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에게,
어제 넌 어느 어르신과 이런 대화를 했지?
은주: 선생님, 빨갱이가 무슨 뜻이에요?
선생님: 왜, 그러나, 김 선생. 무슨 일 이 있었나?
은주: 예, 제가 아주 잘 아는 유능한 후배가 있는데...한국에서 5살 때 와서..한국어도 잘 못해요.
선생님: 그런데...그 친구가 어떻게 되었는데?
은주: 이 친구에게 어떤 한인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와 아주 이상한 사람들이 ‘빨갱이’ 라고 했대요.
선생님: 김 선생...우린...나이도 많고...이렇게 무식하게 ‘색깔’에 시달리는 사람들...빨리 죽어서 없어져야해!
은주: 선생님, 왜 그렇게 말씀하세요? 그런 뜻이 아닌데...
선생님: 우리 민족이 이래서 아직 통일이 안 된것이고...미국에 도미 해 이렇게 상식이 없는 사람들 때문에...우리 한인들 욕 다 먹고 있어. 정신 발달이 안 된 사람들이야. 그러니 우리같은 늙은이...색깔 가지고 어쩌구 하는거...모두 빨리 없어져야지. 김 선생같은 사람이 이 세상을 더 밝게 만들 수 있을거야.
은주: 선생님, 선생님 같으신 분도 많으니...빨리 가신다고 하지 마시고..저의 젊은 세대를 도와 주시고 또 ‘참’ 선배가 되어 주셔야죠...
은주야, 왜 이렇게 우리 민족은 아직도 분단의 아픔속에 한에 또 한을 쌓고, 미움으로 똘똘뭉쳐 살고 있을까? 넌 알고 있지? 사람들은 이념이라는 것도 잘 모르면서 그냥 덩달아 옆에서 북치고 장구치니..그냥 따라가는 경우가 많고..스스로 무엇을 왜 어떻게 믿는지도 모르면서...교육을 잘 못 받았나? 아니면 선생님 말처럼 정신 발달이 덜된건가?
네 시아버님께서 늘 말씀하셨지? ‘이념보다 사랑’ 이라고. 우리는 사랑을 먼저 실천해야 하는데..왜 그렇게 이념과 정치성만 갖고 편을 가를까? 원래 ‘정치성’ 하면 좋은 뜻을 가져야 하는데..영어나 한국어나 “저 사람 정치성 있어” 하면 아주 안 좋은 의미가 되고말아.
마치 정치적인 사람들은 다 거짓말쟁이고..자신의 이익과 계산을 위해 앞에서 떠드는 사람..진실한 leader 와는 아주 별계의 사람으로 상징되고 있지? 이것도 참으로 슬픈 일이다. 정치학을 공부하면...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정치성’ 은 그런 뜻이 아닌데.
최근에 Holocaust 생존자와 위안부 생존자가 만남의 시간이 있었지? 네 일본인 친구 Aiko 선생이랑 이 행사에 참여했지? 그 할머님들...앞으로 살 날이 별로 남지 않은 연세에 언제까지 과거의 상처를 안고 하루하루를 지탱하셔야 할까?
“왜 일본놈들이 사람들을 끌어 갈 때 밖에 나와 있었냐...집에서 가만히 쥐 죽은듯이 있지..왜 나와 돌아 다녀서..위안부로 끓려 갔냐?” 하고 탓 하는 사람과, 빨갱이가 어쩌구 저쩌구 하는 사람들...다 오십보 백보가 아닐까? 넌 사상병 환자들을 너무나 많이 보고 있지. 특히 종교사상병과 정치사상병을 합병증으로 앓는 사람은 더 아픈 사람이라는 것 절실히 느끼고 있을거야. 그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는 특별한 mental doctor 가 필요할거야.
흔히 Brainwash 라는 단어를 많이 쓰지. 이 종교/정치 사상병에 걸린 사람들은 아마 어떠한 충격으로..아니면 종교기관과 단체 가족 친지 등 누군가에 의해 brainwash 된 사람들일거야.
건설적으로 살려고 하면, 이런 종교/정치 사상병에 걸릴 새도 없는데...세상을 정말 바쁘게 살아도 다 못 사는데..이념 가지고, 색깔 가지고 장난을 치는 사람들..참으로 한심하고 불쌍한 사람들이야.
어떠한 어르신께서 또 말씀하셨지? “은주 선생...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병을 diagnosis(진단) 할 수 있어야 하고 치유를 위해 노력해야 해...” 이 어르신은 80세가 넘으신 분인데 어쩌면 그렇게 깨어 계실까? 어쩌면 이렇게 총명하게 이 세상에 일어나는 일을 잘 파악하고 계실까?
얼마전 네가 몸 담고 있는 ‘참 교육회’ 에서 leadership, community 등의 소재를 가지고 seminar 를 열었지? 그리고 젊은 학생들, 앞날의 지도자들에게...“우리 이웃과 더불어 함께 하는 정신을 키우자..남이 잘 되어야지 자신이 잘 될 수 있다...서로 더불어 한 하늘 아래 살자...참 인간답게 살자...내 자신을 발견하자...” 하는 소재를 가지고 대화를 활발하게 나누었지?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었어. 이런 seminar 가 계속 열려야 된다고 넌 생각하지?
사람이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면... 빨갱이다, 노랭이다, 깜둥이다, 흰둥이다...하고 색깔을 붙여서 평가 하는 사람들은 저 무인도에서 수양이라도 해야 하는데...어디 무인도 없나? ..어떻게 건설적으로 이 사람들을 치유하는 방법을 생각 해 보자.
은주야..넌 요새 아주 정신이 건강한 어르신들과 대화를 많이 하지? 이 분들은 인생 경험을 너 보다 훨씬 많이 하신 분들이기때문에 많은 경험도 하셨고, 또 생의 분석도 나름대로 하셨고....이세는 지나간 세월을 반추(反芻)하면서 살고 계시는 어르신들과 그 분들의 세계를 알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이고 배움의 큰 기회가 되는지...
나무들이 옆에서 조화를 이루듯이..너도 이 어르신들과 함께 네 생각을 나누면서 삶과 생각의 조화를 이루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이 조화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지. 그리고 그 가능성을 넌 가슴 설레게 창조하려고 노력하고 있지?
오늘도...그 설레임을 기다리며...열린 마음으로 건강한 정신으로 건강한 몸으로 건강한 영혼으로 우리 내일을 바라보자.
은주가 은주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