으로는 중국에 예속되어 있고 주변국 태국과는 오랜 역사적 대립이 여전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내부의 어려움과 외부의 압박이 있음에도 캄보디아는 발전하고 있으며 지난 10여년이 그러했듯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외국인 투자의 좋은 시기임은 분명합니다. 봉제와 관련 제조업, 도심지 위주의 부동산업, 주택건설 및 관련 실내장식업, 사무실 및 아파트 임대업, 쌀을 중심으로 한 농업, 북쪽 국경 지역의 고목을 가공하는 목재 가구업, 관광 숙박업 및 서비스업 그리고 차량 및 운송업 등이 지속적인 발전을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이 모든 산업이 이제 비로소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점으로 전문가들은 향후 1~2년안에 빠른 투자가 선점 및 큰 이익을 가져 올 것이라고 합니다.


위정자들의 무능과 폭압으로 고난의 20세기를 살아야만 했던 캄보디아인들은 그 찬란했던 앙코르제국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이제 하늘이 준 선물 메콩강을 따라 한걸음씩 내딛고 있으며, 매우 느리지만 분명하게 앞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크메르인들은 예전 메콩강변의 황금도시를 반드시 재건할 것입니다..


세계 최빈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도약을 하는 캄보디아, 앞으로 그 힘차고 역동적인 발전의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by 김하목 2016.06.30 07:07
우와~ 캄보디아에 한국 상점이 없는게 없어 깜짝 놀랐습니다..수요가 많은건지 그곳에 상주하는 한국인들을 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좋네요. 새로운 지식을 늘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기대가 됩니다.
by 노정훈 2016.06.30 11:18
예전에 다녀간 캄보디아에선 보지 못했던 고급스러운 풍경이네요. 근래들어 새로 지어진 건물인가요? 경제 발전에 대한 캄보디아의 의지가 보이는 대목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위에 것은 사마귀 같은데 아래 것은 도통 모르겠네요ㅎㅎ
by robin 2016.07.01 11:05
사마귀? 메뚜기?
추억의 음식은 생긴게 grotesque 한데요..^^
by 쌈낭 2016.07.01 15:27
문제2가 쉽지 않은 듯 하네요.
요리의 재료를 맞추는 것인데요.
힌트를 드리면, 물가에 사는 양서류로 우리도 어릴 적에는 잡아서 먹기도 했지요.
다음주 월요일에 정답을 공개하겠습니다.
많은 응모바랍니다.
by robin 2016.07.02 06:43
설마 자라나 개구리? 전혀 추억의 음식이 아닌뎅..ㅠㅠ
by 노윤선 2016.07.02 07:35
첫번째는 메뚜기 인가요?
두번째는... 어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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