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의 하루 1
by 쌈낭 | 16.06.28 15:53

 

황량(荒涼)하기만 했던 건기(乾期)가 끝나고 무더위가 하늘을 찌르던 오뉴월의 기세는 여전하지만 그래도 본격적인 우기(雨期)가 시작된 요즘, 조금은 숨을 고르면서 프놈펜에서 모처럼 얻은 하루 동안의 휴일을 이렇게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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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전선은 녹아날 듯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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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는 한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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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아저씨는 호스로 물을 뿌려 아스팔트를 달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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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쏟아지는 비가 세상을 쓸어버릴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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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는 듯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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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시간에 물이 불어 모든 것을 삼켜버리고

몇 달 만에 맞는 휴일을 맞아 종일토록 에어컨 밑에서 자고 싶었는데 모처럼 휴일을 방구석에서만 있기도 아쉬워 기운을 내서 숙소 밖 나들이를 시도했습니다. 5분만 걸어도 다리에 힘이 풀리고 흙먼지와 매연이 뒤섞여 숨을 쉬기 어렵고 내리쬐는 햇살이 너무나도 강렬하여 서있기도 힘이 들지만 조그만 그늘에라도 잠시 몸을 가두면 그래도 어지러움은 피할 수 있습니다. 무척 더워도 습도가 적은 나라여서 가능한 일입니다. 그래도 너무나 덥습니다. 더워요, 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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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애용하는 저렴한 툭툭이를 타려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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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스릴을 즐겨볼까 싶어 저렴한 모토 돕을, 아니 너무 위험해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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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무모하지만 이분처럼 걷기로


 

 

5분만에 후회는 밀려오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더위에 지쳐 갈증(渴症)이 목을 태워버릴 즈음, 그만 이성을 놓으려고 합니다. 이제 곧 한 사람에서 한마리로 변신하려고 하니, 빨리 마셔야만 합니다. 물을! 물은 생명입니다. 이 나라에 와보면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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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인들이 즐겨 마시는 거리음료, 설사와 복통의 처참한 며칠을 보낼 자신이 있으면 마셔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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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가장 가까운 카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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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얼음 냉수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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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라떼

사이즈 가격이 2,000 정도 한국 커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맛은 비주얼만큼 훌륭하고

 

 

30분 정도 무한 에어컨 바람에 정신을 되찾고 무엇을 할까 생각을 하다가 새로 문을 연 캄보디아 최대, 최고의 쇼핑몰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절정을 치닫는 열기에 전진 후퇴를 30분동안 세 차례, 약간의 허기(虛飢)를 채워야 한다는 욕구에 용기를 내서 다시 무더위 속으로 돌진하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툭툭이'를 타고 이온몰로 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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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복합쇼핑몰 이온몰

최근 한국건설업체가 $12천만에 2호점 공사를 수주했다는 좋은(?) 소식이

 

우선 배가 고파 급한 대로 도미빵 가게, 다이야끼로 가서 도미빵 아즈키로 허기를 채웠습니다. 일본 도미빵은 싱가폴에서 본 적은 있지만 캄보디아에서 처음 먹었는데, 크기도 크고 팥소는 가득, 정말 맛이 좋았습니다. 고국에 계신 붕어빵 사장님들에게는 정말 죄송하지만, 이 맛에 더 이상 붕어빵은 먹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도 들어왔지만, 가격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이 곳에서는 개당 천원씩 하는 도미 두 마리면 배가 부릅니다. 여기에 냉말차(가루 녹차) 한잔까지 곁들이면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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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야키 도미빵 전문점, 붕어빵의 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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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미중의 별미, 크로와상 아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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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키

 


 

평일이라 조금 한산해도 이온몰은 너무 넓어 둘러 보기만 해도 곧 기운이 빠지기 때문에 안내판을 보고 둘러볼 곳을 정해서 가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에서 이 정도 쇼핑몰은 별 것이 아닐 수도 있는데(한국 기준으로도 매우 크기는 합니다만), 캄보디아에 오면 더위 탓인지, 작은 규모에 익숙해져서 인지, 걸리버의 소인국 사람이 되어 버리고, 하지만 이 넓은 몰 전체가 시원합니다. 늘 여름인 이 나라에서는 이것이 피서( 避暑)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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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층 캄보디아 최대의 슈퍼마켓부터 의류, 화장품, 전자 그리고 맨 위층의 오락 시설까지 천천히 둘러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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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가게 다이소에서 가지 구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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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업체 대표가 캄보디아에서도 꽤 게임을 했다는 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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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으로 이어집니다.

 

by robin 2016.06.28 21:22
오..쌈낭님 정말 오랜만이네요..프놈펜의 하루 흥미롭습니다..섭씨 40도라...생생한 글과 사진을 보니 더위가 장난이 아닐것 같습니다..쇼핑몰은 서울 도심을 방불케하네요..근데 붕어빵이 메이드인재팬..붕어빵이 본래 일본서 들어온건가요? 잘 보고 갑니다..^^
by 김하목 2016.06.30 06:57
올려주신 사진과 글을 읽고있는 내내 뜨거운 태양과 타는 갈증을 마주하는 느낌입니다.
이제 막 시원한 쇼핑몰안에서 느긋한 오후를 즐기려고 하는데...ㅎ
다음편에 계속 눈이 즐거운 글을 기대하겠습니다 ^^
by 노윤선 2016.07.02 07:30
사진이랑 글 잘 읽었습니다!! 사진 밑에 달려있는 글 한줄 한줄 읽는 재미가 있네요^^ 캄보디아.. 한번 꼭 가고싶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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