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인디펜던스 홀 광장에서 열린 힐러리 클린턴의 마지막 유세에는 전현직 대통령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약 5만여 청중들이 열광(熱狂)하면서 최초 여성대통령 당선을 확신하고 있었다. 옆에 있는 취재진들에게 누가 다음 대통령 될 것인지 물어보아도 트럼프라고 대답한 사람은 없었다. 공영방송의 질 피디, 후지TV 피디, 필자도 힐러리 당선을 예견하고 있었다.
그 이유의 첫째는 절대다수 각계각층의 리더들이 트럼프의 자질을 문제 삼아 공직경력이 화려한 힐러리가 대통령직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지지했고 둘째는 민주당 집권8년차이지만 현역 대통령의 56% 인기도, 유권자 분포와 공화 민주 지지 세력을 분석하여도 민주당에게 유리했고 세째는 단기필마의 트럼프와 만군만마를 거느린 힐러리와 거의 모든 언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힐러리는 이미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나 진배가 없었다.
그래서일까 마지막 유세에서 힐러리는 김치국물부터 마셔버리는 우를 범했다. 덜커덕 용상에 미리 앉아 대통령이 된것처럼 미대통령 문양이 부착된 대통령 연설대에서 마지막 유세를 함으로서 공화 민주 양당 유권자들에게 작용과 반작용의 원초적 본능을 발동시켜서 간발의 차이로 대권의 고배를 마시는 계기가 되었다. 공화당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대통령 연설대에서 연설하는 그녀를 더 이상 보지 않기 위해서 투표장으로 향하는 결집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민주당 유권자들에게는 내가 빠져도 힐러리 당선 되겠는데라는 분산의 효과를 가져다 주어 투표율을 떨어뜨리게 했다.
민주사회에서는 대선 후보가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나에게 혜택을 주는 대선 후보들의 상품들을 선택하는 것이다. 힐러리 후보가 당신의 한표가 미국을 개혁한다는 배너 아래 일반 연단에서 연설했다면 분명히 투표율은 올라가고 이메일 사태에도 불구하고 당선되었는지도 모른다.
필라 행사 끝나고 선거일 뉴욕 맨하탄 사우스 페리지역에서 황금빛 저녁노을 속에 물드는 자유여신상을 감상하다가 너무 아름다워 여신상을 가려고 했으나 배 표가 매진되었다. 할 수 없이 Staten 섬에 가는 무료 페리에 승선하여 달이 차오르고 바닷물이 만수(滿水)로 향해가는 맨하탄의 밤바다와 빌딩숲을 그리고 자유의 여신상을 바라보며 우리 이민자들의 삶의 파이전쟁을 생각하며 상념에 젖어보았다.
이 맨하탄 땅에 이 미국땅에 초기에 당도할때 어느 누구도 미국 원주민으로 부터 합법적으로 비자를 받고 온 사람은 없고 전부 불법 월경 또는 침입하여 오늘의 미국을 건설한 역사는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밤 10시 넘어 도착한 타임스퀘어 광장에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모여 대형 스크린으로 중계되는 FOX 뉴스의 선거 개표 결과들을 시청하면서 충격과 허탈의 연속속에 광장은 침묵에 쌓였다. 새벽 1시가 넘어가고 대부분 모였던 힐러리 지지자들이 자리를 뜨고 2시 무렵 FOX의 대형 스크린도 꺼졌다. 자리를 이동하여 근처 ABC 대형 스크린 생중계 장소로 왔는데 한무리 트럼프 지지자들이 몰려 왔고 무척이나 행복한 모습으로 귀가하는 히스팩닉계 엄마와 두딸에게 말을 걸었다. 그들의 엄마는 멕시코에서 이민을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두 딸은 미국서 태어 났으며 불법이민자의 입국저지를 위한 트럼프의 국경장벽 설치를 지지한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뉴욕으로 오는 톨게이트에서 흑인 요금징수원에게 오늘은 당신에게 기쁜 밤이 될 것이라고 했더니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많은 흑인을 만나서 대화를 해 보면 그들은 오바마를 좋아하지만 힐러리와 트럼프 다 싫고 투표하러 가기도 싫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 보니 “내가 투표를 한다고 하여도 소중한 나의 한표를 계산해 주지 않을 것인데 숫자상의 한표를 더하고 싶지 않다”면서 자기 친구들 중에 선거 참여는 일부만 했다고 했다.
대형 레스토랑을 5개씩 운영하는 백인 지인과 빌딩을 소유하고 사업체를 경영하는 아랍지인은 둘다 다 싫어서 녹색당 후보 질 스테인에게 투표했다고 했다. "결국은 트럼프를 도와주었네요" 라고 조크를 던졌다.
필자가 2016년 마국 대선의 결과를 분석해보면 첫째는 유태인 공동체의 적극적인 지지와 지원을 들 수가 있다. 그 이유는 미 이란 핵협상 타결과 중동정책 이견으로 인한 미 이스라엘 외교 마찰의 결과 일 것이다. 공화당 전대에서 유태인 전통 복장을 한 수많은 랍비들과 수백명의 유태인들이 적극 동참(同參)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둘째는 남미계 유권자들의 트럼프 지지는 그들의 확보한 파이를 불법체류자와 동종 산업 경쟁에서 뺏기지 않고 지키기 위함일 것이다.
세째는 민주당 성향의 다수 밀레니엄 세대의 선거불참이다. 그들에게는 이미 퇴물(退物)이고 퇴적화 되어 가는 힐러리 할머니에게 흥미나 잔치집 분위기나 어떤 매력도 못 느꼈을 것아다.
넷째는 산업화 시대를 넘어 급변하는 IT시대에 뒤쳐진 그룹들, 백인복음주의자들, 캐톨릭교도의 트럼프 적극 지지를 꼽을 수 았다. 그들은 동성애 합법 결혼 허용등 좌파정책에 번가를 들었다.
다섯째는 조자룡처럼 단기필마(單騎匹馬)로 좌충우돌하면서 현대문명의 총아 IT SNS 소셜미디어 사용과 활용에 탁월한 감각으로 항상 뉴스 중심부의 허리케인 핵이 되었고 파문을 던지면서 ‘초록동색’ 결집을 이뤄낸 리더십이다.
여섯째는 미국 백인 인구 분포에서 2009년 기준 17%, 5천여만명으로 선두를 점유하고 있는 독일계 이민자들이 우리 민족 출신의 대통령 당선을 위하여 이유 불문, 트럼프에게 표를 주었을 것이다. 트럼프가 결정적으로 당선에 기여한 러스트 벨트가 공교롭게도 독일계 이민자들의 집단 거주지역들이다.
일곱번째는 유색인종 대통령 화면을 그만 보고 흰쌀밥 같은 백인대통령 가족들 보고 싶어서 트럼프를 지지 했는지도 모른다.
힐러리로서 뼈아픈 플로리다 패배의 원인은 백인 은퇴자 가족들의 꾸준한 전입으로 보수화한데다 미-쿠바 외교 관계 복원으로 박해에 대한 사죄와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한 쿠바계 이민자들의 반발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는 끝났고 트럼프 당선된 아침 맨하탄 하늘은 구름으로 덮혔고 눈물같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사우스 페리에서 무료 배에 타서 Staten 섬에 가는데 우연히 백인승무원에게 이번 대선결과에 대해 물었다. 오바마 재선때는 그를 지지했고 이번에는 트럼프에게 표를 주었으며 클린턴 전대통령의 성추문에 비하면 트럼프의 막말과 성추문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더하여 힐러리의 벵가지 사태 책임과 사적 이메일 사용에 대한 법적책임을 받아야 하고 트럼프는 비즈니스맨으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했다.
섬에 도착하여 해안도로를 걷다가 그로서리 마트에 들려서 미국에 온지 30년된 남미 사장의 의견을 들었다. 그는 트럼프의 국경장벽과 정책들을 지지한다고 했다. 예상외로 많은 남미계가 트럼프의 이민정책과 국경장벽정책을 옹호(擁護)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기의 기득권과 파이를 지켜주는 후보에게 표를 주는 행위들을 보면서 도덕과 정의를 생각했다. 스너그 하버(Snug Harbor)의 미술관에서 젊은 흑인여성과 대선결과에 대해 대화했는데 그녀는 첫째, 민주당 성향의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지 않아 승리를 트럼프에 상납한 결과가 되었다. 둘째, 선거가 끝났는데 이제 와서 젊은이들이 당신은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라고 불복하면 어떡하냐 투표를 해야지, 셋째, 도덕과 정의가 상실된 민주주의가 도래되었다는 사실에 충격과 당혹감속에 앞으로 다가올 암운한 정치현실속에 인종차별주의가 발호(跋扈)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제는 미 민주제도의 장점이었던 도덕적으로 우월한 후보가 당선되는 시대가 종말을 고했다. 그래서 역대 최고 비호감 후보가 출마한 이번 대선의 치열한 전투와 함께 몰아친 정치 염증이 어떻게 극복될런지 지켜볼 일이다.
몇개월전 카터 전대통령은 워싱턴의 정책이 거액 기부자 몇명의 손에 움직이고 있으며 이는 만주주의가 아니라고 일갈(一喝) 했다.
대선직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힐러리보다 더 정직하다는 조사결과는 화려한 공직 경험을 거친 힐러리와 정치권을 불신하는 하나의 잣대일 것이다 그녀는 고지를 향하여 멈추지 않은 열차처럼 달려왔다고 본다. 그러나 그는 민주당 전대에서 미대선에서 젊은층의 흥행에 실패하여 오바마에게 졌는데 또 트럼프에게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그녀는 선거 다음날 애견과 산책하는 사유속에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 주었다. 여성대통령의 시대는 고통의 산고를 겪어야 올 것 같고 공직 경험이 전무한 비즈니스맨이 대통령에 선출됨으로써 국가에 이익 극대화 외교력이 전개되는 시대가 제국주의 시대 이후 처음으로 도래했다.
세계 경찰국가가 사라지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비상(飛上)하고 세계 각국들은 치열한 생존을 위하여 국가 이익을 위하여 이합집산의 외교가 펼쳐질 것이다. 그래서 어제의 원수가 오늘의 친구가 되고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되는 현실을 맞게 될 것이다. 국가, 사회, 개인의 도덕과 정의는 땅을 파서 지하에 묻어 두고 이익이 되는 곳에 모든 것 들이 꿀찾아 벌떼처럼 몰려들 것이다. 이것도 한 시절이겠지만.
뉴욕 : 
파리 : 
서울 : 
