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어린이 풀마야를 만난 건, 네팔 지진피해 지역에서 급식과 복구작업에 땀을
흘리던 지난 8월 이었습니다.
재해 현장에서 쌀을 나누던 중 엄마 손을 잡고 따라온 아이를 선교사님이 발견하고
제게 소개를 한 여자 아이입니다.
연락을 취하고 만나본 아이는 놀랍게도 한쪽 팔은 부풀어 올라 마치 코끼리 다리같은 모양이었고, 걷는 모습도 한쪽으로 기우뚱했습니다.
뛰기도 하다가는 여지없이 오른쪽으로 넘어져 버렸습니다. 팔이 너무 무거워 쓰러지는 안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그 아이가 바로 풀마야(10세)입니다.
풀마야는 희귀난치성질환인 '선청성 윤상 수축대 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나 일상생활의 불편함은 물론이거니와 제대로 식사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풀마야는 조산(7개월)으로 태어나, 출생 당시부터 오른쪽 손가락이 굵었고 몸이 자라면서
팔도 점점 굵어졌다고 합니다.
풀마야는 걷지도 못하다가 3년 전, 6살때부터 걸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X-RAY 검사를 해 본 네팔 현지 병원에서는 천만원을 들여 팔 절제 수술을 하라고
했습니다.
3개월간 지진피해 복구(復舊)와 집 200채, 학교 4곳, 교회 6개, 이재민센터 2동을 짓고 귀국할 무렵, 저는 풀마야의 병을 반드시 고쳐주겠다고 저 자신에게 약속을 했습니다.
네팔의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인해 네팔에서는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네팔 현지 병원에서 천만원이나 들여서 팔을 잘라내야 할 이유도 없다는 생각과 함께, 한국의 선진 의료기술로 충분히 치료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도움을 줄 한국병원을 찾았습니다.
간곡한 기도가 이루어져 마침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와 명지병원, 선교단체 비젼아시아미션에서 어려운 일을 함께 감당하겠다는 기쁜 소식을 보내 왔습니다.
풀마야와 아버지의 입국비자 문제는 주네팔한국대사관에 부탁을 했고, 적극 협력해 주었습니다.
마침내 지난 23일 풀마야는 아버지 손을 붙잡고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 부녀의 손에는 손가방 하나만 달랑 들려 있습니다.
카트만두에 오던 중 버스에서 가방을 잃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오자마자 속옷부터 겉옷까지, 여름 슬리퍼대신 신발까지 사와야 했습니다.
외국인 식품점에서 네팔 음식도 한 보따리 사가지고 왔습니다.
숙소는 사단법인 지구촌사랑나눔 산하 이주여성지원센터에 마련했습니다.
워낙 히말라야 산맥 골짜기에서 살았던 사람들이라 양변기(洋便器) 사용법을 몰라서였는지 화장실 바닥 하수구에 커다란 덩어리를 내려 놓았습니다.
냄새는 진동을 하고 터져 나오는 웃음보를 주체하지 못하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또 아빠와 딸, 두 사람 모두가 네팔에서 신고 온 다 낡아버린 헌 슬리퍼를 침대 밑에 가져다 감추어 둡니다.
그리 하지 않아도 된다고 몇 차례 강조했지만 여전히 신발은 방안 침대 밑에 놓여져 있습니다.
부엌 가스레인지 켜는 법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한국생활에 익숙해져, 돌보는 선생님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꼬박꼬박 잘 합니다.
이주여성지원센터에서는 풀마야를 위해 장난감을 준비해 두고, 네팔 음식을 할 수 있도록 재료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풀마야는 이번 주말에 롯데월드에 가서 가벼운 놀이기구를 탈 계획입니다.
지구촌사랑나눔 직원들의 정성에 감동한 풀마야 아버지는 "어떻게 감사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무료로 치료해 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한데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울먹거립니다.
풀마야는 다음 주 월요일에 명지병원에 입원해 각종 검사를 받은 후 수요일에 수술을 받게 됩니다.
이로써 네팔 어린이에게 새로운 팔을 가지게 하여 꿈과 희망을 선물하겠다는 약속에
이제 한 발짝 다가서게 되었습니다.
네팔의 작은 소녀가 10년 동안 이루지 못한 꿈을 한국 땅에서 이루게 되길 기도합니다.
네팔에서 치료의 꿈을 안고 먼 길을 찾아온 풀마야의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후원문의 : 02-849-1188 (사)지구촌사랑나눔 후원사업본부
후원계좌 : 외환은행 630-00535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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